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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날의마음 Aug 28. 2023

잔나비, 가을을 노래하는 음유시인

잔나비 <가을밤에 든 생각> B 버전

우연히 듣게 된 노래

가을도 아닌데 가을이라서, 

내 마음이 일찌감치 가을로 다가갔다. 

익히 알고 있는 A버전도 좋지만, 

이렇듯 마음을 끌어당기는 노래라니. B라는 말이 Best의 첫자는 아닐까.

차분히 노래를 듣다가

가슴이 찡하다 어느새 눈물이 또르륵... 

그 어떤 시보다도 아름답다


운 좋게 얻은 이 방에서는

하늘의 별도 잘 보여서요

밤이면 두손 모아 그리워 할 게 많아서

이 밤 외롭진 않겠네


메마른 가지 위에

별 하나 구름 하나

울먹이던 어린 사랑 하나

보고픈 그대 생각 짙어져 가는

시월의 아름다운 이밤에


그립던 만큼 피어내더니

설레던 만큼 떨궈내는가

마른 가지의 꿈은 어디에 멈춰있는지

별은 다 보았겠지

다 알고 있지


메마른 가지 위에

별하나 구름 하나

두리번 거리던 마음 하나

가고픈 옛날 생각 짙어져 가는

시월의 아름다운 이밤을 기억해 주세요


소박한 한 시인이, 운 좋게 얻은 방에 드러누워 있다.

(왠지 나는 윤동주의 '쉽게 쓰여진 시'에 나오는 그의 육첩방이 생각난다.)

검고 작은 하늘을 바라보다      

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고는 어느샌가 눈물 짓는다.     

쓸쓸하고도 마음 아픈 내용이지만 노래는 오히려 감미롭다.      

차분히 기타에 맞춰 심정을 읖조리다 보면 어느샌가 위로의 토닥임이 다가온다.     

설렜던 만큼이나 그리움이 가득한 회한을 

별과 구름이 흘러가는 밤의 시간에

자신의 영혼을 정화해주는 온전히 아름다운 것으로 추억한다. 

어둡고 깜깜한 밤, 그 별은 더 밝아져만 가고

역설과 긍정, 회한과 그리움, 체념과 위로..

여러 감정들이 10월의 시간을 흐른다.


가요라지만 그 어떤 시보다도 아름다운 이 노래. 

덕분에, 쓸쓸한 가을도 포근하고 아련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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