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을 쓰며 우는 아이, 화 난 엄마

by 청아


여름이 되고 휴가철이라서 혹시나 하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것이 주원인은 아닐 테지만 재유행을 하고 있는 것처럼 하루 확진자 수가 10만 명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무사히 코로나에 재감염이 있지는 않았지만 감기로 인하여 거의 한 달 동안 콧물이 나고 있는 상태입니다. 지난주 금요일에 아이들 어린이집 숲 체험 행사차 갔더니 야외 수업을 듣는 아이들의 수가 적어 물어보니 갑자기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을 했는데 아이들 뿐만 아니라 선생님들까지 확진이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오후 어린이집 일주일 임시 휴원에 대한 엄마들의 투표가 이루어졌고, 휴원을 하기로 정해졌습니다.

월요일부터 휴원인데 첫째 아이의 언어 수업 때문에 둘째 케어가 잘 되지 않을 것 같아 긴급 보육을 신청을 했습니다. 처음 생각은 오전만 등원시키고 데려 오려고 했는데 엄마인 제가 그동안 불편했던 부분이 있어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해서 기본 보육을 하게 되었습니다.


화요일도 역시 오전 병원 진료 때문에 아이들을 맡겼고, 수요일은 가정 보육을 했습니다. 담임 선생님께서는 걱정 없이 보내도 된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상황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었다고 나중에 말씀을 하셨습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고 있어 이제는 부모들도 어느 정도 가정 보육은 필수가 되고 있죠. 원래는 가정보육이었겠지만 아이들의 돌봄을 가정에서만 하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있으니 정해져 있는 기관에 맡기는 것이었는데 말이죠. 그렇게 아이들의 돌봄이 체계적인 교육과 함께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겁니다. 부모들도 나름대로 공부를 하지만 현명하게 진행이 안될 때가 더 많기도 합니다.


저에게 수요일은 그런 날이었습니다. 첫째는 어떤 새로운 것을 맞닥뜨리면 잘 못할 수도 있다는 것 때문에 접근을 소극적으로 합니다. 그런 면 때문에 언어재활사 선생님의 조언에는 많은 경험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떤 그림에 색칠을 할 때 뒤처리가 힘들어서 시도를 하지 않았던 물감 놀이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아이들에게 붓을 쥐어주면 분명 바닥이고 책상이고 할 거 없이 엉망이 될 것을 알기에 휴지와 물티슈를 가까이에 두고 대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붓이 있으면 씻을 물도 있어야 하니 종이컵에 조금씩 부어 주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접해보니 너무 좋아했습니다.

여지없이 치우는데만 1시간이 넘게 걸리더군요. 저녁을 먹으려고 하는데 딸은 조금 더 놀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아들 저녁을 먼저 챙기려고 했습니다.

딸은 작은 책상으로 옮겨줬죠. 물건들을 옮기면서 “더 놀고, 밥 먹고 싶을 때 얘기해”

그런데 갑자기 울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어리둥절했죠.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몰랐습니다.

처음엔 달랬지만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저도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뭘 어떻게 하고 싶은 거야?”

“그림 그릴 거야? 밥 먹을 거야?”

“너가 더 놀고 싶다고 해서 옮겨준 거잖아.”


아이와 엄마가 팽팽하게 줄을 잡고 당기는 이 상황.

딸은 울다 못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고, 저는 그것을 바라봤습니다. 아이도 자신의 감정을 어쩌지 못했을 겁니다. 당황스럽고 화나는 감정을 부여잡고 아이와 둘만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고래고래 소리 높여 더 울기 시작했고, 제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목을 부여잡고서라도 ‘나 화났어’를 표현했습니다. 신생아 때부터 잘 울지 않았던 아이가 엄마 보란 듯이 악을 쓰며 우는 모습에 화가 먼저 났습니다. 그때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한다기보다 상황에 대해 벗어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목이 아파 기침을 하면서 고래고래 악을 쓰는데 ‘왜 이렇게까지 악을 쓰지?’ 싶은 생각에 먼저 우는 것을 멈춰야 했습니다. 엉덩이를 때리며 울지 말라고 하고, 저도 같이 소리를 지르기도 했죠. 순간 4살 아이와 뭐 하는 건가 싶더라고요.

4살 아이와 마흔 살 엄마가 싸운다고 생각해보세요.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렇게 싸운 후 겨우 진정을 시켜 다시 물어보니 밥을 먹겠다고 하여 챙겨 먹이고 재웠습니다. 한바탕 폭풍 같은 시간이 지나고 진이 다 빠진 저는 마트에 가서 오징어를 사서 먹으면서 마음을 진정시켰습니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체질이라서 오징어만으로 풀었네요.


정말 조용한 아이도 한순간에 폭발할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아니면 지금까지 예민한 둘째 때문에 관심이 뒤쳐졌다 최근 첫째가 더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인다 하여 많이 맞춰줘서 좋아졌는데 그로 인하여 자신의 불편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아니면 더 놀겠다고 했지만 막상 밥상이 차려지는 것을 보니 마음이 변했을지도 모르죠. 언어가 늦는 아이라서 말로 표현을 잘하지 못하는데 그것을 엄마인 제가 눈치를 채지 못했나 싶기도 합니다.


힘든 시간을 보낸 후 드는 생각은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이 자녀와 잘 지내기인 것 같아요. 조금 더 크면 정서적인 문제로 더 부딪힐 텐데 벌써부터 두렵네요.

이 글을 써놓고 발행을 할지 고민을 했었나 봅니다. 이 일들은 무더운 여름 8월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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