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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아 Oct 29. 2022

프롤로그(prologue)

여전히 불안한 마흔을 슬기롭게 보내는 법

마흔이면 모든 걸 이룰 줄 알았다.



보통 마흔이라고 하면 무슨 생각을 할까? 이 정도 나이가 되면 회사에서 직책은 차장 정도가 된다. 승진이 빠른 사람이라면 부장 정도가 되겠다. 차장, 부장의 직책이라면 어느 정도 부의 축적이 되어 있을 것이고, 결혼을 했다면 자녀가 있을 것이고,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할 것이다. 사회생활을 꽤 오래 했기 때문에 연륜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20대 때 마흔을 생각하면 너무 멀게만 느껴졌었고, 40대가 되면 인생에 있어서 모든 것을 이루었을 거라고 생각을 하게 된다. 나도 그러했다.

그런데 마흔이 되어보니 현실은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었다. 여전히 불안한 마음으로 전전긍긍하는 모습이어서 씁쓸한 마음이 더 컸다. 부의 축적도 마찬가지다. 그냥 길거리에 나앉지 않을 정도로만 모았을 뿐이다. 나름 치열하게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마흔이 되고 돌아보니 남아 있는 게 없는 것 같아 씁쓸한 생각마저 들었다. 마흔의 나이 정도 되면 어떤 일에도 일희일비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마흔에도 역시 일희일비하고 있었다.     


배우 윤여정 씨의 <꽃보다 누나>에서 한 유명한 말이 있다.

“내가 처음 살아보는 거잖아. 나 67살이 처음이야. 누구나 처음 태어나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니 아쉬울 수밖에 없고 계획을 할 수가 없어. 그냥 사는 것이에요.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은 하나씩 내려놓는 것, 포기하는 것, 나이 들면서 붙잡지 않는 것인 것 같아요.”

어느 정도는 포기를 해야 하는 게 맞지만 마흔의 나이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 마흔의 장점이라면 사소한 일에는 흔들리지 않는 강단이 있다는 것이다. 마냥 서툴지만은 않다는 거다. 어느 정도 세상의 쓴맛을 보았기 때문에 나를 지킬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래서 포기라는 것은 이른 것 같다.      


스타 강사 김미경이 생각하는 마흔은 구슬을 꿰는 시기라고 했다. 삼십 대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강한 피드백을 받는 시기이다. 부서지고 깨지는 시기를 거쳐 사십 대가 되는 것이다. 많은 피드백으로부터 힘을 키워 사십 대에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시기를 말하는 것이다. 완성이 되는 시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마흔에는 할 수 있는 것도 많고 해야 하는 것들도 많은 것이다. 그러니 마흔에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분명 내 안에는 수많은 보석들이 잠재되어 있을 것이다. 아직 빛나는 보석들을 만나지 못했을 뿐이다. 그렇게 생각을 한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기지 않을까.

자신을 믿기만 하면 된다.      


주위를 돌아보니 사십춘기를 겪는 사람들이 많았다. 마흔에도 여전히 불안함을 안고 살고 있다는 것은 개인의 문제만 있다고 보지 않는다. 마흔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사람도 많더라. 그러니 나만 제자리에 있는 것 같고, 너무 흔들린다고 자책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 시기를 누구보다 슬기롭게 보내면 되는 것이다.


어느 때보다 나 자신을 들여다보고 어떻게 하면 잘 살아낼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되는 시기이지 않나 싶다. 고민이 깊어질수록 그동안 생각하지 않았고, 해보지 않았던 분야에 눈을 돌려 보는 것도 괜찮다 싶었다. 내가 더 크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고 책에서 길을 찾아보고자 한다.


마흔을 살아가고 있는 입장에서 과거와 미래를 차근히 짚어가고 싶다. 나의 마흔을 슬기롭게 보내기 위한 처절한 몸짓이자 다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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