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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혁진 Sep 25. 2022

감각의 시대, 그 선봉에 선 사람들

롱블랙 1주년 기념, 롱블랙 팀 커피챗 후기

롱블랙 1주년 기념 팝업 스토어에 다녀왔다. 성수동 코사이어티에서 9월 24일~25일 양일에 걸쳐 진행되는 행사. 

롱블랙 서비스가 런칭하기 전부터 알고 있었던 터라 이번 행사는 나에게도 감회가 새로웠다. 아이디어로만 듣던 서비스가 제 모습을 갖추고 런칭을 한지 벌써 1년이나 되었다니.  


1주년을 기념해 롱블랙에서는 팝업스토어와 몇개의 오프라인 강연(커피챗)을 오픈했다. 여러 유명한 연사 라인업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 가장 듣고 싶은 세션은 바로 롱블랙 팀의 강연이었다. 하루에 하나의 콘텐츠만 공개되고, 24시간 내에 클릭하지 않으면 다시 볼 수 없는 극강 하드코어 컨셉의 콘텐츠 서비스(물론 포인트와 유사한 '샷'을 통해 읽을 수 있긴 하지만). 그 서비스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새로 합류한 회사의 마케팅을 총괄하면서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많아진 시기였다. 이 시기에 나에게 가장 필요한 건 유명 연사나 브랜드의 이야기가 아니라 롱블랙 팀이 콘텐츠를 만들고 운영하는 이야기였다.


처음 5분 정도는 메모 없이 들었다. 그러다 이내 적지 않고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급히 노트북을 폈다. 그리고 빠르게 롱블랙 팀의 이야기를 받아적었다. 듣는 내내 적지 않은 자극과 아이디어를 받았다. 우리 회사의 콘텐츠를 운영해 나갈 아이디어와 몇가지 고민 포인트들이 떠올랐다. 많은 숙제를 받은 기분이다. 


기대했던 만큼 좋은 시간이었다. 감각의 시대를 만들어 가는 롱블랙팀의 이야기는 그들이 내세운 컨셉만큼이나 감각적이었다. 아래는 롱블랙팀의 커피챗 내용을 최대한 들은 대로 옮긴 내용이다. 누군가에게도 참고가 되겠지만 내가 기억하려고 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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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롱블랙 = 보그+포브스

: 서비스가 만들어지기 전, 사람들이 어떤 서비스를 하려는거냐고 물을 때 임미진 대표와 김종원 부대표가 한 대답


2. 롱블랙 회원들의 월평균 방문횟수 

    : 16회


3. 가독성 연구회

    : 정식 서비스를 런칭하기 전, 유수의 경제연구소의 포스팅을 6가지 버전으로 만들어서 페북 광고 돌리고 유입시켜서 트래킹 해봄. 각 버전마다 얼마나 스크롤 밑에 까지 내리는지 보고 포맷 결정. 


4.좋은 글의 조건

1) 메시지는 선명하게

    (1) 무슨 말을 하려는 지 한번에 알 수 있어야 한

    (2)이걸 다른사람이 봤을 때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2) 짧고 단순하고 강렬하게

    : 더 쪼갤 수 없을 때까지 문장을 쪼개는 것이 좋다

3) 경쾌하고 속도감 있는 글

    : 속도감은 밀도에서 나옴

      -> 언론사 인터뷰의 경우, 2시간 정도 진행하면 긴 편인데 롱블랙은 짧게는 3시간, 길게는 2~3차례에 거쳐 7~8시간 인터뷰 하기도 한다. 녹취록 풀면 20~30만자 나옴. 그걸 압축해서 1만자 이내로 줄임. 쫀쫀하고 밀도 높게 만들려고 노력함


5. 콘텐츠 서비스 3요소

콘텐츠

공간경험
: 컨텐츠만 좋은게 아니라 공간, 날씨, 커피 등이 주는 이미지도 좋아야 브랜딩이 됨. 슬랙, 샷 모아서 커피주고 하는 것들. 콘텐츠 만큼 서비스, 개발, 기획, 디자인에 모두 신경 쓰고 있음

인터랙션


6. 빠른 서비스 개선 by 오상민 개발 리드 

임미진 대표) 개발리드가 콘텐츠를 매우 좋아하고 비즈니스 마인드가 있음. 비즈니스에 필요하다면 해야 한다고 생각함


오상민 개발 리드) 개발자들은 기술력이 높은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함. 개발자에게 매력적인 회사는 아님. (웃음) 근데 비즈니스 무브가 빠르다 보니 빠른 서비스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음


7. 롱블랙 콘텐츠팀이 일하는 법

손현 모더레이터) 하루에 노트 1개를 발행하는게 가능한가? 어떤 프로세스로 진행되는가?


이해진 리더) 첫 3개월은 일하는 체계가 안잡힘. 대표, 리더, 인턴 에디터가 갈아넣으면서 12시 직전에 겨우겨우 업로드. 지금은 5명 에디터가 일하는 중. 지금은 매주 수요일 쯤 원고 리뷰하면서 차주 원고 모두 리뷰. 각 에디터가 자기 담당 원고(케이스 스터디, 인터뷰 한 원고 등) 토대로 피어 리뷰(peer review) 진행함. 동시에 함께 코멘트 달아줌. 다들 보는 눈이 비슷해서인지, 좋은 포인트는 모두 좋다고 하고 개선점도 비슷하게 이야기 함. 모든 인터뷰/케이스스터디를 동시에 진행하지 않기에, 타인의 콘텐츠를 볼 때는 독자의 눈으로 바라봄. 이후에는 피드백이 개선된 원고가 나옴. 최종적으로는 리드가 독자의 관점에서 문장 수정 등을 진행함. 에디터 개인이 관심/원하는 아이템 발제를 하고 섭외 진행하고 각자 콘텐츠 제작 진행함. 


8. 위기의 순간은 없었는지? 

임미진 대표) 새벽 4시에 원고가 완전 교체된 적이 있음. 밤 12시 발행 직전에도 수정되고, 런칭하고 한동안에는 발행 뒤에도 새벽 1시까지도 계속 수정됨. 크로스체크해도 놓치는 부분이 생김. 밤 12시에 업로드 해도 수정해야 할 부분이 생기는 것들이 있음. 아침 출근 시간대 전까지는 수정할 수 있어서 새벽 1시~1시반까지는 계속 봤음. 첫날부터 많은 사람, 수천명이 봤음. 오늘만 볼 수 있다는 컨셉의 무거움을 시간이 지날 수록 알게 됨. 모두의 눈이 1개의 콘텐츠에 집중되고 점수까지 받는 시스템은 내부 인력에게도 힘겨웠음. 초기에는 일상 리소스의 3~4배가 들어감. 


김종원 부대표) 월 MAU는 12만. 브런치와 비슷한 수준. 유료이고 신생임을 감안하면 빠르게 이용자가 늘고 있음. 올 상반기에는 MAU가 성장하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4위에 뽑히기도 함. 무료링크를 통해서 지인들과 공유하는 방식 덕분이라고도 생각함. 만들면서도 퀄리티를 높여야 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무게감을 계속 느끼고 있음


9. 인터뷰이 섭외 비결?

이해진 리드) 송길영 부사장님, 누데이크 등 서비스 실체도 없을 때 ‘재미있다’는 이유로 섭외를 받아준 사람들이 있음. 그 레퍼런스가 쌓이고 열정적으로 반응해준 독자 덕분이라고 생각함. '여기만큼 폭발적으로 인터뷰 나온 것에 대해 피드백 받는 것(ex. 너 롱블랙 나왔더라?)이 처음이다'라고 게스트들이 이야기 해줌. 스케쥴 이유 등으로 인해 여전히 많이 거절당함. 트렌드 타이밍, 시장 분위기, 개인 취향에 따라 에디터들이 후보를 추천하고 논의 함.


10. 롱블랙 멤버들이 느끼는 롱블랙에 다니는 효용? 주말에 특별히 감각을 키우기 위해 하는 일?

이해진 리드) 에디터 중에는 감각 뛰어난 사람이 있음. 나는 대중의 눈에 가까운 사람임. 해진은 에디터의 아이템에 대해 너무 보그같지 않은지 판단하게 됨. 힙한 사람들도 있으나 조금씩 쌓이는 느낌이 듦. 


김종원 부대표) 사람들이 뭐하는지 계속 보게 됨. 여기 왜가지? 이거 왜 먹지? 이거 왜 보지? 뉴스 많이 보고.산업 안가리고 뉴스 봄. 롱블랙의 24시간만 볼 수 있다는 컨셉의 아이디어처럼 내가 있는 산업 말고 다른 산업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이 많았음. 


디자인 리드) 롱블랙을 통해 감각을 배우고 있음. 디자인이라는게 내 분야 안에서만 매몰되기 쉬운데 롱블랙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 대해 알게 됨. 원래 브랜딩만 됐는데 롱블랙에서 UI/UX/인터랙션을 다 담당하고 이야기 나누면서 작는 차이를 만들어가는 것이 감각을 쌓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됨. 노트에 나오는 곳들을 방문하면서 감각을 쌓게 됨. 


11. 회사 돌잔치를 코사이어티에서 다양한 이벤트(굿즈, 커피챗)로 진행하는 건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나?

임미진 대표) 1주년 앞두고 많은 생각을 했음. 1년 동안 꽤 많이 성장했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있었음.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고 있고 이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었음. 코사이어티 자체 멤버 설문 ‘가장 즐겨보는 콘텐츠?’ 1위로 롱블랙 뽑힘. 2~3위 합친것보다 더 많이. 코사이어트와 추구하는 것도 같다고 느꼈고. 그래서 코사이어티에서 하게됨. 


김종원 부대표) 책, 노트, 가방은 롱블랙 런칭할 때 해준 모스그래픽과 함께 만듦. 처음 시작 같이 했던 파트너와 하면 좋겠다느 생각에 손현, 모스그래픽 등과 함께 하게됨. 책, 노트 등 물성 있는 아이템이 필요하다고 느낌. 만나서 만지고 이야기 나눠야 새로운 것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 코사이어티의 무드도 콘텐츠 경험 3요소에 포함된다고 생각함. 롱블랙이 있을법한 곳에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음. 빡세게 준비했음. 


12. 롱블랙의 다음 스텝

오상민 리드) 롱블랙 서비스가 부족한 부분이 있음. 멋진 앱도 많고 화려한 사이트도 많은데. 우리도 앱을 출시한다거나 기존 서비스를 탄탄하게 하거나 하고 싶지만 비즈니스 적으로는 우선순위가 아닐수도 있음. 많은 분들이 즐겁게 서비스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려 함. 


이해진 리드) 롱블랙이 감각이라는 주제로 비즈니스 필드에서 남다른 감각을 가진 브랜드나 인물을 소개하고 있는데, 최근 글로벌 인사분들 인터뷰가 나오고 있는데 연결고리가 책 저자 분들이 메인이었다면, 한국의 감각있는 비즈니스 리더 분들과 글로벌의 감각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음. 


디자인 리드) 모닝루틴으로 서비스를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되도록 만들려고 함. 디자인적으로 아름답다기 보다 한달에 한번씩 위크 행사에서 다양한 브랜드들을 느낄 수 있도록 서포트 예정


임미진 대표) 한 편의 좋은 글을 매일 전달한다는 방법이 라이프 스타일 분야에만 한정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함. 어떡해야 더 많은 사람들이 하루에 하나의 글을 더 깊게 읽을 수 있을까 고민중. 어떻게 전개될지 얼마나 시너지 될지 고민하고 있지만 수평적 확장을 고민하고 있음.


김종원 부대표) 1년은 컨텐츠가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음. 방문자, 샷 등. 이게 검증되면 이 컨베이어 벨트를 계속 확장할 수 있다고 생각함. 지금은 주로 라이프스타일 위주로 하고 있지만 나아가서는 버티컬을 추가하려고 고민중. 서비스 요소(앱, 기능 등)도 계속 준비중


[현장 Q&A]

1. 롱블랙 이름 유래

임미진 대표) 이름은 김종원 부대표가 지음. 화이트보드에 많은 이름을 써가면서 이야기 했는데. 타임라인 이런 이름도 있었고. 미디어는 시간을 파는 비즈니스니까 '타임'이라는 단어를 변주하면 좋겠다고 생각. 그러다가 김종원 부대표가 롱블랙을 갑자기 이야기 함. 미디어가 매일 아침 커피 마시듯이 소비습관을 가지는 곳들이 많으니. 이코노미스트도 에스프레소 라는 이름의 콘텐츠 서비스 운영중. 서비스와 네이밍이 꼭 들어맞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함. 아메리카노는 너무 대중적이고 에스프레소는 너무 간 것 같고. 롱블랙 시키는 사람 보면 뭔가 자기 취향을 알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지는 것처럼, 그 정도의 감도가 롱블랙 서비스이지 않나. ‘롱블랙이 뭔지 아는 사람들이 좋아하면 되는 서비스겠네요’ 라는 브랜드 컨설턴트 멘트도 있었음. 


2. 24시간 공유 노트로 처음 롱블랙 접하고 구독하게 됐다. 24시간 무료를 결정한 이유가 있나? 

김종원 부대표) 돈 안쓰고 마케팅 하고 싶었음. 개인적으로 콘텐츠를 헤비하게 보는 편인데 재미있는 콘텐츠는 무조건 공유함. 텍스트 복사 막아놔도 소스보기해서 긁어서 공유하기도 했음. 재미있으면 공유하고 보고 할텐데 막혀 있으면 유입이 안됨. 열려 있어야 가입자가 늘어날 것. 앞단의 허들(가격 4900원)이 낮으니 두세번 보면 넘어올거라(구독) 생각했음. 제품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 


3. 많이 공유된 노트를 관찰하는 이유? 

김종원 부대표) 꼭 평점 높은 노트만이 좋은 노트라 생각하지 않음. 공유가 엄청된 노트가 있음. 공유가 많이 된건 누군가에게 공유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는 것. 평점과 별개로 의미가 있음. 평점이 높은데 공유 안하는건 공유안하고 혼자 보고 싶다는 의미일수도 있음. 평점과 공유의 지표가 가진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중. 


4. 피어 리뷰를 하는데 독자 평점과 내부 평점이 달랐던 것이 있는지?

이해진 리드) 평점이 높은 노트만이 좋은 노트는 아니라고 생각함. 평점이 안 높아도 롱블랙이 독자로 하여금 '발견의 기쁨'을 줄 수 있는 주제도 노트로 발행함. 이때는 평점은 높지 않지만 이런 브랜드를 알아서 좋다/경험하고 싶다고 하는 독자의 반응이 여지없이 나타남. 노트 올라가면 전사 직원들이 후기를 꼼꼼히 검색해서 찾아봄. 내부의 온도와 독자의 온도는 비슷하다고 생각함. 워낙 많이 다뤄진 소재(닥터 브로너스, 폭스 트롯 등)이지 않은가 할 때는 영문 팟캐스트 등 다양한 자료 찾음. 그래도 독자로부터 '기존과는 다르게 만들었구나', '오 이런 브랜드가 있구나'하는 반응도 있음. 


5. 롱블랙팀의 꿈?

임미진 대표) 사람들이 책을 예전만큼 많이 읽지 않는 것이 안타까움. 그런데 그 대신 디지털에서 좋은 글을 보고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음. 지난 15~20년의 시간동안 잃어온것은 좋은 글을 찾고, 감동하는 기회이지 않을까. 롱블랙이 깊은 사유를 끌어내고 좋은 습관을 찾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지난 1년동안 작동했다는 것이 감동적임. 사회 전체가 깊은 생각을 하길 바라고 그런 컨텐츠가 많아지길 기대함


김종원 부대표) 나도 비슷하게 생각함. 그리고 롱블랙은 종합 미디어 그룹이 되지 않을까? 텍스트 시장이 쇠록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텍스트로 배우고 있고 텍스틀 무시할 수 없음. 텍스트 컨텐츠를 파는게 매우 힘듦. 서점해봤지만 종이책 파는건 맥주 파는것보다 열배 이상 어려워. 어려워서 산업의 종사자도 떠나고 시장 크기도 작아지고 있음. 하지만 텍스트 시장도 롱블랙이 하는 것처럼 재미있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같아도 전개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을거라 생각함. 텍스트나 이야기를 어떻게든 전하는 활동을 통해 종합 미디어 그룹이 되면 좋지 않을까?


6. 프라이싱. 구독료를 치열하게 고민한건지 / 그냥 롱블랙 커피 가격으로 한건지?

임미진 대표) 난 싸다고 생각했음. 절대 안된다고 했는데 부대표가 계속 강조했음. 논의 중에 7,900원까지 가기도 함. 폴인은 12,800원. 콘텐츠를 무게로 달수도 없고 어려움. 사람들이 콘텐츠 볼 때 돈내는 것도 허들로 생각하고. 그래도 컨텐츠에 자부심이 있어서 아무리 하루에 하나라도 그 가격은 안된다고 했는데. 결국 의견이 대립할 때는 늘 부대표 말이 맞았던듯. 


김종원 부대표) 하루에 하나라서 물리적 이용 가능 콘텐츠가 적음. 매일 안 들어오면 볼 수도 없음. 헬스장과 비슷하지 않나. 독서, 운동 모두 에너지가 필요한데. 헬스장 못가면 나를 탓하지 헬스장 탓하지 않으니. 콘텐츠 못 읽으면 롱블랙 말고 본인을 탓할 만한 수준의 가격은 얼마일까? 를 고민. 돈 더 많이 받으면 우리가 원하는 유입량이 될까? 가격은 원가를 따져서 받기 어렵다고 생각. 우리가 고퀄이어도 고객이 수용하기 어렵다면 안된다고 생각. 우리가 다른 방식으로 메이크업 해야지. 


7. 공동창업자 두분 다 폴인에 있었는데, 어떤 부분이 아쉽/부족해서 창업을 한건지?

임미진 대표) 아쉬운것은 없음. 두 서비스가 다른 것임. 폴인은 산업과 기술의 변화 방향을 잘 알려줘야 겠다는 방향성에 커리어 조언과 라이프스타일까지 포함. 스펙트럼이 넓음. 그에 비해 롱블랙은 라이프스타일에 국한해서 보겠다고 결심. 롱블랙의 콘텐츠는 내 취향에 어울린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음. 구독서비스는 버티컬해야 경쟁력 있다고 생각. 


8. 롱블랙의 타겟 페르소나?

회사 소개서 만들 때, 점핑 스테이지라고 잡았음.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넘어갈 때의 단계. 주니어는 기술(엑셀, 이메일 등)을 익혀야 함. 시니어로 가기 위해서는 기획력을 높여야 함. 그 단계의 컨텐츠가 부족하다 생각했음. 주니어 컨텐츠는 많고. 시니어쪽 컨텐츠는 내용은 좋은데 만들기 어려움. 내용은 좋지만 디자인/주제가 요즘 트렌드에 맞나? 롱블랙은 그 중간을, 기획력과 실행력을 필요로 하는 점핑 스테이지의 사람들을 타겟으로 함
 
 9. 에디터 인턴 뽑을 때 어떤 자질을 보는지?
 세가지 역량. 비문 쓰면 안됨. 글 빨리 써야 함. 글을 배우고 싶다는 열정이 강해야 함. 


10. 피어 리뷰 할 때, 집착해서 보는 포인트?

이해진 리드) 롱블랙 스타일이라는 것이 있음. 그게 기준이 됨. 저는 속도감 있는 전개, 쉽고 간결, 선명 이라는 세가지를 봄. 그러려면 한자어나 명사형의 나열이 아닌 글이어야 좋다고 생각함. 쓰는 사람이 곱씹어서 소화해내서 같은 말이라도 쉽게 써야 한다고 생각함. 쉽고 짧게. 구성적으로도 나열식은 아닌가를 보고 있음. 나열식은 읽다가 이탈할 것이라고 생각함. 피어 리뷰 때는 이탈하게 되는 글일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봄. 


임미진 대표) 앞에 있는 마이크를 보자면 겉모습은 메탈이고 검정색이다. 롱블랙이라면 표피만 다뤄서는 안된다고 강하게 생각함. 롱블랙이 던지는 메시지는 비슷한 플로우인데, 예를 들자면 마이크는 어떤 성장과정을 거친 누가, 왜 만들고, 그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고, 그걸 어떻게 극복하고, 시장에 어떻게 던졌는지, 시장의 반응은 어땠고 등을 이야기 함


11. 전시에 샷을 사용해서 본 노트 등 데이터 기반 큐레이션이 있는데, 그 외에 데이터를 2차적으로 가공/활용하고 있는지?

김종원 부대표) 샷을 구매해서 본다면 돈을 내고서라도 보겠다는 컨텐츠라고 생각함. 글자수 기준으로 소팅(sorting)해서 샷의 차이, 평점 등을 보고, 킵 만하고 나중에 보는지 등을 통해 콘텐츠 밀도의 적정성을 확인하기도 함. 내부에 쌓이는 데이터 말고 인스타 후기를 보면서 어떤 문장을 공유하는지 등도 살핌. 오늘 나왔는데 특정 구간의 문장이 특정 숫자 이상 공유되면 나중에 에디팅을 할 때 그런 류의 힘있는 말을 써야겠다고 하고. 블로그, 인증샷 살피면서 에디팅에 반영함. 


12. 좋은 글 쓰는 훈련을 어케 하는지?

진영 에디터) 뭘 부각시키고 뭘 뺄지 많이 고민. 날것의 워딩을 편집자의 치열한 고민(뭘 확대? 뭘 빼?)이 담긴 것. 뭐가 중요한 이야기인지 독자 입장에서 고민. 


은빈 에디터) 많이 읽는 것. 롱블랙 노트 매일 읽음. 그 밖에 포브스, 폴인, 퍼블리 등 다 읽음. 읽다보면 뭐가 좋은 글인지 보이기 시작. 잘모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는 글이 좋은 글이 아닌지. 중학생이 읽어도 무슨 말인지 알아야 하는 글. 많이 읽고 많이 써야 함. 노트를 쓸 때 5번씩 고쳐야 함. 
 

13. 어떻게 쉬는지?

임미진 대표) 김종원 부대표는 주말에 인사이트 트립 많이 다니고, 나는 쉴 때 동영상이나 타 콘텐츠 많이 보는 편은 아님. 어느 순간부터는 동영상 많이 안봄. (정적) 쉬는 시간이 많지 않음…… (롱블랙 화이팅...)

   

14. 20만자를 1만자로 줄일 때 체크리스트? 신경 쓰는 부분은?

이해진 리드) 단순히 줄이는게 아니라. 인터뷰이의 생애를 어렸을 때부터 들으려 함. 생애사를 훑음. 그걸 노트로 다 들으면 매력적이지 않을거임. 현재를 만든 중요한 페이지를 뽑고 그 페이지를 챕터별로 나눔. 30분을 답변 들었다면 그 내용을 한 문단으로 줄이려고 노력함. 글자를 줄이는 것보다 밀도를 높이려고 노력함. 


15. 독자의 눈으로 보는 것이 쉽지 않은데, 독자/일반인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은?

이해진 리드) 대표나 저나 레거시 미디어에서 트레이닝 받음. 그걸 내부 컨텐츠팀에 많이 교육 해줌. 상식적인 눈으로 바라보는 것과 동일. 어떤 말이 쓰여있는데 내가 이해 못한 채 인터뷰이가 한 말을 그대로 옮기는 것은 문제가 됨. 초반에 콘텐츠팀 교육 할 때, 질문은 로우해야 한다. 낮아야 되고. 인터뷰이가 들으면 ‘얘는 공부도 안해왔나?’ 싶을 정도로 로우하게 질문 해야함. 쉬운말로 쉽게 물어봐야 독자가 출근길에 볼 때도 이해할 수 있는 인터뷰가 됨. 나도 어느정도 알고 있고 질문하고 대답에 대해서도 꼬치꼬치 캐묻지 않으면 나중에 글로 옮길 때 밀도가 낮아짐. 독자가 볼 때도 공감이 어려울 듯. 


16. 쏘카 콘텐츠의 경우, 호불호가 정확히 반반으로 갈림. 그에 대한 대응도 롱블랙 다웠다고 생각함. 이후 유료 컨텐츠에 대한 계획은?

임미진 대표) 매일 하나의 노트를 받는 독자가 ‘왜 매일 받는 노트 중 하나가 광고인지?’ 라는 요구는 합당함. 바이 롱블랙이 아닌 위드 롱블랙으로 소개할 예정. 1일 1컨텐츠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추가적인 노트로 발행되는 형태가 될듯. 그럼에도 브랜디드 콘텐츠 요청 많이 들어옴.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을 확보했을 때 유료구독자에게 더 좋은 퀄리티를 내고 더 나은 서비스를 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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