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5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지표 관리의 함정

피터드러커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by 곰샘 Apr 06. 2025
브런치 글 이미지 1


측정하지 못하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If you can’t measure it, you can’t manage it)는 문장이 피터 드러커의 말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피터 드러커가 그 말을 했다는 자료를 찾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드러커는 그의 저서 『매니지먼트(Management, 한국어판: 피터드러커 매니지먼트)』에서 “측정 불가능한 요소도 관리해야 한다”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책의 한 대목입니다.


"관리 수단은 측정 불가능한 것에 대해서도 적용해야 한다. 조직 내부에는 아주 중요하지만 정량화할 수 없는 사안이 존재한다. 우수한 인재를 매료시키고 불러들여 두지 못한 나머지 사양길에 접어든 기업이나 산업이 있다.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눈에 보이는 일’은 아니지만, 전년도 이익 등 눈에 띄는 수치보다 훨씬 중요한 기업의 생존 지표다.
측정할 수 있는 것은 이미 발생한 사실, 과거의 것이다. 여기엔 미래에 관한 것은 없다. 측정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외부가 아닌 내부에 관한 것이다. 외부에서 발생하는 중요한 일들, 예를 들어 마차의 채찍을 만드는 사업이 쇠퇴해 가는 원인이나 IBM이 대기업으로 성장한 이유, 쿠바에 있는 미국계 기업이 몰수된 경위에 대해서는 변화를 측정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게다가 측정과 정량화에 성공할수록 결과에만 주목하게 된다. 따라서 잘 관리되고 있는 것처럼 보일수록 그만큼 관리되고 있지 않을 위험이 있다."



이러한 드러커의 지적은 성과관리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B2C와 B2B 기업의 성과관리를 비교할 때 지표 관리의 특성과 한계를 잘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B2C 기업의 경우, 사용자 행동과 구매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어 지표 기반 경영이 비교적 용이합니다. 예컨대 웹사이트 방문자 수, 전환율, 이탈률, 구매 빈도 등 명확한 수치를 통해 성과를 정량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는 B2C 기업이 소비자의 행동을 수치화하여 빠르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B2B 기업은 B2C와 동일한 방식으로 지표 관리를 하면 안 됩니다. B2B 기업은 영업 사이클이 길고, 구매 결정 과정이 복잡하며,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관여하기 때문에 성과를 단순히 숫자로만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고객과의 신뢰 관계, 장기 계약 체결 가능성, 협상 과정에서의 고객 반응과 같은 요소들은 실시간으로 정량화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B2B 기업은 정량적 지표뿐 아니라 정성적 평가와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전략적 관리가 더욱 중요합니다.

지표 관리는 성과 관리의 유용한 도구이지만, 측정 가능한 것만이 전부라고 착각하면 안 됩니다. 숫자로 포착되지 않는 가치를 놓치지 않을 때, 진정한 의미의 ‘관리(Management)’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데이터가 독이 될 때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