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정원 깊숙한 곳, 모든 나무들의 뿌리가 하나로 모이는 중심에 거대한 나무 하나가 서 있었다. 다른 나무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 나무는 시간 자체를 머금고 있는 듯했다.
"이게 가장 오래된 나무예요." 에일라가 하진의 손을 잡고 그 나무 앞으로 이끌었다.
"제 이야기가 시작된 곳이기도 하고요."
나무의 밑동은 거대했다. 수백 년의 세월이 켜켜이 쌓인 나이테가 보였고, 그 틈새로 희미한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들어가요." 에일라가 나무 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진이 그녀를 따라 나무 속으로 들어서자, 온 세상이 바뀌었다. 그들은 나무의 심장부, 기억의 가장 깊은 곳에 서 있었다.
그곳의 공기는 차갑고도 따뜻했다. 무수한 감정들이 층층이 쌓여 있는 것 같았다. 기쁨과 슬픔, 사랑과 증오, 희망과 절망이 뒤섞여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여기가 제 과거가 담긴 곳이에요." 에일라의 목소리가 울렸다. "제 기억의 뿌리죠."
나무의 벽면에 무수한 영상들이 흘러가기 시작했다. 마치 오래된 필름을 보는 것 같았다.
500년 전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화면 속에는 빛으로 이루어진 형체가 보였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그 몸은 투명하고 신비로웠다. 그것이 어린 에일라였다.
"저는 원래 신령이었어요." 에일라가 설명했다. "인간의 고통을 정화하는 것이 제 역할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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