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마음
엄마는 아이를 임신하면서부터 설렘과 행복함, 불안감도 있지만 출산 후 아이를 안고 눈을 마주치고 우유를 먹이는 과정에서 행복감만 남는 것 같습니다.
그런 내가 쌍둥이들의 돌이 되었는데 코로나로 인하여 모든 것이 취소가 되었습니다. 대신 돌이 지날 무렵 돌사진을 찍었습니다. 찍을 때까지만 해도 좋았습니다. 아이들도 사진 찍는 동안 울지도 않았고, 생긋생긋 잘도 웃어주었습니다. 그렇게 원활한 진행으로 잘 마무리를 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찍은 사진 파일을 사진관에서 받아서 마음에 드는 것으로 선택을 해서 다시 보내주어야 합니다. 이번에는 그냥 액자 사진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50일부터 돌 사진까지 모두 보고 사진관에서 보내준 파일마다 선택 후 저장을 해야 하는 작업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총 골라야 하는 사진이 총 90장가량 되었습니다. 한 아이당 기본 40장을 다시 골라내야 하는 것이죠. 앨범을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아이들이 아빠에게는 오래 같이 있지 않고 엄마에게 붙어 있으려고 해서 밤잠을 자는 시간에 사진들을 보고 골라내야 하는데 웬일인지 아이들의 사진들을 쳐다보기도 싫은 것입니다. 처음엔 하루 종일 아이들과 보낸 시간이 힘들어서 저도 같이 쉬어야 했기에 볼 시간이 나지 않았고, 다음에는 아이들 사진이 먼저가 아니라 엄마인 제가 먼저였습니다. 육아로 힘든 나를 달래야 했습니다. 병원에서의 진단을 받지는 않았지만 스스로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 우울증 자가진단을 해보곤 합니다. 요즘은 인터넷에 웬만한 것들은 다 알 수 있기에 자가진단을 해봤더니 전문가와의 상담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뜨는 겁니다.
차마 용기가 나지 않고, 남편에게 말을 할 수 없기에 병원 상담은 포기했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놔둘 수 없기에 필사적으로 마음을 가다듬고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합니다.
엄마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되기 때문에
양육자이자 보호자인 엄마는 아이가 우선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온전히 아이가 우선일 수 없었습니다.
까딱 잘못하다가는 아이들에게도 우울한 기운을 잔뜩 안겨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우선순위가 엄마인 '나 자신'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대한 내가 안고 있는 기운을 아이들에게는 느껴지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순간순간 어두운 기운이 있었겠지만 아이들을 방치하거나 그러진 않았습니다. 잠깐의 우울감으로 베란다에 앉아 하늘을 쳐다보던 시간들이 있었는데 그때 첫째 아이가 다가와 옆에 조용히 앉아 있는 것을 본 후 나 자신을 다잡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고작 돌이 지난 아이가 한 행동이라고는 볼 수 없었지만 아마 자신도 뭔지는 몰랐겠죠. 엄마의 부정적인 기운을 느껴서 한 일이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엄마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된 것이라고 봅니다. 그렇기에 엄마가 행복해야 하는 겁니다.
그때의 사진들을 왜 보기 싫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지금, 아이 육아로 지쳐있어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까지 아이들 사진을 고르는 것으로 보내기 싫은 점 하나.
사진들을 보면서 가족사진도 있는데 살이 쪄 볼품없어 보이는 내 모습도 보기 싫은 점 둘.입니다.
싫은 이유를 뒤로하고 아이들과 함께 나를 돌보는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다행히 사진관에 지인이 포토그래퍼로 일을 하고 있는 곳이어서 시간이 늦어져도 괜찮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를 위해 책을 읽으면서 글도 조금씩 썼습니다. 책이 마음의 안정을 줬다면 글을 쓰면서 마음을 단단히 잡아주는 일을 하였습니다. 완벽히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6개월 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든 자신만의 힘으로 힘든 상황들을 극복해 나가잖아요. 저도 끝없는 노력으로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한참 부족한 사람이자 초보 엄마이지만 노력하는 자에게는 희망이 있는 거라고 믿습니다.
이제야 예쁘게 찍은 아이들의 돌 사진들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씩 그때를 생각하며 신중하게 고르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웃으면서 추억으로 되뇌며 이야기할 수 있겠죠?
너희들 때문에 행복했다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