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잃어버린 과거

by 청아

기억의 정원에서 돌아온 후, 하진은 며칠째 잠들지 못했다.


되찾은 기억들이 파도처럼 밀려와 그를 덮쳤다. 어릴 적 병약했던 여동생 민하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작고 여린 손, 자주 기침하던 모습, 그리고 자신만을 믿고 따라오던 맑은 눈동자.


그날의 기억도 또렷했다. 함께 공원을 걷다가 민하가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했을 때, 자신은 잠깐만 기다리라며 벤치에 앉혀두고 근처 편의점에 갔었다. 돌아왔을 때 민하는 사라져 있었고, 그 후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었다.


그 상실은 오랜 시간 동안 그의 마음을 조용히 좀먹고 있었다.


하진은 늘 자신이 여동생을 버렸다고 믿어왔다. 그 죄책감이 그를 기자로 만들었고, 사라진 사람들을 찾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했다. 잃어버린 것들을 기록하고 찾아내는 것이 그의 사명이었다.

하지만 기억의 정원에서 본 진실은 전혀 달랐다.


에일라는 그날 민하를 찾아냈다. 아이는 길을 잃고 울고 있었고, 에일라가 가까운 경찰서에 신고해서 가족들에게 무사히 돌아갔다. 민하는 살아 있었고, 지금도 서울에서 재미난 삶을 살고 있었다.


"왜..." 하진은 자신의 작업실에서 중얼거렸다. "왜 나는 그걸 기억하지 못했을까?"


그의 뇌리에는 에일라의 말이 맴돌았다. '너무 무거운 기억은 잠시 내려놓게 된다'라고 했었다. 아마도 어린 자신에게는 그 죄책감과 공포가 너무 컸던 것 같았다.

사흘째 되는 날 밤, 하진은 다시 청명공원을 찾았다. 에일라는 여전히 그 나무 아래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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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를 키우며 매일의 일상 속에서 삶의 의미를 배워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세상은 언제나 새롭고, 그 안에서 작은 통찰을 발견하며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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