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뮤지엄 산, 진성리더를 찾아서 EP3. 안도 다다오 청춘전
진성 리더를 찾아서 EP3.
비가 나렸다. 반가웠다. 원주 뮤지엄 S.A.N의 안도 다다오를 찾을 길. 내가 이끄미로 12명의 도반들과 함께 했다. 나를 넘어 너에게 이르는 삶의 목적 의식을 분명히 하는 이들의 삶에는 감동이 있다. 유전자 복권을 타고 나지 않고도 끊임없이 북극성을 향해 간 이들의 발자취를 찾는 길. 진주, 강진에 이은 세 번째 여정을 맡아 사전 준비를 했다.
갖춘 것도 가진 것도 없던 맨발의 청춘 안도 다다오. 24세때 죽음을 불사한 100일 간의 세계 여행으로 각성이 일어났다. 대륙 간 처절하게 이어간 건축 여행으로 세상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뜬 채, 만년의 청춘으로 살고 있다. 7개국으로 이어진 자신의 국제순회전을 ‘청춘’이라 이름붙였다. 그런 안도를 보며 나는 그의 ‘벌거벗은 힘’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나의 나력(裸力)을 찾아서’라 이름 붙인 나의 ‘노마드 코칭’. 비까지 나려주니 서로의 속살에 다가가기가 더욱 쉬워진다. 연휴의 교통 상황, 뮤지엄의 동선과 소요 시간, 식사, 나눔 등 치밀하게 계획하여 1안, 2안을 철저히 준비했다. 아니라 달라, 당초 9시 집결 시간에서 한참 지난 11시에야 전체 인원이 다 모이게 되었다. 서로 미안하거나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지 않도록 먼저 온 1군들은 둘씩 영혼의 짝꿍을 지어 간현관광단지의 강길 따라 산책을 하도록 했다.
사회화 과정에서 엮어낸 줄줄이 타이틀을 떼내고 짝꿍들의 벌거벗은 힘을 탐색하는 미션. 2군들끼리도 영혼의 짝을 지어 또 길 떠나게 했다. 진성 아카데미의 도반들이나 기수가 달라서 서로 모르는 분들이 더 많았던 터. 기본적으로 개방성과 유연성을 가진 분들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걱정 않았다. 과연 모두 서로에게 몰입하며 귀한 존재로 환대하고 있었다. 중간중간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미리 강가 식당을 잡아 주문을 하고 기다렸다.
짝꿍들과 얼마나 깊이 만났는지 표정만 봐도 짐작할 수 있었다. 강원도 특산의 메밀전병, 도토리묵, 인삼튀김, 막국수, 해물파전에 막걸리. 자신이 발견한 자연의 소리나 감흥을 쏟아내기 바쁘다. 비는 하염없이 나려도 빗방울 교향곡으로 들리는 마법. 카이로스의 시간은 그토록 다르다. 식사를 끝낸 즈음, 내가 노트북을 꺼내 들었다. 미리 PPT를 공유했지만 내용을 모르는 이들이 태반일 터. 조금 친절해도 좋겠다 싶어 식당에서 철판을 깔고 얘기를 풀어갔다.
안도 다다오는 물론 그의 조력자들의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리더의 ‘임재’ 혹은 ‘존재감’은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고 발휘하게 되는지, 한국에도 그런 안목과 실행력을 가진 리더가 있는지, 한국의 건축가들의 공간 사랑은 어떻게 발현되는지 등을 풀어내자 아주 흥미로워했다. 그들의 목적의식을 다진 나력은 무엇일지, 이 시각, 그들의 종적을 쫓는 나는 어떤 힘으로 나라는 존재를 밝히고 사는지.
오후 두 시, 뮤지엄 산에 도슨트의 해설 따라 보폭을 맞추려 했으나 잠시 참여하던 일행들이 우리끼리 움직이길 요청해서 우리 컨셉에 맞는 탐방으로 이어갔다. 환하게 웃고 아낌없이 표현하며 천진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도반들. 공간이 주는 힘이다. 자연을 곳곳에 들인 공간은 그 자체가 작품이자 놀이터다. 뮤지엄 산을 좋아해서 몇 번이나 왔지만 올 때마다 감동이 다르다. 조지 시걸의 ‘연인’ 작품을 참 좋아한다. 식상하지 않아 다양한 해석을 주니 흥미롭다.
전시장 일대의 전시물에서 안도 다다오 일생의 ‘덕업’을 느끼고 스톤 가든과 물의 정원 곳곳을 거닐며 즐거움을 나눴다. 몸을 사리지 않는 임도반 덕에 인생 사진이 나오기도 하고 “싱잉 인더 레인” 영화 속 장면을 흉내내며 까르르 웃기도 한다. 빗물 놀이하는 개구쟁이가 되어 까불거리게 하는, 내가 선택한 공간과 시간.
널찍한 카페에서 딱 알맞은 아인슈페너 커피, 카라멜 마끼야또, 라떼 등을 마시면서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오전에 함께 한 짝꿍들을 모두에게 소개하며 인물 탐구를 먼저 했다. 기대 이상으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아낌없이 나눴음을 너무도 잘 알겠더라. 존재적 경청을 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감동이 일더라. 듣는 힘을 서로 경험하고 배웠음을 알겠다. 하루의 일정을 통해 배우고 느끼며 얻은 통찰들을 나누었다.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서 얻는 통찰이 정말 크다는 것을 서로가 보여줬다. 모두들 자세히 관찰하고 서로에게 기울이고 있었음을 확인했다. 어록이 따로 없구나 싶은 삶의 지혜가 쏟아져 내렸다. 맘껏 표현하고 발견하도록 판을 까는 파트너 코치로서의 역할이 새삼 고맙다.
무장해제하게 되는 안전지대. 날 것 그대로 드러나도 염려되지 않는 관계. 취약성을 자랑처럼 드러내도 되던 하루를 살았다. 내일은 또 낯섦으로 당황스러울 수 있더라도 그 공간, 그 시간, 그 사람들이 공속의 시간을 살았던 기억은 카이로스의 시간 안에 내장되어 있으리라. 공간, 예술, 자연, 화룡정점의 사람. 족하다.
#진성리더를찾아서 #진성존재코칭센터 #육코치ㅡ노마드코칭 #육코치ㅡ삶의예술가코칭 #한국조직경영개발학회 #육코치ㅡ존중과환대의코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