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면 됐지 뭐가 문제죠~?

지브리 그림체에 열광하는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by 그날의마음

종종 네이버의 어떤 카페에 들어간다. 40-50대 여자들이 마음 놓고 수다를 떠는 곳. 그곳에 가면 남들도 다 이러고 사는구나.. 또는 그래도 나는 낫네.. 하면서 동질감이나 위안 혹은 다행을 느꼈는데.


"지브리 그림체로 프사를 바꿨어요~~~!"

얼마전부터 이런 제목과 함께 귀여운 그림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귀엽긴 귀여웠으나 보는 순간 의심스러웠다. "니들, 지브리에 돈 냈니?"


이 점을 지적한 기사를 봤는데. 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AI회사는 무단으로 지브리 이미지를 사용한 것이었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브리의 진품이 아니므로, '~~화풍'이란 저작권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단다. 챗gpt에게 이 점을 물었더니, 다음과 같은 답을 주었다.


오픈AI를 포함한 주요 AI 기업들은 스튜디오 지브리로부터 공식적인 라이선스를 받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AI가 만들어내는 "지브리 스타일" 그림들은 비공식이며, 엄밀히 말해 저작권/초상권 논란의 여지가 있는 회색지대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지브리가 저작권을 인정받을 것인가. 만약 지브리가 소송을 한다고 해도 인정받을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테고 대유행 속에서 많이들 공짜라면서 이 그림체를 마구 사용할 테지.


"재미있고 귀여운데 공짜래요!!! 집에 있는 사진들 이거저거 다 해봐야겠어요~"

지브리 그림체 원글에 달린, 흥분한 따라쟁이들의 수많은 댓글 틈으로.

나도 소심한 댓글 하나를 달았다.

"진짜 귀여워요.^^ 그런데 공짜라면... 긴 시간 수고해서 그걸 만든 지브리는 뭐가 되나요?..."

누군가는 나처럼 지나가는 말로라도 한마디 해줘야 할 것 같아서였다.

잠시 후 댓글이 달렸다.

"공짜면 됐지 뭐가 문제죠?"


나는 AI를 잘 알지도 못하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아니고 저작권도 잘 모른다. 그저 빨라도 너무 빠른 세상의 변화와 기계문명의 발전에 넋놓고 있는, 그러면서 상실감도 느끼는 뒤떨어진 세대다. 하지만 타인의 노력과 수고에 대해 그것이 무엇이든간에 정당한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은 안다.


저작권 관련해 내가 경험한 것이라고 한다면... 대학원생 시절, 교수님 이름으로 논문을 쓰던 선배를 본 적이 있고, 사회에서는 내 원고와 아이디어를 늙은 편집장과 교활한 기자에게 도난당한 전력이 있긴 하다. 선배도 나도 억울했지만 아무말 못했고 세상은 그러려니 하면서 넘겼던 게 전부랄까. 하지만 그래도 21세기는 지난 20세기와는 다를 것인데...


그렇게 유명한 지브리조차 저작권을 보호받지 못하고, 이렇게 사람들이 저작권에 대해 관심없이 자기몫만 챙기겠다고 나선다면, 수많은 창작자와 예술가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 내용을 간단히 댓글로 달았다.

아직까지는 이 댓글에 대해서 아무도 반응하지 않았다. 인정일까. 무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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