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차 :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CUP (확실한/ 우선순위/ 전전략적 계획) 코칭


[7일차 : CUP (certainty 확실한/ urgency 우선순위/ plan 전략적 계획) 코칭]


카페 ‘꽃, 책으로 피다’의 코칭존에서 문서 정리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 중년 부부 한 쌍이 빼꼼히 그러나 아주 조심스럽게 올라선다. “어서 오세요” 인사를 나누니 그제서야 안심한 듯 카페 사진을 좀 찍어도 되느냐? 묻는다. 얼마든지 찍으시라고 숫제 코칭존의 책등 환한 포토존을 내어드렸다. 또 부부 함께 찍어드리겠다고 나섰다. 쑥스러워하면서도 기뻐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연출 장면까지 시켰는데 좋아하 한다. 자연스레 말문이 트이자 이것저것 궁금한 걸 물어본다. 요지는 당신네들도 정년 후에 거처를 겸한 작은 책방을 내고 싶단다.



‘책’을 좋아한다니 무조건 반갑기도 하고, 예상되는 어려움에 대한 대체적인 상황들을 일러 드렸다. 우리 카페의 네이밍이 시(詩)적인데다 서로의 지인인 정슬 작가로부터 소개를 들어서 꼭 와보고 싶었단다. 인테리어를 우리 윤대표가 직접 한 거란 걸 알고는 든든한 우군이 생긴 것같다고 자기들이 실제 하게 될 때 컨설팅을 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브랜딩도 함께 하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부부가 자신들의 후반 인생을 위해서 목적을 공유하며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참 아름답다. 남편은 공학도여서 연결고리가 미약함에도 불구하고 특수교사인 아내의 뜻을 함께 존중해서 목적을 공유하려는 모습을 보니 저런 무한한 SEA 지원이 있다면 그들은 후반 인생이 또 기대되겠다 싶어졌다.



설핏 아는 얼굴이 스치는가 했다. 아니나 달라, 우리 폴정PJ도서관 우수 멤버이자 우리 꽃책의 단골인 삼봄 시인 코치 내외가 왔다. 함께도 또 각자 따로도 오는 그들은 우리 주인장들만큼이나 꽃책을 사랑해준다. 여지없이 오늘도 삼봄님은 시집을 찾아낸다. 좀 있자니 내게 켈리그라피로 옮겨 적은 시 한 편을 건네 준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두 번은 없다>. 책장에서 찾은 시집에 내가 북마크해둔 지점이었던 듯. 그런데 공교롭게도 작금의 내게 꼭 필요한 시였다. 셀프코칭으로 ‘불안과 두려움’을 다루고 있지만, 이 아이들은 특전사 출신인지 불사조인지 툭하면 튀어나오는 무적의 ‘갑툭튀’다.



‘너는 존재한다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그러므로 아름답다'



마지막 문장들의 역설이 너무 아름다워서 한참을 주억대며 가만히 되뇌었다. 존재했다는 것은 사라짐으로써 증명을 하고 사라짐으로써 아름다울 수 있다니. 그 유한성의 미학은 생명 가진 것들의 운명이다. 그러나 또 반대로 그 생명성은 이 우주 안에 어떤 유기체로든 유산으로 남게 된다는 것. 그래서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저마다의 이유와 목적을 가진 존재란 걸 한 시도 잊으면 안 될 일이다. 삼봄님이 문득 물었다.



“올 한해를 가져갈 단어는요?”


삼봄님이 이전에 도서관 카페에서도 던졌던 질문이라 낯설지는 않았으나 남의 질문이었다. 그런데 내 질문으로 의미가 주어지니 선뜻 답이 나오지 않았다. 잠시만요 라고 뜸을 들였다. 잠시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는데 ‘힘/심’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삼봄님 내외에게 가서 ‘힘/심’이라고 하니 이유는 뭘까요?라는 질문이 돌아온다. 나도 모르는 직관의 힘이 저절로 말을 하고 있었다.



“제가 이런 단어를 입에 올리리라고는 생각도 못해 봤어요. 특히 힘같은 단어는 오히려 피하고 살았던 단어였던 듯해요. 물어봐주셔서 감사해요. 이 질문에 답하고 보니 제가 아주 명료해지는 느낌이에요. 어쩌면 지나간 시간에 묶여 사느라 언제나 과거의 망령에 사로잡혀 있었던 듯해요. 그런데 저의 의식이나 생각의 추가 현재로 많이 옮겨 왔구나 싶어지네요. 어쩌면 충분히 과거를 토로하고 자신을 다독인 덕분이기도 하겠으나 확실히 저의 지향점이 달라진 듯합니다. ‘힘’을 경상도에서는 사투리로 쓰면서 ‘심’이라고도 해요. 저의 힘에는 그 심의 의미가 강하게 깔려 있고 어쩌면 그 ‘심’은 ‘마음 심’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을 거에요. 마음이라 대별되는 내면의 힘, 의식의 확장을 포함한......”



삼봄님의 질문은 간단했으나 파워풀했다. 내가 셀프코칭 실천 100일 글쓰기를 시작한 것도 내면의 힘을 기르고자 함이었다. ‘해야만 되는’ 의지에 늘 굴복당한 자신이 싫기도 하고 무력해졌다. 책임감이 최고의 덕성에 속했는데 계약을 하고 출간을 못하고 있어 허풍선이가 된 듯한 내가 또 불만족스러웠다. 때맞춰 폴정 도서관에서 매일 올라오는 질문에 답하다보니 재미도 느끼게 되어 드디어 ‘해야만 하는 의지 Will’이 아니라 ‘하고 싶은 Want’가 되어가던 참이다. 스스로 인증프로그램을 찾아내고 바로 결제함으로써 실행에 옮겼다. 그 후 오늘까지 딱 일주일이 되었다.



바쁜 일들이 겹치면 하루 안에 글 쓸 시간을 확보하지 못할까봐 살짝 조바심이 나기도 하지만, 그건 설렘에 가까운 스트레스다. 이런 내 마음이 통하는지 요청드리지 않았는데 폴정PJ도서관에서 따로 글을 실을 공간을 할애해줘서 우연한 소통도 맛보고 있다. 얼마나 간절히 원하느냐가 관건임을 요즘 내내 느끼게 된다. 삼봄님도 지난 번 볼 때보다 안색도 훨씬 편안해보인다니 ‘참나’가 현존하는 시간의 내공이 어느 정도 쌓여가나보다 싶다. 7일째 인증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고 있어 한껏 고무되어 있는 이 마음이 식지 않도록 앵커링이 필요했다. 나는 곧장 폴정 박사가 코칭에 적용한 사례인 모델을 가져왔다.



행동변화 변화 동기 목표 반복된 행동 변화 저항

BC = M x G x A > R

Behavior Change Motivation Goal Action Resistance


나의 시간과 에너지, 의식, 자원을 셀프코칭 글쓰기에 집중해서 어떤 어려움도 굴하지 않고 계획을 세워나갈 것이고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 성취와 변화를 이끄는 강력한 질문인 CUP 모델은 Richard Beckhard의 변화방정식에서 개발되었다. 하버드 경영대 AMP 과정에서 여러 임상을 통해 대중화된 모델이다.



변화관리방정식 : C = D x V x F > R :

변화(Change) = 불만족(Dissatisfaction) x 비전(Vision) x 첫실행(First step) > 저항(Resistance)


나는 곧장 내 글쓰기를 일주일 단위로 점검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다시 100일 작전으로 중장기 계획으로 짜보기로 했다.


Q1. 현재 나의 상태에 대한 불만족 점수는?

A1. 8점. 물론 1주일간은 인증을 100% 완성한 것은 사실이나 과거 나의 의지력으로는 거의 지켜내지 못해서 나 자신의 실행력을 믿지 못한다. 언제든 중도에서 포기할 핑계가 무궁무진하다.


Q2. 비전 점수는?

A2. 10점. 이미 계약금까지 받고 원고를 홀딩한 상황이라서 언제라도 출간할 확률이 높다. 책 출간을 기다리는 고정 팬들을 제법 확보해두었다. 또한 플라워 앤 북 카페의 공동주인답게 명실상부한 컨텐츠로 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상처 입은 치유자’로서 미처 자신의 가치를 깨닫지 못하고 방황하는 별들과 소통하는 매개체를 만들 수 있다.


Q3. 계획 점수는?

A3. 5점. 솔직히 마음은 오랜만에 뜨거워진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어릴 때 ‘계획은 지키지 않으면 다시 언제나 새로 잡고 있는 게 계획’이더라고 실패의 경험으로 터득한 왜곡된 신념이 있다. 그 후, 어떤 일이든 큰 아웃라인만 세우지 세밀한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게 습관이 되어 버렸다. 공적인 일을 할 때는 나 때문에 민폐가 있으면 안 되니까 계획과 실행을 함께 했지만 개인적인 사유로는 하지 않았다. 그래서 계획 자체를 잘 세울 수 있을지 걱정인 부분이 있다.


8점 x 10점 x 5점 = 400점, 총점 1,000에서 400점을 나누고 보니 나의 무의식은 40% 정도로 나왔다. 내 무의식이 40% 정도 달성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면 나머지 60%가 저항인 셈이다. 내 결과치에서 ‘계획’ 부분의 최소치를 올리기 위한 CUP 코칭이 필요했다.


Q1. C(certainty) : 목표를 이룰 것이라는 확실함이 지금 있는가? 점수 1~10 증?

A1. 9점. 마의 고비를 넘은 듯하고 의무감이나 의지가 아닌 재미와 원하는 바가 되어서 이번만큼은 목표를 해낼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Q2. U(urgency) : 이 목표에 지금 위기의식이 들거나 우선순위로 생각 드는 게 100%이다. 점수 1 ~10 중에?

A2. 9점. 출판사에 계약 상태로 진전이 없는 것도 민망하고 책임감을 중시하는 내 삶의 가치관에도 어긋난다. 참나의 의도가 분명히 신의를 지키는 일이 아름다운 일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내가 힘들 때 계약했던 일은 나를 일으켜 세우는데 지지대가 되어주기도 했다, 그 은혜를 생각해서라도 이제 완결지어야 한다. 또한 진심으로 책을 통해서 깊게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 가까운 지인들이 내가 성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데에 책을 아직 쓰지 않아서라고 안타까워하는 일들이 많다. 그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서도 최우선적으로 한다. 그리고 그 첫 권이 힘들지 시작하고 나면 봇물 터지듯 쏟아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도 있다. 내 주파수에 맞춰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증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Q3. P(plan) : 글로 쓴 완벽한 계획을 지금 가지고 있고, 매주 어려움이 와도 완벽한 새 전략걱 계획을 만들 것이다. 점수 1 ~ 10 중에?

A3. 8점. 셀프 코칭 일지를 써나가는 자체가 내게는 계획이자 실행이다. 그러나 좀 더 선명한 비전을 위해서 이번만큼은 한 주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스스로 피드백을 통해 새로운 전략과 세세한 계획을 잊지 않겠다.


Q4. 성취나 변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먼저 집중할 것은 무엇이고 어떻게 할 것인가?

A4. 점수를 곱한 나의 점수는 648점이다. 1,000점에서 총점을 나누고 보니 64.8%가 나왔다. 나의 달성 가능성 확률이다. Plan이 10점이 되도록 먼저 집중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내일 이어서 Plan이 완벽할 수 있는 코칭을 하려 한다.



여기까지 정리하는 중에 내 온 몸이 뜨거워진다. 모레 있을 독산도서관 강의에서 영화 <기생충>을 다룰 예정이다. 강의 준비를 하다가 아버지 기택이 아들 기우에게 했던 대사를 만났다. 자신의 불안한 미래에 회의감을 드러내려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절대 실패하지 않는 가장 완벽한 계획이 뭔지 알아? 무계획이야.”


대만 카스테라 사업, 발렛 등등 별의 별 직업과 사업을 해봤지만 늘 실패로 점철했던 그는 자신이 계획한 건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는 자조였지만 과연 그럴까? 그 계획의 목적이 그저 자본을 쫓고 세속적 성공을 쫓는 게 아니었다면? 그 사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더 큰 유익이 자신의 삶의 목적과 닿아 있었다면 얘기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정년 퇴직 후에 꾸릴 꿈터 독립책방을 위해서 카페에서 만난 부부는 발품을 팔고 안목을 키운다. 전국에 있는 작은 책방들을 돌아다니면서 주인장들에게 진솔한 얘기를 듣고 자신들의 계획을 수정하면서 그들은 꿈을 꾼다.



<기생충>의 기택이 성실했을 수는 있으나 전략이 없어서 방향마저 흔들렸을 수 있다. 예상되는 어려움을 미리 설계하고 대비책을 마련해가는 일이 계획의 영역이니 그 어떤 과정보다 정성이 들어가는 과정이다. 계획도 자꾸 세워봐야 체계를 이루고 창발성도 터지는 것임을 일하면서 많이 훈련이 되지 않았던가? 이제 나 자신에게 적용시킬 차례다.나는 이제 환경을 탓하고 처지를 탓할 여유조차 없다. 그저 뜨거워진 가슴을 실행으로 옮기라는 정언 명령을 받아들었다. 그 유익은 세상을 조금이라도 따듯하게 바꾸는 일에 조금이라도 기여하는 방법으로 돌아갈 것이다. 스토리텔링하는 듀어로서 종국엔 being하는 사람으로 존재의 춤을 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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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헤, 피터 더 엘더 <이카루스의 추락>




이카루스가 누구인가? 미노스의 미움을 산 아버지 다이달로스와 미궁의 방에 갇혔다가 새의 깃털과 밀랍으로 날개를 만들어 붙이고 탈출했었다. 이카로스는 새처럼 나는 것이 마냥 신기해서 하늘 높이 올라가면 안된다는 아버지의 경고를 무시했다가 결국 태양에 녹아 떨어져 죽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지나친 동경이나 욕망을 상징하는 비유로 종종 등장한다. 때로는 욕망이 너무 강렬해서 현실을 무시하고 몽상만 키우게 되는 때가 있다. 이 그림에서는 제목은 이카루스의 추락이라고 하고 그림에서는 찾아보기도 어려운 지경이다. 그보다 그림 전면에 너무도 평범한 일상이 펼쳐져 있다. 일상성의 위대성을 대조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듯이 오른쪽 아래 귀퉁이에 이카루스가 퍼덕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일상이 담보가 되지 않고 현실에 땅을 붙이지 않은 이상은 헛된 날갯짓에 불과하리니 실행 목표와 튼튼한 기반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또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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