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집으로피신한 게잘한걸까

코로나19로 인한 가정보육 중

by 청아

수도권 거리두기 단계가 4단계가 된다고 하고, 어린이집 휴원도 확정이 된 후 급하게 부산에 있는 친정집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내려갔었습니다.


처음 계획은 2주간 있을 계획이었는데 단계가 내려갈 생각을 안 하고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었고, 가정보육을 해야 하는 기간도 계속 늘어나서 친정 부모님 댁에서 지냈었습니다. 하지만 여름휴가기간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부산으로 왔었고, 여기도 안전한 지역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쌍둥이를 여러 사람이 보게 되어 많이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친정 엄마의 배려로 아침에 늦잠도 잘 수 있었던 것이 큰 메리트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거리두기 단계는 여전했고 가정보육으로 인한 부작용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아이들입니다.

쌍둥이들이 자기 자신만 관심을 가져주기를 원하는 데 그럴 수 없죠. 성별도 다르고 성격도 정반대인 저희 아이들은 첫째는 둘째에게 힘이 달려 항상 당하는 입장이고, 둘째는 남자 아이라 몸으로 놀고 싶지만 그럴 수 없고, 샘이 많아져서 분풀이를 첫째에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둘째는 항상 혼이 나는 겁니다. 위험한 행동으로 혼이 나고, 첫째를 괴롭혀 혼이 나고 첩첩산중 입이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아이들에게 너무 관대해서 행동 제지가 잘 되지 않아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 상황에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맞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말이죠. 정말 친정집으로 피신(?) 온 것이 잘한 것인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아이들을 어떻게든 좀 떼어놓는 것이 나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거의 한 달을 친정집으로 피신 갔던 저와 쌍둥이들은 남편이 있는 곳으로 가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어차피 부산도 마음 놓고 외출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여전히 집에만 있는 것은 같으니까 말이죠.


한 달만에 집에 돌아와 쌍둥이 가정보육이 혼자서 감당하기 힘들어 긴급 보육 신청을 하고 아이들을 보냈습니다. 첫째 딸은 오랜만에 본 친구들과 선생님들과 잘 생활하고 적응을 잘해서 다행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린이집 보내는 이틀째는 둘째가 너무 울어서 담임 선생님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무리 달래어도 울음을 멈추지 않는다고 말이죠. 등원한 지 30분 만에 둘째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둘 다 데려오기는 힘들어서 첫째는 어린이집 생활을 하고 둘째와 전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삼일째 되는 날은 울어도 심하지 않아 무사히 하루를 보냈고, 오늘은 집을 나서기도 전에 가기 싫다고 고집을 피웠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수박으로 촉감 놀이를 할 예정이었는데 어르고 달래어도 고집을 피워 결국 둘째는 등원을 하지 못했습니다. 첫째만 어린이집에 보내려는데 아파트 경비실에서부터 발을 떼지 않는 둘째 때문에 잠시 세워두고 첫째를 등원시킨 후 집으로 복귀를 했습니다. 한 달 동안 어린이집을 쉰 것이 문제였을까요?

알고 보니 다른 원생들은 가정보육을 권고했지만 나오기는 했더라고요. 저희 애들만 말 잘 듣고 쉬었던 거죠.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아이들이 적응을 잘해주면 좋을 텐데 둘째가 적응을 못하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앞으로 아파트 엘리베이터 교체 공사 때문에 한 달가량을 못 갈 것 같은데 그때도 걱정이고요. 아무래도 올해는 이런 행태가 반복적으로 일어날 것 같은 느낌입니다. 빨리 코로나로부터 벗어나서 일관된 나날들을 보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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