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번째 모임 ]
정원을 찾아온 사람들이 다음 날 아침 다시 모였다. 모두 다섯 명이었다.
김영수(50대, 아버지): 딸이 2단계까지 진행된 상태
이미연(30대, 간호사): 병원에서 환자들을 직접 목격
박철호(40대, 카페 사장): 단골손님들이 하나둘 변해가는 모습을 봄
정수민(20대, 대학생): 룸메이트가 1단계 상태 그리고 하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있을까요?"
이미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피로가 묻어있었다. 병원에서 매일 기억을 잃은 환자들을 돌보느라 지쳐 있었다.
하진은 자신이 정리한 수첩을 펼쳤다.
"1단계 환자들은 아직 회복 가능성이 있어요. 제가 관찰한 바로는 검은 꽃잎의 영향이 완전히 뿌리내리기 전에 적절한 자극을 주면..."
"어떤 자극이요?" 김영수가 간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기억과 연결된 감정적 자극입니다. 소중한 추억을 되살리는 것."
[ 첫 번째 작전 - 윤서율 구출 ]
하진은 먼저 윤서율부터 도우기로 했다.
그녀는 1단계 상태였고,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정상적인 대화가 가능했다.
"서율 씨를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요?" 정수민이 물었다.
"매일 오후 3시쯤 광교 카페거리를 걷더라고요. 특별한 목적 없이 그냥 걸어요."
이미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1단계 환자들의 특징이에요. 루틴은 유지하지만 목적의식이 희미해져요."
그들은 작전을 세웠다. 윤서율을 자연스럽게 만나서 그녀의 과거 기억을 자극하는 것. 하지만 너무 급작스럽게 하면 오히려 그녀가 더 깊은 단계로 빠질 위험이 있었다.
"조심스럽게 해야 해요." 하진이 강조했다. "1단계에서 2단계로 넘어가는 건 순식간이에요."
[ 윤서율과의 만남 ]
오후 3시, 광교 카페거리.
하진은 윤서율이 평소 걷는 길목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머지 동료들은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다.
"서율 씨."
"아, 하진 씨." 윤서율이 평온하게 미소 지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산책하세요?"
"네, 이 길이 좋더라고요. 조용하고 평화로워서."
하진은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혹시... 이 길에서 특별한 기억 같은 건 없으세요? 예전에 누군가와 함께 걸었다거나..."
윤서율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우리가 대화했던 것도 기억해요? 기억을 지킬지 말지 고민했던..."
"그런 일이 있었나요?" 윤서율이 고개를 갸웃했다. "중요한 일인가요?"
하진의 가슴이 철렁했다. 예상보다 진행이 빨랐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서율 씨, 제가 하나 보여줄게요."
하진은 주머니에서 작은 사진을 꺼냈다. 며칠 전 미리 준비해 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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