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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민희 Mar 18. 2020

76. 나의 이중성

기부는 자발성에서 비롯돼야 한다. 강요된 이타주의는 기부가 아니라 착취일 수도 있음을 상기해야 할 때다. 


책 <트렌드 코리아 2015> 문장이다. 대학생 시절,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한 유명인에게 강연을 요청했던 기억이 난다. 우린 '학생'이고, '선한 의도'라는 두 개의 무기를 장착하고서 두드린 문에 상대는 문을 열어 거절 의사만 표했다. 요청 메일을 무시할 법도 한데 소정의 대가가 필요하다는 말이라도 해준 건 문이라도 열어준 거였다. 예산이 부족했던 나는 포기했고 내심 실망했다.


돌아보면 나는 그에게 기부라는 이름으로 착취를 행했다. 요청한답시고 강요했고, 내가 옳다고 믿는 것에 상대도 동참하라고 말함으로써 이기적이었다. 최근 예스 24 웹진에서 이슬아, 장강명 작가 등이 대가 없는 청탁 또는 섭외는 '노동자'로서 거절한다는 글을 봤다. 인턴 하는 동안 '열정 페이 개나 주라지. 내 노동에 정당한 대가를 주길' 바라 온 나의 이중성이 부끄러워진 순간. 언행이 일치하는 사람이면 참 좋을 텐데 아쉽다, 나란 사람이.  


# 놀러와요, 글-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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