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중요성
아이 낳고 초반 1년은 남편의 육아 휴직으로 같이 아이를 봤지만 그것뿐. 나의 감정을 누군가에게 말을 한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쌍둥이 육아로 물리적으로 힘듦은 공동 육아로 어느 정도 해소는 되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마음이 힘든 것은 해소가 되지 않았습니다. 초반에 산후우울증 초기 진단을 보건소에서 받았지만 그 정도의 우울감은 출산 한 사람이라면 겪는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시간적인 여유도 없었고요. 그러다 조금씩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해소가 되었습니다.
28개월이 지나가고 있는데 아이들의 언어 발달이 늦어지고 있어 어린이집과 공동으로 발달검사를 신청을 했습니다. 둘째는 조금씩 엄마, 아빠를 포함해서 한 단어씩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에게 모든 관심을 끌려는 행동으로 첫째에게 심통을 부리는 행동을 과격하게 하는 것 빼고는 여는 아이들과 같습니다.
첫째는 엄마, 아빠라는 말도 하지 않고 옹알이 수준으로만 합니다. 이 아이 때문에 신청을 한 것인데 코로나 거리두기 단계 격상이 되어서 연기가 되었습니다. 계속 연기를 할 수 없어 일단 육아종합지원센터 상담 일정을 잡았습니다. 사전에 참고할 사항들이 있는지 체크하기 위해 담당자와 통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마다 어떤 특성이 있는지 문제 행동들이 있는지 걱정되는 부분들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육아가 힘들다고만 생각했지 누군가에게 내가 이렇다, 우리 아이가 이렇다 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틈틈이 부산에 계시는 친정 엄마가 도와주시고 계시지만 딸이 어떻다는 것을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어렵기도 하죠. 주변의 친구들은 일찍 아이들을 출산하여 어느 정도 컸고,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멀리 있기에 만나지 못한 것도 10년이 넘어 마음을 터놓을 사람이 없네요. 현재 거주하고 있는 수원에서는 일적으로 만나 사람들이라 회사를 퇴사하는 시점에서 관계가 끊어졌습니다. 누구는 산후조리원에서 알게 된 사람, 어린이집에서 알게 된 아이들의 학부모들이 있지만 지나가다 인사하는 정도이지 친해질 기회가 없었습니다. 성격상 잠깐 아는 사람에게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때론 고립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고립된 시간들을 즐기기도 하니 살아가는데 큰 문제점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육아로 인한 고립은 좀 달랐던 것 같습니다. 육아종합센터 담당자가 아이들에 대해서 이것저것 물어보는 과정에서 각자 아이들을 생각하며 말을 하다 보니 순간 머릿속에서 ‘아! 내가 지금 잘 못하고 있구나. 현명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도 아니구나.’라는 것이 떠오르자 마음의 동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둘째에 대한 질문은 잘 넘어갔었습니다. 첫째에 대한 질문에서는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신생아 때부터 둘째가 워낙 많이 울어 계속 안고 있었던 시간들이 많았습니다. 지금도 울며 떼쓰는 것 때문에 먼저 안아주는 일들이 많습니다. 오히려 첫째는 신생아 때부터 잘 울지 않았던 아이였습니다. 순하기도 해서 한 명이라도 힘들게 하지 않으니 다행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옹알이만 하는 첫째의 언어 발달이 제일 걱정이다라고 말을 했습니다. 문제 행동이 없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특별한 것은 없지만 엄지 손가락을 많이 빤다. 성격적인 면과 둘째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떤지, 자신의 불편한 마음을 표현하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엄마인 제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첫째는 자신의 불편한 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 마음 상하는 일이 생기면 손가락을 빨고, 담요를 뜯는 행동을 하거나 토라져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
이 답변에 담당자의 말, “아이가 토라진다고 하는데 떼를 쓰거나 하지 않나요? 그 나이 아이들은 토라지는 행동을 하지 않고, 떼쓰는 행동을 하는데 어머님의 첫째는 좀 큰 애들이 하는 행동 양상을 보이네요. 아마도 쌍둥이이고, 둘째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밖으로 표현하지 않고, 삭히는 듯한 생각이 들어 그 부분은 달리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28개월 된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혼자 감내한다니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동안 순한 아이라서 쌍둥이를 키우는데 그나마 다행이다 생각했던 부분이 본의 아니게 힘들게 한 것 같고, 둘째에 비해 많이 안아주지 않았던 것들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담당자와 대화를 하다 울컥하여 눈물이 나고 말을 이어가기가 조금 힘들었지만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하고 전화를 끊은 후 혼자 펑펑 울었습니다.
오후 3시 30분,
아이들의 하원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왔는데 첫째가 갑자기 저에게 매달리는 겁니다. 어떤 마음의 변화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표현 마음에 화답하듯 꼭 안아주었습니다. 약간의 떼쓰는 행동이 있기는 했지만 금세 태세전환 평소와 같은 행동을 했습니다. 이제야 그 모습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한번 더 이야기를 건네 보았습니다. 반응은 크지 않았지만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깊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고민이 있을 때 누군가 한 사람에게라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풀리기도 합니다.
그동안 혼자 육아를 하면서 종종 우울한 마음으로 힘들었는데 아이들 때문에 그동안 쌓였던 마음이 1/10 정도가 풀렸습니다. 단지 육아센터 담당자였지만 말이죠.
그래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나의 주변에 마음을 말할 수 있는 사람 한 명이라도 만들어놔야겠다는 겁니다. 어떠한 이야기이든 대화는 중요하니깐요.
미국 대통령 넬슨 만델라의 말 중에서 [눈에 보이고 의사가 고칠 수 있는 표면적인 상처보다 보이지 않는 상처가 훨씬 아프다]라고 했습니다.
대화를 통해서 평화를 얻었습니다. 그래서 대화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대화에는 대면과 비대면이 있지만 모두 말에 표정과 소리가 있습니다. 그것이 서로 간에 공감을 얻습니다. 마음의 다리를 놓는 것이 대화의 중요성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저의 하루를 돌아보니 출산 후 아이들에게 말하는 것 외에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공허한 마음이 있을 때는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곤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피어나고 서로의 공감이라는 울타리에서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힘들어도 혼자 있지 않도록 하세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나머지 시간들은 한 사람이라도 만나거나 마음 편히 통화할 수 있는 상대를 만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