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초 웃음

by 소향

오늘,
작은 길 모퉁이를 돌아섰는데
개망초가 웃고 있었다

누가 먼저였는지는 모르지만
햇살도 따라 웃고 있었다

이름을 몰라도 괜찮았다
불러주지 않아도
이미 피어 있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누가 밟고 지나갔는지
어디서 왔는지는
그 꽃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오늘이
꽃 피는 날이라는 듯
가만히, 환하게
거기 있었다

바람은 그 옆을 지나가면서
한 번도 작별 인사를 하지 않았고
개망초도
붙잡지 않았다

너무 작아서
눈에 잘 띄진 않았지만
한 번 본 사람은
자꾸 돌아보게 되는
그런 웃음이었다

그 웃음 하나에
잠시, 하루가
덜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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