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28일의 일지
금요일, 정원 초입을 여유롭게 걸어오며 담소를 나누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남자분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어?어! 대표님께서 어떻게? 6년여 전, 수요 인문포럼 1년간 다닐 때의 동학. 점잖게 말씀은 없으나 늘 웃는 소년 같으셨지요. 세상에 국수리에 이사 와서 은퇴준비를 하고 있으시대지요? 단아한 사모님과 좋은 공기 쐬고 이곳저곳 찾아다니며 시간의 여유를 즐기시더군요. 정원이 이뻐서 눈으로 찜해둔 곳을 가자는 아내분의 성화에 못 이겨 왔다고. 저희가 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왔다고. 이런 만남이 재연되다니. 두 분도 작은 정원 꾸미는 일에 재미를 붙이는 중이라며 정원 관련 책을 한참 보고 즐기다 가셨지요. 맑은 향을 더하던 순간입니다.
자장에서 당기는 자력이 있긴 한 가 봐요. 수요인문포럼 인연의 임대표님이 막 자리를 뜨자 이수경 가정행복경영소장님 내외도 오셨어요. 매월 21일 ‘부부하나데이’ 포럼을 통해 행복한 부부 경영을 위한 문화 운동을 수년 간 해오고 계시지요. 곳곳 다 이쁘다면서 꼼꼼히 카메라에 담아 가셨지요. 화분 꽂을 든 사모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합니다. 잇따라 팔등신의 미녀 한 분이 가만 들어섭니다. 아이들의 인성 성장 교육에 힘써온 페친 이주현 샘이 두물머리 소개 영상을 찍고 꽃책으로 와주셨어요. 자신의 저서와 출판사할 때 출간했던 시집을 선물하고 책도 사가셨어요. 한참 ‘성장’에 관한 깊은 대화를 나누었지요. 인천에서 이태승 님도 재방문해주시고, 미니 선인장을 안고 가셨어요.
오늘의 컨셉은 모녀 나들이였던지 서울시 인권강사하며 인연이 되었던 오애리 박사가 드디어 어머니를 모시고 나타났어요. 작년까지 대학교 앞에서 카페를 했었던 어머닌 역시 전문가적 포스로 단박에 알아봐주시더랍니다. 향그러운 향초에 취하고 모녀의 입담과 사랑에 취했답니다. 그러자 또 무슨 일이래요? 오빈역으로 이사 왔던 현옥 양도 엄마 모시고 나들이 했어요. 호박 하나, 가지 하나, 읽지도 않고 모셔뒀던 토지 한 질까지 바리바리 이고 지고 들어서던 모녀. 참 사람 살 맛 납니다. 어머니들의 눈길 손길은 역시나 다르답니다. 찾아와주시니 친정어머니 뵙듯 마음이 편해집니다.
또 한 분의 멋진 인생선배님,인생학교에서 만난 인연인데,자전거를 타고 마포구에서부터 유유자적 시간을 타고 김용관샘께서 찾아주셨어요. 바람결을 희롱하는 소년마냥 순간순간을 즐기며 아침에 길을 나섰노라. 원래도 멋쟁이셨는데 역시 여유와 너그러움이 한껏. 문화예술을 삶에 들이고 언제나 내면의 기쁨을 채우는 분.
골프 치고 돌아가던 길에 잠시 들러 간 초등학교 친구, 출근길에 개업하면 꼭 와 봐야지 했다면서 급히 테이크 아웃으로 총총 걸음 치던 공무원분. 캘리 안내판을 써주려 서울에서 달려와준 고작과 일개 안영미 안심촌대표와 이은숙 아우. 혼자 숨어서 뚝딱 뚝딱 서가 분류 글귀를 쓰고 나옵니다. 앗싸뵤~~이제 코팅해서 붙이면 되렸다! 혁신가이드 안병민 대표도 알 굵고 맛난 포도 한 박스 들고 나타납니다. 틈틈이 카페 운영에 관한 전략과 방향성에 관해 원포인트 레슨을 잊지 않습니다. 코로나가 진정되면 안병민 대표의 혁신 마케팅 특강을 하기로 했지요. 까칠한 듯하지만 정이 넘치고 속이 깊은 그는 참 멋쟁이입니다.
지인들만 바글대어선 또 곤란하잖아요? 블로그 보고 왔다며 찬찬히 둘러보는 부부 한 쌍이 있었습니다. 요소요소 머물러도 보고 서가의 책들을 낱낱이 살펴보더니 방명록에 한 말씀 남기십사 했더니 예사롭지 않은 문구로 시작합니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않는 곳~~’ 그저 지나치는 객이 아닌 진심이 담겼음을 알아봤습니다. 정원이 이쁘고 주인장들이 친절하다고 하던데 진짜인가 싶었다고. 기대한 이상이라고 자주 들르겠답니다. 인생의 참맛, 참멋을 아는 이들을 많이 만나고 싶었는데 그런 일별이 잦아질 듯해서 참 미쁩니다.
토요일, 일요일 드디어 계산기도 구비하고 영업 첫 날을 맞는 거였죠. 하필 진작에 잡혀있는 교육일정 참여해야 해서 작은 현 윤대표와 그녀의 현실 자매들에게 매장을 맡겨야 하는 상황. 이게 뭔 일이래요? 아침부터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해서 뭐지 싶었대요. 이틀간 옆집 국수중학교에서 국가자격 기능시험이 있어 수험생과 따라온 가족들이 밀려들어온 거죠. 메뉴도 다양히 우리의 미란 바리스타와 일일 알바 자매들의 발바닥에 불이 붙었답니다. 각종 메뉴가 제법 맛있었던지 피드백이 좋았던 모양에요. 지인들이 저 찾다가 안 보이자 인증샷을 보내옵니다. 망고 스무디 앞에서 마냥 행복한 황진원 변리사 딸내미의 미소, 동네 일대의 부동산 및 지역유지들이 대거 찾아오신 소식, 대심리 거주 어르신들의 회동. 현시스터즈가 살고 있는 하우스 단지 내의 이웃들. 다양한 지인들이 하하호호 실내를 사람의 빛으로 물들였습니다.
저희가 고문으로 모신 안남섭 코치님께서 더 바쁘십니다. 저를 대신해서 진성리더십 가족맞이로, 대심리 주민 접대 인사로. 과로하심 어쩌나 걱정이 될 지경입니다. 매일 하루에 한 번씩 ‘꽃,책으로 피다’를 대신 홍보해주고 다양한 소식을 전달해주십니다. 들뜬 소년마냥 기꺼이 홍보대사가 되어주셨습니다. 저녁에 진성의 두령 윤정구 교수님 내외와 지인 내외, 안코치님 내외, 진성의 이재영 샘 내외와 따님 등 카페로 오셨지요. 여전히 계시단 소리 듣고 서울에서 돌아오며 카페로 갔었답니다. 넓은 탁자에 둘러앉아 즐거운 담소를 나누셨다고. 제가 마치 손님인 양 모두의 환영을 받았더랍니다. 기념촬영도 하고 덕담을 주고 받으며 헤어졌지요. 환한 조명 아래 꽃과 함께인 사람들은 정말 한 송이 꽃처럼 피어 있었습니다.
일요일도 옆 학교에 시험이 있어서 외부 손님들이 아침부터 있었다는군요. 이런 호재가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현시스터즈는 생각보다 많이 허당이어서 지역상황이 어떤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아무 것도 모르고 그저 차렸을 뿐입니다. 히힛. 제가 없는 줄 모르고 왔다가 간 아우 성란이에게 미안하군요. 구루피플스 대표이자 우리 진성아카데미 원장님이신 이창준 대표님 내외분도 맛난 케익이랑 이쁜 엽서까지 살포시 두고 가셨어요. 이 깊은 마음들을 무슨 재주로 갚을 수 있을까요? 제가 꼬꾸라진 적나라한 모습을 보았던 분이라 늘 안타까움과 긍휼의 마음으로 절 바라보셨죠. 이번에는 좀 안심이 되신 듯이요.
저녁 마감 전 들른 카페에서 대심리의 주민 두 분을 뵈었지요. 보건소와 녹색당에서 일하는 두 분은 ‘이런 공간이 생겨서 정말 고맙다. 오래 오래 하실 수 있어야 한다’고 걱정을 합니다. 지역민의 삶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이들에게 괜한 동지감이 올라오더군요. 저희 카페만이겠어요? 지역의 상권이 되살수 있도록 코로나가 살살 비껴가주면 참 좋겠어요.
그나저나 요즘 하늘이 우리에게 매일 최고의 선물을 안겨주지요. 뭐라 비유하기 어려운 아름다움이 꽉 막혀있던 가슴들을 뻥 뚫어주는 듯해요. 하늘 바라보며 환히 웃으시지요. 하이얀 이빨이 훤히 보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