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열꽃과 머리카락 한의원 : 병원 전쟁기

나와 아이 인생의 면역력

by 요즘엄마

연년생 아이들을 앞뒤로 안고 업고 다니던 시절.

첫째는 목이 잘 붓고, 둘째는 중이염에 시달려서 한 달이면 보름은 병원에 출근도장을 찍었죠.

지긋지긋했던 병원 생활.


둘째는 중이염이 툭하면 재발해서,

편도 2시간 거리에 있는 명의도 찾아가 보고,

효과가 없으면 한의원까지 샅샅이 뒤졌어요.

심지어 머리카락만 가져가도 진료해 준다는

한의원도 있었는데, 그걸 믿고 동네 약 사듯 머리카락을 들고 다녔죠. 그 돈이 결국 수백만 원…

정말 내가 ‘똥촉’인가 싶어 웃어버렸어요.

그래도 ‘천연 약재’라는 말 하나 믿고 버틴 거였죠.


그 시절 제가 배운 게 하나 있어요.

열을 한 번 이겨내면 최고의 면역력이 생긴다는 것.

그래서 해열제는 가급적 쓰지 않고,

병원에서는 증상만 체크한 뒤,

육아 일지에 꼼꼼히 기록하며 열을 견디게 했어요.


놀랍게도 일주일만 지나면 거짓말처럼

열이 가라앉더라고요.

그 뒤로는 코로나로 열이 났던 것 말고는,

아이들이 거의 아프지 않았어요.


그때 저는 육아서적 대신 ‘감기 잡는 법’,

‘열 다스리는 법’을 책을 파고들었고,

밤마다 육아 일지를 쓰며 공부했어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죠.


“내가 이 열정으로 다른 공부를 했더라면,

인생이 달라졌을까?”

진짜 제 인생은 코미디 같았어요.


머리카락 몇 가닥 가지고 방문하면

약을 지어 증상을 낫게 해 주던 한의원 원장님.


덕분에 아이들이 열에서 벗어났으니 감사하지만,

솔직히… 돈은 정말 많이 들었어요. ^^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저희 집 이야기예요.

아이마다 다르고, 어떤 아이는 고열에

경기까지 일으킬 수 있으니 절대 따라 하시면 안 돼요.

저는 공부하고 기록하면서, 아이들을 파악해서

고열은 안 나서 우리 아이들이 해열제

없이도 견딜 수 있었던 거예요.

저희 엄마가 아시고는 엄청 혼내셨어요

애들 힘들게 하지 말라고..


그 시절을 돌아보면, 참 열심히 살았구나 싶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엄마로서 최선을 다했던 시간.

지금 돌이켜보면 고생 속에서도 웃음이 있고,

감탄이 있는, 코미디 같은 육아 이야기였어요.


그리고 깨달았죠.

힘겨운 날들을 버티며 흘린 땀과 눈물이,

결국은 아이들의 면역력이자

내 인생의 면역력이 되어주었다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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