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만의 귀환 ]
수원 팔달구의 한 모텔. 낡고 어두운 복도 끝, 307호 방문이 조용히 열렸다.
김민준이 나왔다. 하지만 3년 전의 그와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당시의 혼란스럽고 절망적인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이제 그의 얼굴에는 차가운 평정심이 자리 잡고 있었다. 정확히는 평정심이 아니라 공허함이었다. 마치 감정이라는 것을 완전히 통제하는 법을 배운 것 같았다.
그는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깔끔하게 정돈된 머리, 무표정한 얼굴,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차가운 지능의 빛.
"3년 만이군."
목소리도 달라져 있었다. 예전의 떨림이나 불안함은 모두 사라지고, 오직 계산된 차분함만이 남아있었다. 그는 작은 수첩을 꺼내어 펼쳤다. 그 안에는 3년간 그가 기록해 온 것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기억 조작 실험 일지"
"대상자 분류 및 분석"
"심리적 약점 파악법"
"기억 이식 가능성 검토"
김민준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미소에는 어떤 따뜻함도 없었다. 오직 냉정한 만족감만이 있을 뿐이었다.
[완전한 기억의 복원]
3년 전, 에일라에 의해 지워진 기억들이 모두 돌아왔을 때, 김민준은 놀랍게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첫 번째 살인의 기억. 비 오는 골목에서 만난 여자. 그녀의 목을 조르는 순간의 짜릿함. 생명이 꺼져가는 눈동자를 바라보던 그 전율.
두 번째 살인. 아파트 옥상에서 절망에 빠진 남자를 밀어뜨린 순간. 떨어지는 몸을 내려다보며 느꼈던 완전한 지배감.
세 번째 살인. 강변의 노인. 돌로 내려치는 순간의 쾌감. 강물에 시체를 던져버린 후의 해방감.
이 모든 기억들이 돌아왔지만, 김민준은 후회하지 않았다. 대신 깨달았다.
"내가 왜 그때 괴로워했을까?"
그는 자신의 과거 행동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살인 이후의 죄책감, 에일라를 찾아가 기억을 지워달라고 애원했던 그 순간들. 그 모든 것이 사회적 조건화의 결과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죄책감이라는 건 결국 사회가 만들어낸 허상이다.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는 것은 자연의 법칙일 뿐이다."
그는 자신만의 철학을 정립해 나갔다. 그리고 동시에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 기억 조작의 발견 ]
김민준은 자신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에일라의 기억 조작을 당한 경험 때문인지, 아니면 원래 잠재되어 있던 능력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는 다른 사람의 기억에 개입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아주 미약한 수준이었다. 카페에서 만난 여자의 기억을 살짝 왜곡시켜서, 그녀가 자신을 더 호감 있게 바라보도록 만드는 정도였다. 하지만 점점 그 능력은 강해졌다.
한 달 후에는 직장 동료의 기억을 조작해서 자신이 승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6개월 후에는 아파트 임대인의 기억을 바꿔서 보증금 없이 집을 얻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날 무렵, 김민준은 자신의 능력이 단순한 기억 조작을 넘어선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사람들의 감정과 인식까지도 조작할 수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힘이다."
[ 체계적인 계획 ]
2년간의 실험과 연구를 통해, 김민준은 자신만의 체계를 완성했다.
첫째, 대상자 분류. 사람들을 심리적 특성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했다.
A형: 강한 의지력을 가진 자들 (조작 어려움, 하지만 성공 시 큰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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