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하지 않고 사용하겠습니다

방명록을 보면서


집에서 듣던 디스카우의 '겨울나그네'와 넓은 매장에서 듣는 느낌은 확연히 다르군요. 카페 아침 청소하며 현시스터즈는 충분히 이 시간을 즐깁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취향이 비슷해서 둘이 함께 있는 시간의 간극은 늘 음악이 채워줬거든요. 향그런 꽃향과 함께 여는 아침. 서울에서 인천에서 이 분위기를 느끼고파하는 지인들이 몇 팀 온다해서 기다리는 기쁨이 그득합니다. 부디 차가 많이 막혀서 힘들어지지 않길ᆢ오늘 오후면 우리 바리스타님께서 제주의 갈바람을 몰고 돌아오실 테고ᆢ



그제 혼자 서울에서 오신 수녀님께서 고요히 머무셨지요. 책을 한 시간여 읽고 천천히 창밖 풍경도 바라보시고. 정갈한 삶을 사는 구도자의 모습은 뒷태를 바라보는 이에게도 충분한 힐링이더군요. 중학교시절 카톨릭계 학교인데다 옆 건물이 수녀원이 있었지요. 강당 마당에서 보면 수녀원의 밭과 건물,활동하는 수녀님들의 삶을 엿본 시간이 있었습니다. 고독력이 충만한 그들의 삶이 깊이 각인되어 그들을 바라보는 마음엔 늘 경건함이 함께 합니다.



찬찬히 방명록을 보면서 다녀가신 이들의 마음을 읽습니다. 선한 의지의 발로. 지인이 잘 되길 바라는 기쁨과 우려가 애정으로 녹아 있습니다. TV나 인터넷상에는 매일 할퀴고 물어뜯으며 해체하는 전장을 보여줍니다. 이곳을 다녀가신 마음에는 타인의 삶을 응원하는 축원으로 가득해 응집성을 보여줍니다. 얼마나 살 거라고,얼마나 가질 수 있으려고 독을 채우는 삶을 살고 있는지ᆢ



'연탄재 발로 차지 않는 곳~'!


수국,국화향이 아련한 곳ᆢᆢ


감사합니다.


이용하지 않고 사용하겠습니다.


-꽃,책으로 피다 방명록 중에서



한 자 한 자 찍어 쓰신 문장에 오래도록 머물렀습니다. 연탄재 발로 차지 않도록,초심을 다질 경구로 새겼습니다. 그저 그 시간만큼은 오롯한 자신의 공간이 되길......




한지원 샘이 오라클 명상 카드를 현시스터즈에게 남기고 가셨어요. 한샘이 저희에게 선물한 카드 한 장이 저희 상태를 다 말해주고 있는 듯해서 많이 행복했지요. 제가 이 아침에 뽑아든 첫 카드에도 그 염원이 고스란히 담긴 듯해서 에너지가 차오릅니다. 오늘도 기다립니다. 바람결에 묻어온 그대들의 미소를,그대들의 삶을ᆢ



<2020.09.24 일지>



토요일 개점 인사를 놓쳤다고, 혹은 일부러 여유를 주려고 다른 날로 찾아주는 분들로 해서 ‘꽃, 책으로 피다’는 여전히 사랑 눈빛 샤워 중!



일요일 아침, 정혜신 이명수 샘이 선배 생일상 차리러 가시며 꽃다발 첫 개시. 화려한 색감에 감탄하며 기분 좋게 가져가셨어요. 깊은 포옹과 함께 말이죠. 김주미 샘의 페북 포스팅을 보고 얼른 달려오신 멋쟁이 여주 부동산협회장 유시백 님. 오호라 ~~ 책을 고르는 수준을 보고 딱 알아봤습니다. 페터 춤토르의 <분위기>,<그 깊은 떨림>,<건축을 생각하다> 시리즈를 딱 집어드셨지요. 혜신 명수 샘의 사인본 책 <홀가분>과 <그래야 사람이다>를 또 업어가는 센스. 혜신 명수샘이 사인 더 해서 갖고 와주신대니 누가 또 다른 행운의 주인공이 될지 궁금합니다. 김종원 작가의 <인문학적 성장을 위한 8개의 질문>까지. 무려 8권이나 사시기에 부산의 이영식 시인님이 선물로 주셨던 <꽃, 응가>시집을 곁들여 드렸습니다.



코로나19로 집콕을 하고 있어서 책을 많이 사보는 줄 알았더니 세상에 단군 개국이래 최악의 시간을 건너고 있대요. 출판사들이요. 여러분, 이건 아니잖어요? 제 주변엔 책 좋아하는 이들이 많아서인지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출판사들의 경쟁자는 넷플릭스였군요.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미래학자들이 유일하게 어긋난 게 종이책이 사라질 거라는 예견이었잖아요. 그건 영원히 어긋나야 하는 거잖아요? 흑흑흑..... 그래서 저희는 도서정가제 그대로 지킵니다. 저희는 ‘편애책방’이에요. 호기롭게 제가 편애하는 몇 몇 출판사 것만 한다고 떠들지만, 실은 우혜적 조건으로 책을 공급해주는 고마운 출판사하고만 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요. 다행이 5개 출판사의 책들이 수준이 뛰어나서 자신 있게 권할 수 있지요. 다음 기회에 자세히 소개할게요. 우리 멋진 파트너들을.



월요일 오전에는 우리 더함플러스협동조합의 주성호 샘께서 현실이라는 아가씨와 또 한 총각을 데리고 방문하셨지요. 돌이 깔린 길이라 조금 불편했을 듯해서 미안한 마음이었어요. 저희가 정원의 어우러짐을 생각하느라 걷기에 원활하지 않은 분들에게 불편함을 드렸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래도 즐겨주고 사진도 찍고 가셔서 참 좋았습니다. 현시스터즈에게 언제나 힘이 되어 주시는 왕회장님 두 분도 오셔서 조경과 식재에 대한 원포인트 레슨을 해주셨지요. 사실 조경분야의 큰 어른들이시라 우리 윤대표가 바짝 쫄아 있었는데 대체적으로 만족하셨던지 ‘프랜차이즈 해라’ 시더군요. 유후~~



왕회장님들을 전송하는 자리에 인문학 작가 박홍순 샘이 또 등장. 바로 그 날 나온 따근한 신작 <그림으로 읽는 장자>를 안고 서쪽끝에서 달려와 주셨답니다. 제가 기획한 의성도서관 독서인문아카데미에 5강을 의뢰 드려 재미나게 수업하셨던 얘기며 전향적 삶이랄 수 있는 작가로서 살아간다는 것, 과거 아조 화려했던 시절의 무용담을 나눴지요. 좀체 작업실에서 엉덩이 떼지 않는 분이신데 이 정도 마음을 내셨다면? 음,,저 관계에서 성공한 사람 맞습니다. ㅋㅋㅋ



연이어 들어오는 택배들. 대학원 친구는 배추김치와 갓김치를 보내오면서 먹고 힘내라 합니다. 대학원 후배는 펜스를 쳐주기로 합니다. 대학 동기 장세후 박사는 자신이 번역한 <사기열전 1,2,3>편을 선물로 보내왔습니다. 사람들은 확실히 선한 동기가 그득합니다. 잘 되길 빌어주고 어떻게든 기여하는 삶을 살고자 합니다. 매일 매일 ‘그대라는 꽃들’에게 배웁니다. 좋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법을. 그나저나 자야 하는데, 의성 강의 다녀와서 피곤한데 말똥말똥. 내일은 새벽같이 인천 강의를 달려야 하는데...... 쉬이 잠 못 이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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