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

by 소향

인도 한쪽, 담벼락에 기댄 채
초침 한 걸음 달라붙은 깡통 하나
고르는 숨결마저 무거워도
피부에는 우주가 비집고 들어온다

비틀린 입술 사이 마른 침묵이 흘러나오고
누군가 놓고 간 꿈의 흔적들
조용한 바람 되어 흩날린다

길 잃은 개

별이 코끝을 잡아당겨 놓으면
춤은 깡통 속 별의 왈츠를 완성한다

먼지와 기억의 파편들이 얽히고설켜
시간의 모서리를 스쳤고
그 속에 닫힌 우주가 몸을 웅크린다

햇살이 마지막 숨을 고르며 손끝을 뻗을 때
깡통은
시간의 무게를 품은
살아 있는 침묵이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후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