후회

별똥별

by 소향

달빛은 무게를 포기하고
창문 틈 사이로 식은 별들의 끝없는 침묵이 쏟아진다
유리창은 한때의 열을 속삭이지 않고
이름 없는 온기의 골짜기마다
먼지 아닌 기억들이 피를 흘린다

새벽 2시 30분,
닫히지 않은 창은 시간의 균열을 헤집으며 숨을 삼킨다
걸음은 그림자의 부름에 답하지 못하고
발자국은 아직 닫히지 않은 말들의 비명을 짓밟는다
그 아래
모래알들은 후회의 칼날을 숨기고
습기로 문장에 독을 새긴다

과거는 거짓으로 짜인 외투처럼
벽에 걸려, 주름마다 죽은 계절들이 폭풍처럼 일렁인다
그 위로 부는 바람은
다른 날들의 체온을 삼키고
시간의 심장을 파먹으며 흉터를 남긴다

붙잡힌 손목은 기억의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발목은 방향 없는 얼음의 함정에 갇힌다
무게는 돌아오지 않는 심연에 뿌리내리고
그곳에서 가장 뜨겁게 타오르는 것은
미련이 아닌, 절망의 검은 온기였다

모든 창은 바람보다 먼저 닫히지 않고
미련은 유리 위에서 바늘처럼 흐르다 칼날이 되고
입김이 그것을 해독하기 전까지
문장은 지워지지 않고 새겨진다

잠은 심연의 심장 아래로 몸을 숨기고
달빛은 내일의 뼈대를 조립하며
빈 방으로 천천히 돌아눕는다
그곳엔 아무도 없다
그 누구도 돌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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