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와 육아, 균형을 찾는 어려움

by 청아

재택근무 3개월 차부터 두 아이의 부모로서 가장 난감한 순간은 중요한 업무를 처리하는 도중 아이들이 놀아달라고 다가올 때다. 나는 AI 관련 회사에서 경영지원 업무를 맡고 있으며, 회의 준비와 대표의 업무 보조도 담당하고 있다. 정해진 일정에 맞춰 보고서를 작성하고, 대표의 요청에 따라 중요한 업무를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시간의 개념이 다르다. 내가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도, 그들은 단순히 엄마 또는 아빠가 집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함께 놀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중요한 회의가 있을 때, 대표의 업무를 지원하며 집중해야 하는 순간에 아이들이 다가와 장난감을 흔들며 "같이 놀자"라고 할 때의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일찍 하원을 했고, 아직 업무가 남아 있을 때였다. 줌으로 회사 직원 전체 회의를 해야 했다. 아이들은 엄마가 일을 하고 있는지 인지하고 있지 못하고 있어서 자꾸 엄마에게 다가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요구할 때가 있었다. 처음에는 부드럽게 타이르지만, 점점 시간이 부족해질수록 목소리가 높아진다. 아이들의 표정이 실망으로 바뀌고, 결국에는 울음을 터뜨리기도 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나는 나 자신에게 실망하기 시작했다.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따뜻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현실적으로는 업무의 압박 속에서 감정을 조절하기가 어렵다.


아이들에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린 후에는 깊은 자책감이 밀려온다. "조금 더 이해해 줄 걸", "조금만 더 부드럽게 말했어야 했는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아이들은 단지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었을 뿐인데, 나는 그 순간을 외면해 버린 듯한 느낌이 든다. 업무와 육아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 하지만, 매일이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이러한 갈등을 줄이기 위해 나는 감정을 조절하는 몇 가지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첫째, 깊은 호흡과 잠깐의 거리 두기이다. 화가 날 때 즉시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몇 초간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며 마음을 가라앉힌다. 필요하다면 방을 잠시 벗어나 마음을 정리한 후 다시 아이들과 대화한다.


둘째,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기이다. 아이들은 부모가 바쁘다는 개념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다. 단순히 "엄마(아빠)는 지금 일해야 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감정을 공감하며 "너랑 놀고 싶은데, 이 일이 끝난 후에 함께 놀자"라고 부드럽게 설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일명 아이들과 함께 정한 "일하는 시간" 규칙을 정하는 것이다.


셋째, 자신을 너무 몰아붙이지 않기이다. 부모도 인간이므로 완벽할 수 없으며, 순간적으로 화를 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뒤에 아이와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누며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다.

또 다른 전략은 아이들이 혼자 놀 수 있는 활동 준비를 해주고, 배우자나 가족과의 역할 분담 방안을 도모한다. 현재의 상황에서는 독박육아를 할 수밖에 없어서 슬프기도 하다. 업무 일정을 아이들의 생활 패턴에 맞춰 조정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텐데 이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


부모도 사람이다: 나를 돌보는 것이 가족을 돌보는 첫걸음

육아와 재택근무를 병행하면서 깨달은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바로 '부모도 충전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아이들과 업무에만 집중하느라 정작 나 자신은 뒷전으로 밀어두었다. 그 결과 감정적 여유가 없어지고, 사소한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처음 육아를 시작했을 때처럼 말이다.


신호를 알아차리기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몸과 마음이 신호를 보낸다. 평소보다 쉽게 피로해지고, 아이들의 웃음소리조차 시끄럽게 느껴지며, 배우자와의 대화도 짧아진다. 좋아하던 음식의 맛도 잘 느끼지 못하고, 잠들기 어려워진다. 이런 신호들을 무시하고 버티려 하지만, 결국 폭발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


작은 실천들의 힘 완벽한 자기 돌봄을 할 시간은 없지만, 작은 실천들이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경험했다.

아침 15분의 여유: 아이들이 일어나기 15분 전에 기상해서 조용히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 이 짧은 시간이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 되어준다.

점심시간의 산책: 아이들이 낮잠을 자거나 혼자 놀 때, 10-15분이라도 베란다나 근처를 걸으며 신선한 공기를 마신다. 화상회의가 연속으로 있는 날에는 더욱 필요하다.

감정 일기 3줄: 하루 끝에 "오늘 힘들었던 점", "잘한 점", "내일의 다짐"을 각각 한 줄씩 적는다. 복잡한 감정들이 정리되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나는 아이들이 유치원 등원 하기에 더욱 그 시간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도움 요청하기의 용기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강박에서 벗어나는 것도 중요하다. 배우자에게 "오늘 30분만 아이들 좀 봐달라"라고 부탁한다. 남편이 아이들을 케어하는 방식이 마음에 안 들어도 무시해야 한다. 때로는 아이들에게도 솔직하게 "엄마(아빠)가 지금 좀 힘들어서 잠깐 혼자 있을게"라고 말하는 것이 더 건강한 관계를 만든다. 요즘 너무 자주 말하는 것 같아 찔리지만 어쩔 수 없다.


완벽한 부모 신화 버리기 SNS나 주변에서 보는 '완벽한 워킹맘/워킹대드'의 모습에 자꾸 비교하며 자책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의 상황은 다르고, 보이지 않는 어려움들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였다. 아이들에게도 "엄마(아빠)도 때로는 힘들고 실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더 진정성 있는 교육이 될 수 있다.


나를 돌보는 것은 이기심이 아니다 자기 돌봄을 '사치'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내가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건강해야 아이들에게도 더 나은 부모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은 부모의 감정 상태를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스트레스받고 지친 부모보다는 여유 있고 따뜻한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을 더 소중하게 여길 것이다.


결국 자기 돌봄은 가족 전체를 위한 투자다. 나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죄책감 없이 가져가는 것, 그것이 지속 가능한 육아와 일의 균형을 찾는 열쇠라고 생각한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나는 매일 아이들과의 관계를 조금 더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완벽한 부모가 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아이들에게 더 이해하고 배려하는 부모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언젠가 아이들이 자랐을 때, "엄마(아빠)는 바쁘면서도 우리와 함께하려고 노력했어"라고 기억해 주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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