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의 회상

by 소향

기억을 건드릴 때마다
말보다 먼저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불렀던 이름은 잊혀졌지만
그 목소리만은 마음에 머문다

시간은 멀어졌으나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 있다
그리움보다 더 오래 남는 것은
아직 끝나지 않은 마음의 결이다

문 앞에 멈춰 선 순간들
지나쳤던 발걸음에 묻어 있던 숨결
무심코 지나간 것이 아니라
지워지지 않아 쌓인 것들이다

창밖으로 스며드는 빛
불러내지 않았는데도 다가오는 날들
말 한마디 없이도
곁에 앉는 침묵이 있다

한 시절은
단단하지 않았으나 진심이었다
바람처럼 흘렀지만
결코 가볍지 않았다

고요한 방 안,
단어 하나 꺼내기 어려운 밤
이미 지나간 감정이
아직도 문장을 막고 선다

기억은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 가까워지는 울림
익숙해질수록 더 아픈 마음
끝내 다 쓰지 못한 이야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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