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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아 Oct 29. 2022

나의 정체성 찾기

청소년기에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인생 방향이 달라진다. 학습 능력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부모님과의 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국의 장녀, 장남들은 첫째니깐 참아내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보통 ‘넌 첫째니깐, 네가 언니, 누나, 형 이니깐 잘해야지.’ 등의 말을 듣고 자란다. 이 말에 반항을 하면서 자라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나는 후자에 속한다.

억압 속에서 자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자유 속에서 자랐다. 부모님이 맞벌이로 집에 없었기에 혼자 해결을 해야 했기도 했다. 누구도 해결을 해줄 수 없기도 했다. 심지어 정작 나는 처음 생리를 시작할 때 엄마가 옆에 없어서 두려웠지만 참아야 했었다. 내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숨긴 채 생리대 사용법에 대해서 엄마에게 물어보았고 문제없이 지나갔다. 여동생이 생리를 시작했을 때는 무서워서 우는 것을 달래고 생리대 사용법을 내가 알려주기도 했었다.


나는 내향적인 성격이지만 현실에서는 직접 어떤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고, 동생들을 챙겨야 했기에 어느 면에서는 외향적인 부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 부분이 사회생활을 할 때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원래는 나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어릴 때는 안 좋은 일이 있거나 하면 잠을 잤다. 자고 일어나면 한결 마음이 편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밖으로 바람을 쐬는 것보다 쉬는 날에는 집에서 잠을 자는 날들이 많았기도 했다. 그런 사람이 결혼을 하고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어내고 푸는 방법을 잘 몰랐던 것 같다.

결혼 생활을 해보니 겉으로 표출하는 것보다 속으로 참아야 하는 일들이 더 많았다.


마흔을 기점으로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그전에는 그럴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집안이 풍족하지 않았기에 조금이라도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했었고, 많이 벌지는 못했지만 일적으로 인정을 받기 시작하면서 다시 공부에 대한 생각이 있었다.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분야들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정작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마흔이 될 때까지 하지 않았다는 게 신기할 정도이다. 왜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았는지 잘 모르겠지만 현재의 나에 대해 별 볼일 없는 사람, 능력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해서 차마 들여다보려고 하지 않았던 게 아니었을까. 그동안 나를 외면하고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를 끼워 맞추고 살았던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마흔을 아프게 겪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요즘 MZ세대들이 말하는 MBTI로 먼저 알아보자.

인터넷 무료 검사를 실시해 보았다.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보니 간단하게 할 수 있었다..

 

ISFJ (임금 뒷편의 권력형)     

조용하고 차분하며 친근하고 책임감이 있으며 헌신적이다.

책임감이 강하고 온정적이며 헌신적이고, 침착하며, 인내력이 강하다. 다른 사람의 사정을 고려하며 자신과 타인의 감정에 민감하며, 일 처리에 있어서 현실감각을 갖고 실제적이고 조직적으로 처리한다. 경험을 통해서 자신이 틀렸다고 인정할 때까지 어떠한 난관이 있어도 꾸준히 밀고 나가는 형이다. 때로 의존적이고 독창성이 요구되며 타인에게 자신을 충분히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필요할 때가 있다. 타인의 관심과 관찰력이 필요한 분야, 즉 의료, 간호, 교직, 사무직, 사회사업에 적합하다. 이들이 일을 하고, 세상일에 대처할 때 그들의 행동은 분별력이 있다.     


일반적인 특성은 이러했다.

- 자기 의견을 끝가지 주장하지 못하고 다수 의견에 따르게 된다.

-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하기 힘들어한다.

- 끈기 있고 성실하며, 안정감이 있다.

- 치밀성과 반복을 요하는 일을 끝까지 해나가는 인내력이 있다.

- 보수적이며 새로운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 조직에 안정감을 준다.

- 자기주장이 강한데 비하여 표현이 적어 속병이 많다.(위장병, 심장병 등)

- 많은 것을 가슴에 묻어 둔다.

- 남들은 좋으나 본인이 힘들다.

- 남에게 의존하는 것을 좋아한다.

- 현모양처 감이다.

- 나와 타인의 감정에 민감하다.

- 책을 목차서부터 일기 시작하여 끝까지 읽는다.

- 집에 있는 것이 편하다.

- 무슨 일을 할 때 먼저 주변 정리부터 한다.

- 여럿이 모여 떠드는 것 보다는 1 : 1 대화가 좋다.

- 모험을 하지 않고 아는 길로만 간다.

- 남에게 상처 줄까 봐 말조심한다.

- 남에게 싫은 소리 잘 못하고 싫은 소리를 들으면 상처를 많이 받는다.

- 여럿의 대화 시 침묵을 지킨다.

- 여행 시 짐이 많다.(남편이 짐을 줄이라고 말을 많이 한다.)

- 어른들이 좋아하나 본인은 힘들다.

- 맏며느리 감이다.(막내며느리인데 맏이 역할을 할 때가 종종 있다.)

- 가정적인 아빠다.(남자가 아니라서 모르겠다.)     


개발해야 할 점도 적혀있었다.

- 술, 담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음.(전혀 하지 않는다.)

- 술 안 먹고 노래방 가서 큰 소리로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것이 필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어쩐다~~)

- 에어로빅 같은 활발한 운동이 성격 개조에 좋다.

 (몸으로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도전을 해봐야 하나?)     


검사를 해보니 상당히 맞는 것 같다. 사람들에게 잘 섞이기도 하지만 혼자 있는 것을 더 선호하는 사람이다. 어떤 사람은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얻는다고 하는데 나는 혼자 있을 때 더 에너지 충전을 하는 사람이다. 아이들이 이제 말을 하기 시작해서 수다스러운데 모든 말들을 다 듣는 것을 힘들어하는 엄마이기도 하다. 아이들과 놀아주다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엄마이다. 독박 육아라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힘들어 저녁이 되면 방전이 된다. 그래서 아이들을 피해 다니기도 한다.      


나는 내향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지만 상황에 따라 책임감이 있기에 맡은 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꼭 수행을 하는 사람이다. 나의 말을 하는 것보다 듣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사회복지 쪽이나 사서 쪽 일을 하려고 했지만 20년 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조건이 좋지 않았기에 다른 일을 했었다. 시간이 지나 기대수명도 늘어나고 노인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사회복지 쪽의 인식도 많이 개선이 되고 복지도 많이 나아져서 오십 이후에는 이쪽으로 나가보려고 준비를 하고 있다. 무언가를 해보려고 야금야금 책도 보고 공부도 하고 있지만 빛이 보이지 않는 느낌을 받고 있다. 나만 이런 걸까? 정작 경력 단절이 되고 새로운 일에 도전을 하려고 하니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다.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말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내가 한심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마흔을 나만 이렇게 혹독하게 겪는 것인지, 다른 사람들은 어떠한지 궁금하기도 했다. 친구들은 회사도 다니고 있고, 잘 사는 것 같은데 나만 출발점에 서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나에게 무엇이 진정으로 필요한지 알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누군가는 늦었다고 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항상 하던 일을 계속할 수도 있겠지만 새로운 일을 하기로 했고, 진정으로 나 자신을 들여다보기로 했기에 지금의 시간들이 미래의 나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아직 나는 미완성의 인간이지만 완성으로 가기 위한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흔에 쌍둥이 엄마가 되었고, 아이와 함께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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