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는 경쟁이 불러온 비극

[영화] 디바

by 청아

오랜만에 스포츠 영화가 찾아왔지만 감동의 스토리를 가진 영화가 아니다. 상대를 이겨야 하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끊임없이 채찍질해야 하는 스포츠 세계 속에 담긴 숨은 이야기는 뭘까?

영화 ‘디바’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주인공 이영이는 물속에서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나온다.


tving 영화 캡쳐


이영이는 갑작스러운 자동차 사고를 당한다. 사고 당시의 기억이 사라졌다.

촉망받는 다이빙 선수이자 수영계의 디바이다.

메달도 연신 따내고 수영계의 미래이다. 그런 이영과 절친인 수진은 성적이 좋지 않아 은퇴를 권유받는다.

잘 나가는 친구가 내심 부럽기도 하고 평생 해온 수영을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있다. 스포츠 선수들은 무한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을 수 있는 정글 같은 곳이기도 하니까.


그런 수진을 안타까워하며 같이 더블 선수로 뛰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출전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한다.

함께 뛰어내린 후 물속에서 수진을 쳐다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잘 뛰어내렸으면 같이 좋아할 법도 한데 말이다.

자동차 사고로 수진이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경찰 조사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게 된다. 이후 알 수 없는 환영들과 다이빙을 제대로 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되고 두려움에 휩싸인다.

친구 수진이와의 추억들을 떠올리며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문득 안 좋은 기억들이 수면 위로 서서히 올라오기도 했다. 혼란스러운 이영.

수진이를 빨리 찾고 싶은 마음도 크나 다이빙 대회에서도 성적을 내야 하는 냉혹한 현실 앞에서 서서히 민낯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악몽에 시달리기도 한다. 지금 내가 기록이 잘 나오지 않으니 주변의 선수들과 후배들이 비웃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무리하게 훈련을 하여 자신을 혹사시키기도 한다.

그러다 결국엔 스포츠 선수가 손대면 안 되는 것에 손을 댄다. 그런 이영을 걱정하는 코치.


어린 시절부터 친구사이이자 경쟁자였던 둘의 숨겨진 이야기는 무엇일까?

어디를 가나 최고 일인자, 1등만 기억한다고 하지만 스포츠 세계에서는 어쩔 수 없이 1등만 미래가 있다. 인생에서의 미래라기보다는 운동을 하고 있는 시점에서만 해당되는 것이기도 하다.

최고가 되기 위한 그녀들의 진실과 거짓은 무엇일까. 빛과 어둠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를 바란다. 이영이는 수진이를 찾을 수 있을까. 이영은 1등 자리를 잘 지켜낼 수 있을까.




나의 학창 시절에는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라는 개그 코너가 있을 정도로 그것이 당연한 시대를 지나왔다. 그래서 학원물 같은 영화들이 나오거나 하면 1등을 시기 질투하는 2등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들도 많이 있었다. 그런데 21세기인 요즘은 그런 세대가 아니지 않나. 남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기도 하지만 그것만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영화가 나온 것은 무엇 때문일까.

아직도 한국 사회는 1등만 기억하고 경쟁에서 이긴 자만이 다인 세상인 것이다. 소재는 참신할지 몰라도 스토리 전개상의 내용들은 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최고가 되기 위해 남을 짓밟아야 하는 것이다.

나의 아이들이 살아가는 미래에는 지금보다 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고, 어떠한 선택을 하였든 타인이 비난하지 않는 세상이기를 바란다.


물속에서 유유자적 편안하게 헤엄치듯이 경쟁이 아닌 공존과 평안만이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