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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혁진 Mar 12. 2019

블랙박스는 어떻게 모든 차에 들어오게 되었을까?

<마케팅 차별화의 법칙> 출간 기념 연재 08

아파트나 공용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한 번 주차장을 둘러보면 대다수 차량의 앞 유리가 반짝 거린다. 바로 차량용 블랙박스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운전자의 필수품이 된 차량용 블랙박스는 기능성 차별화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블랙박스란 말이 주로 비행기에만 쓰이던 말이었지만 현대자동차의 사내 벤처기업인 HK e-CAR가 2007년 국내 최초로 차량용 블랙박스를 개발한 이후 국내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은 10여 년간 크게 성장해 왔다. 이제는 연간 판매대수가 200만 대를 넘어섰고 시장규모는 2,000억원이 넘는 큰 시장으로 발전했다. 국내 연간 자동차 판매대수가 200만 대가 미처 안 되는 것에 비추어 보면 차량용 블랙박스가 자동차 판매량을 넘어선 것이다. 이제는 운전자들에게 블랙박스는 그야말로 필수품이 되었다.



블랙박스의 정체성은 한마디로 ‘내 차안의 작은 변호사’라고 할 수 있다. 이 말을 누가 개발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블랙박스의 효용을 가장 간단하고 명쾌하게 설명한 표현이다. 그동안 운전자들은 사고시 분쟁에 휘말리기도 하고 자해공갈단의 공포에 떨기도 했다. 하지만 블랙박스는 그런 위험을 현저히 줄여주는 확실한 퍼포먼스가 있다. 이 퍼포먼스는 그 결과가 미미하지도 않고 퍼포먼스 확인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는다. 녹화영상의 위력은 대단해 이제 어설픈 자해공갈은 꿈도 못 꿀 일이 되었고 사고 당사자 간의 다툼도 블랙박스 영상 하나면 깔끔하게 해결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우 매력적인 퍼포먼스이다. 



차량용 블랙박스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퍼포먼스는 너무도 확실하다. 때문에 기능의 확산이 빠르게 되었고 어느덧 필수품이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기능은 끊임없이 발전할 것이다. 다른 분야의 기능과 결합할 것이고 기존 블랙박스의 특정 기능을 더욱 강화한 제품이 계속 개발될 것이다. 블랙박스와 스마트폰이 연동될 수도 있고 화질 등의 성능은 끊임없이 발전할 것이다. 


차량용 블랙박스가 보여줬던 확실한 퍼포먼스, ‘내 차안의 작은 변호사’라는 간단하고 명쾌한 설명, 끊임없는 Convergence와 Divergence는 ‘그래서 그게 나한테 왜 필요한 건데?’라는 질문에 명쾌한 답을 내리고 있다. 
 

퍼포먼스?


여기서 말하는 퍼포먼스는 그 상품이나 서비스가 주장하는 컨셉을 소비자가 얼마나 빨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느끼게 해주느냐이다. 


예를 들어 숙취해소음료의 경우 소비자가 이 음료를 마시고 금방 숙취가 해소되는 것처럼 느끼면 그건 퍼포먼스가 잘 나오는 상품이다. 반면에 마셔도 숙취가 해소되는지 안 되는지 잘 모르겠다면 그건 퍼포먼스가 잘 나오지 않는 상품이다. 즉, 퍼포먼스는 고객이 직접 느끼고 평가해야 한다.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는 컨셉이 있고, 컨셉은 그 상품과 서비스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소비자의 니즈를 자극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이런 컨셉에는 그렇게 주장하는 근거, 즉 RTB(Reason To Believe)가 있어야 한다. 숙취해소음료의 컨셉이 ‘효과 빠른 숙취해소음료’라면 숙취가 빨리 해소될 수 있는 근거로 제시하는 ‘헛개나무 열매 추출물 100mg 함유’가 바로 RTB이다. 그런데 헛개나무 음료를 아무리 먹어도 금방 숙취해소가 안 된다면 그것은 RTB가 퍼포먼스를 보장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소비자가 숙취해소가 빨리 되는 것처럼 느끼게 하기 위해 고함량의 카페인을 넣었고 그 카페인 때문에 정신이 번쩍 들어서 숙취가 해소되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면 카페인으로 이 숙취해소음료의 퍼포먼스는 향상된 것이고, 여기서 퍼포먼스 요소는 카페인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RTB와 퍼포먼스 요소는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기능성 차별화에서는 이 퍼포먼스가 매우 중요하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소비자가 그 기능의 효용을 느껴야만 반복구매와 반복사용이 일어나고 인지와 구매가 확산되기 때문이다. 


즉, 소비자가 그 기능에 의존해야만 일상품이 되고
비구매자의 추격구매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렇게 좋은데 왜 소비자들이 구매를 안 하지?’라고 한탄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그 상품이나 서비스의 퍼포먼스를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글은 신간 <마케팅 차별화의 법칙>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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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혁진


마케팅 콘텐츠 기업 <워크베터컴퍼니> 대표


BC카드에서 SNS 채널 기획과 운영, 디지털 광고 캠페인 전략 수립과 실행, 신규사업의 마케팅 수립 그리고 전사 전략 및 비전 수립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다. 지금은 마케팅 강의와 함께 개인과 기업의 문제 해결을 돕는 문제 해결 전문가로서 '레고 시리어스 플레이'워크숍(자세히 보기)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민국 No.1 마케팅 전문 팟캐스트 '마케팅 어벤저스' (자세히 보기) 공동 진행 및 네이버 오디오클립 '아니연맨의 마케팅 땅 짚고 헤엄치기'(아마땅)(자세히 보기)을 진행하고 있다.


30대를 위한 모임 '월간서른'(자세히보기)을 운영 중이다. '월간서른'을 통해 직장을 포함해 다양한 삶의 모습을 영위하고 있는 30대들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2018년 1월부터 매월 1회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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