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훈육과 부모의 감정싸움의 경계선에서

by 청아

아침부터 아들과 남편의 신경전이 펼쳐졌다.

아침밥을 먹고 모래 놀이를 하기 위해 놀이터에 가기로 했는데 아침밥 먹는 도중 장난으로 인해 시간이 지체되자 “너 밥 안 먹으면 안 데리고 갈 거야.”라고 엄포를 놓았다. 아이는 설마 했을 것이다. 그전에 아침밥상을 차려주고 아이들과 먹어라고 해놓았더니 자신만 밥을 먹고 아이들은 밥을 먹든지 말든지 가만히 보다 말로 그렇게 하는 모습에 나는 짜증이 났다. 된장찌개를 올려놨는데 아이들이 먹기 불편해하는데 장난을 치는 것으로 받아들였는지도 모른다. 보다 못한 나는 아이들에게 각자 먹으라고 조금씩 된장국을 퍼주고 혼자만 밥을 먹지 말고 아이들 밥을 먹이라고 말했다.

엄마들이 자신은 밥을 먹기 싫어서 먼저 안 먹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밥을 먹는 동안 집중적으로 하지 못하기에 다 먹을 동안 옆에서 봐주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정작 자신의 밥은 다 식어빠져 버린다. 식어버린 밥을 누군들 먹기 좋으랴.

나는 아침밥을 먹지 않기에 자리를 피해있었다. 아빠가 알아서 밥을 먹이겠지 했다. 거실에서는 계속 ‘밥 안 먹으면 안 데려갈 거야. 너 밥 안 먹고 하니깐 안 데려갈 거니까 알아서 해.’라는 말이 계속 들렸다. 아들은 밥을 먹다 갑자기 먹기 싫었는지 나에게 와서 비비적댔다. 밥을 먹으라고 말을 했지만 듣지 않기에 안 먹으면 밥상 정리한다고 말을 하고 싹 치워버렸다. 내가 밥을 치워버려서일까, 아들은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남편은 딸만 챙겨서 나가려고 했다. 그 상황들을 봤으니 대충 주의를 주고 같이 데려가면 될 것인데 본인은 훈육이랍시고 말을 안 들었으니 데려가지 않겠다고 했다. 아이는 아빠의 행동을 보면서 더 자지러지게 울었다.

나에게 와서 아빠에게 말을 해달라는 몸짓을 했지만 내가 들어줄 수 없는 부분이었다.

“아빠에게 가서 말을 해봐. 그러면 들어줄 거야.”

아빠는 “오기는 뭘 와. 안 데리고 갈 거야.”라고 말했다. 나는 속으로 ‘이런 미친~~’ 욕이 나왔다.

4살 아이가 얼마나 알아듣는다고 저럴까 싶었다. 보다 못한 나는 “같이 데려가.” 말했다.

“안 데려갈 거야. 말을 안 들었는데 데려가면 돼?”라고 말을 하였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아직 그것에 대해 이해를 제대로 못하는 아이인데 그런다고 알아들을까 싶었다. 옆에서 아들은 울고불고 난리를 치는데 아빠는 딸을 챙기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아들은 더 큰소리로 울어댔다.


“나갈 거면 빨리 나가. 하늘이 울잖아. 가을이 데리고 빨리 가.”

“내가 왜? 천천히 갈 거야.”라고 말하는 남편. 그러면서 더 천천히 물건들을 챙기고 있었다. 그런 모습의 남편의 뒤통수를 후려갈기고 싶었다.


‘진짜 미친 거 아냐.’ 싶었다. 자신은 아이에게 보란 듯이 네가 말을 안 들어서 못 가는 거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아니었다.

상황을 정확히 모르는 딸은 그저 나가서 놀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딸은 싱글벙글 설레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본 아들은 더 크게 울었다.


화가 난 나는 “빨리 나가. 뭐 하는 거야. 안 데리고 가는 것은 알겠는데 애가 울잖아. 그러면 좀 더 빨리 가을이 데리고 나가.” 소리를 질렀다.

울고 있는 아들에게는 “그만 울어. 네가 말을 안 들어서 안 데려간다고 아빠가 그러잖아.” 소리 질렀다. 나가고 싶은 아이는 주체하지 못하는 마음으로 발을 동동 구르며 울어대었다.

뭉그적거리는 남편의 행동에도 속이 터지고, 울어대는 아들에게도 속이 터졌다.

나는 우는 아이에게 속풀이도 포함한 마음으로 엉덩이 때리며 울지 말라고 소리쳤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나는 주체할 수 없는 마음에 연신 호흡을 가다듬으려고 노력했다. 머리가 핑 돌았다. 다 돌아간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 널면서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 중간에 우는 아이를 쳐다보며 울지 말라며 눈에 힘을 주며 말했다. 화난 엄마의 모습이 무서웠는지 자신도 감정을 추스르려고 노력을 하는 것이 보였다. 아들과 난 그렇게 1시간을 보냈다. 쓰레기가 가득 찬 봉투를 묶어 아들에게 물었다.

“엄마, 쓰레기 버리러 잠깐 나갈 거야. 같이 갈래?”

아이는 나간다는 말에 선뜻 일어났다. 그렇게 아들과 난 쓰레기 버리러 집을 나섰다. 그리고 잠시 바람을 쐴 겸 집 앞 놀이터에 같이 가서 미끄럼틀, 시소, 그네 등을 한 번씩 타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잠깐의 시간 동안 마음이 나아졌는지 과일(배)을 먹겠다고 해서 챙겨주고 나도 따로 마음을 달래러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쓰는 동안 딸과 남편이 돌아왔다. 꼴도 보기 싫은 남편 때문에 나가보지도 않았다. 말도 하지 않았다. 불편한 마음이기에 딸과도 거리를 두고 있다. 점심은 간단히 식빵 계란 토스트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먹을 것인지 물었다. 아들은 당연히 먹겠다고 답하고, 딸은 먹지 않겠다고 하길래 먹을 사람을 생각하고 구우려고 했다.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들이 나에게 와서 물었다. 누가 먹냐고.

“엄마랑 하늘이만 먹을 거야. 가을이는 안 먹겠다고 하더라고.”

5분 후 토스트를 굽고 있는데 뒤에서 딸이 울고 있었다. 아마도 아들과 이야기한 것을 들었나 보다.

“왜 울어? 너 계란빵 안 먹겠다며? 먹을 거야?”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딸. ‘오늘 식구들이 하나같이 내 속을 긁으려고 작정을 했나?’

답답한 속을 뒤로하고 아이들에게 토스트를 챙겨주고 방으로 조용히 들어왔다.

기분 나쁜 게 딸에게도 무의식적으로 행동을 했나 싶기도 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아무 일도 없었는데 울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 하루 잘 넘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이들이 제대로 걷지 못할 때까지는 어쩔 수 없었던 마음이었는지 일이 있으면 같이 하던 남편이 이제는 같이 하지 않으려 한다. 아직은 아이들의 통제가 어렵기에 한 아이가 병원 진료이든 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다른 아이를 봐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데 몇 개월 전부터는 일이 있다는 말로 같이 하지 않는다. 물론 회사일 때문에 못하는 것일 테니 이해는 하지만 그 전에는 가능했던 일들이 왜 가능하지 않게 되었는지가 궁금하다. 여전히 아이들의 육아는 나 혼자 담당을 하고 있고, 주말에 1-2시간 놀아주는 것으로 자신의 할 일은 다했다는 태도를 보이는 남편이 요즘 마음에 안 들고 있다. 남편은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사람이다. 이것을 모르고 결혼을 한 것이 아니다. 둘이 살때는 내가 대충 넘어가면 되니깐 되었다. 부모가 되면 조금은 달라질 줄 알았다. 그는 여전히 자신만을 생각한다. 나는 나를 생각할 줄 몰라서 참는 것이 아니다. 내가 어디까지 참아야 할까?

가족은 일적으로 만난 사이가 아니기에 이성적인 관계가 아닌 감정적인 관계라 했다. 그동안 참고 붙잡고 있던 감정들이 은연중에 아이들에게 표출이 되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 내가 어디 상담이라도 받아야 하나?

요 며칠 나를 다스리는 데 어려움이 있다. 예전처럼 보살 같은 마음은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잊어버린 것 같다. 예전의 나는 어떻게 내려놓고 살았는가. 다시 나를 들여다볼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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