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깜빡이는 커서, 백지 화면 앞에 앉은 것이 오랜만이다. 나는 하루에도 열댓 번은 기분이 오르락내리락 요동친다. 그런데 '이럴 때면' 꼭 글쓰기로 돌아온다. 그나마 일관적이라 다행이다. 이럴 때면은, 하루 종일 걱정에 마음에 매여 몸까지 아픈 시기다.
오늘 하루 무얼 걱정했나 돌아봤다. 시시각각 성실하게 걱정했다. 살이 찐 몸부터 월요일 아침 보고, 애인의 마음, 목표가 사라진 일상 권태의 장기화, '꿈은 있었던가' 하다가 '안주하면 어쩌지' 하는 새 '다음 한 주가 지나가 일 년이 되겠지' 하는 2년 차의 조급함까지 1·3인칭 시점과 시제를 넘나 든다.
그럼 걱정 대신 무슨 생각을 해볼까? 모르겠다. 습관은 힘이 센데, 새로운 건 멀고 나는 무지하다. 그래서 할 줄 아는 것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매일 짧게 글을 쓰기다. 그날의 감상이든 배움이든 인상 깊었던 문장이든 무엇에 대해서라도. 그게 모이면 뭐라도 되겠지. 아니면 알게 되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