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마음에 안 들어
아이들은 모든 면에서 서툽니다. 어른도 처음 하는 일들은 마찬가지입니다.
서툰 일들을 알려줘야 하는 게 부모의 역할이기도 하고, 어른의 태도이기도 하죠. 어른들은 자신이 어린이였다는 것을 망각합니다. 그래서 현재 자신의 시선에서 바라보기도 합니다. 이렇게 어른들도 어리석은 행동과 생각을 합니다.
아이들은 무언가를 잘 떨어뜨리고 흘리기 일쑤입니다. 보통의 엄마들은 그걸 보고 얼른 달려가 치웁니다. 아이가 커가면서 자신이 흘린 것을 치우게 알려줘야 합니다. 이것을 알려주는 시기는 언제일까요?
엄마인 제가 생각하는 시기는 6세부터 혼자 할 수 있게 연습을 시키는 것입니다. 한 번에 잘 되지는 않겠죠. 차근히 해낼 수 있도록 알려줘야겠죠.
42개월에 접어든 아들이 음료수를 마시다 쏟았습니다. 아이가 엄마를 부릅니다.
“엄마! 휴지 줘요. 흘렸어요.”
상황을 보니 한 두 방울 흘린 것이 아니어서 빠르게 타월을 들고 갔습니다. 옆에 누워 있던 남편은 짜증을 내며 “이게 뭐야? 네가 빨리 치워!” 말을 합니다.
순간 전 그런 모습을 보고 화가 치밀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감기가 옮았는지 몸이 좋지 않아서 더 날카롭게 받아들였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상황에 말로 아이에게 빨리 닦으라고 말하는 모습에 화가 났습니다.
전 남편에게 화를 냈습니다.
“지금 4살 애가 제대로 할 것 같아. 빨리 치우던지 하지. 애한테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남편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4살 된 아이는 아무것도 못하겠네. 지금 안 시키면 언제 해? 평생 안 하겠지.” 말을 합니다.
“하늘이는 시켜도 제대로 할 애가 아니야? 나중에라도 할 것 같아?”
이렇게 생각하는 남편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아마도 딸은 뭔가 치울 일이 있거나 하면 벌써부터 ‘엄마, 나도 도와줄게.’라며 작은 손을 보탭니다. 하지만 아들은 그렇지 않죠. 성향이 다른 아이인데 같은 상황에서 같은 행동을 안 할 수도 있겠죠. 그렇다고 ‘저 애는 원래 그런 아이야.’라고 바라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바닥에는 음료수가 흥건히 흘려져 있는데 누워서 빨리 치우라고 말하는 모습 또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자신은 그렇게 생각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생각했는지도요. 하지만 4살 된 아이에게는 너무 이른 것이 아닌가요?
저는 그렇게 말하는 남편에게 또 화를 냈습니다.
“니가 그렇게 가르치고 싶으면 누워서 말로만 하는 게 아니고 같이 치우면서 알려주던가, 떡 하니 누워서 아이한테 치우라고 말하는 게 잘 한 행동이라는 거야?”
“정리 정돈을 안 할 것 같은 아이라고 생각이 들면 잘 알아듣도록 시도는 해봐야지. 지금 자신의 행동이 어떤지 잘 생각을 해봐.”
물론 엄마들은 아이가 여기저기 어질러놓은 물건들이며, 흘린 음식물들을 치우면서 짜증이 나기도 하죠. 반복적으로 계속하다 보면 화도 나죠. 그래서 아이들에게 짜증이나 화를 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말을 알아듣는 사춘기 청소년도 아니고 이제 42개월 된 4살 아이가 잘못한 거라고 생각을 할까요? 물론 그동안 엄마들의 표정과 행동에서 느낀 바가 있기에 물을 엎지르거나 하면 흠칙 놀라 나름대로 치워보려고 행동을 합니다.
남편은 아이에게 그렇게 지시를 내리고 하는 것을 지켜본 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려고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 단계가 되기 전에 제가 보고 재빨리 해치워 버려서 기회가 없어졌는지도요. 비록 그런 마음을 먹었다 하더라도 훈육자의 태도가 잘못된 것은 맞다고 봅니다.
제가 현명하고, 모든 일들을 바르게 처리하고 행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엄마도 사람이니깐요. 실수도 하고, 순간의 판단을 잘못하기도 합니다.
이제는 어른의 시선에서 훈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편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런 사소한 문제에도 발끈하게 되는데 아이들이 더 크면 어떻게 될지 심히 걱정스럽니다. 부디 현명하게 넘어가고, 넘길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남편은 아이들을 자기 주도적으로 키우려는 마음이겠지만 방법이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남편이 저를 볼 때 너무 무르게 아이들을 대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제가 보는 남편의 양육 태도는 너무 일찍 아이들을 다 큰 아이로 본다는 것입니다. 분명 타협점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 3040의 세대들은 일명 ‘X 새대’입니다. 우리는 어른들에게 한 명의 인격체로서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했었죠. 폭력이 난무하는 시대를 거치기도 했고요. 그렇게 몸속 깊이 새겨져 있는데 부모가 되어보니 시대가 변해도 너무 변해 버렸죠. 우리가 겪었던 대로 우리의 아이들에게 행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의 부모들과 선생님들에게 ‘이것은 사랑의 매’라고 들으면서 컸던 세대였기에 부모가 되어 아이들을 대하는 것도 우리의 부모님들과 같게 하면 안 됩니다. 그러니 뼈를 깎는 노력으로 자신과 아이들에 대해 공부해야 합니다. 이것이 다음에는 세대차이로 발전을 하겠죠.
화가 난 엄마 모습에 딸은 눈치를 보며 행동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안 좋네요. 또 뭐가 마음에 안 드는지 무작정 떼쓰는 아들과 대치중에 있습니다.
오늘은 몸과 마음이 안 좋은 하루가 되어 버렸네요. 남편과 어찌 밥을 먹으며 얼굴을 볼지 모르겠네요. 아이들이 없을 때처럼 하루 이틀 떨어져 있을 수도 없는데 말이죠. 마음을 빨라 가다듬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남편도 오늘 제가 화낸 이유에 대해서 잘 생각해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