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려야 사는 삶

by 소향

책상 위에 눕혀진 나뭇가지 하나
잎은 없고, 뿌리도 없고
그래도 줄기 중심은 매일 흔들린다

글을 쓴다는 건
자주 울리는 지진계를 품는 일
보이지 않는 움직임이 먼저 기록되고
그 기록이 언젠가 마음을 뒤흔드는 것

단어는 짐이 되고
쉼표는 숨이 되고
마침표는 눈을 감는 일이다

문장을 쓴다는 건
한 생의 체온을 다른 시간에 박제하는 일
그 누구도 찾지 않는 존재위에
누군가의 이름을 대신 새기는 일

흔들린다는 건
넘어질 준비를 한다는 말이고
무너지지 않기 위해
먼저 깨어 나는 마음이라는 뜻이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보다 먼저 무너지는 문장을 껴안고
다음 생이 올 때까지
그 무게를 견디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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