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43 넷플릭스 시리즈 <셀러브리티>를 보고
이틀 연이어 너무 무리했다. 오늘은 완전히 뻗어서 꼼짝하기 힘들었다. 오전에 이리저리 연락해서 마무리 지을 일들을 끝내자 잠시 멍해졌다. 밥을 먹다가 지인 교수님께서 페이스북에 올렸던, 관종 관련 한국사회현상에 대해 논한 칼럼이 생각났다. 칼럼에 언급했던 <셀러브리티> 시리즈를 보기 시작했다. ‘진정한 자기(Authentic Self)’를 잃어버린 다양한 초상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SNS를 지배하던 자가 종국에는 팔로워들에 의해 몰락해가는 과정에서 욕망의 변주가 끊임없이 벌어졌다. SNS의 인플루언서, 유튜버들이 사업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는 지금이 재현되고 있어서 씁쓸함이 맴돈다.
유전자 복권을 타고 난 셀럽과 맨발로 신분 상승을 꿈꾸는 신흥 셀럽의 대결 구도이나 역사에서 흔히 만나던 권력구도의 모습들이다. 권모술수가 난무하면서 진실은 감춰지고, 그 자신 조차 자신의 진실이 뭔지 망각해버리게 된다. 관심종자들이 각자의 채널을 만들고 팔로워 늘이기에 혈안이 된다. 자신의 성을 구축하는 수단으로서 인간을 바라보고 거짓 연기로 팔로워들을 사랑한다고 떠든다. 시기와 질투로 같은 셀럽끼리 혈투를 벌이게도 하지만, 주인공 서아리처럼 신흥 세력으로 진입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bbbfamous에 의해서 모두 몰락일로에 선다.
노를 젓던 민중들이 분노에 차면 그 배를 엎을 수 있는 것처럼, 타인의 욕망에 기대어 있다면 타인에 대한 절대적 공감과 긍휼이 있어야 한다. 욕망을 향한 에고에는 여지없이 공감 지수를 높여가던 대중들. 욕망을 향한 대중의 속성이 처음에는 셀럽에 대한 부러움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비교에서 오는 열패감에 화가 나기 시작하면서 화낼 핑계를 찾는다. 때맞춰 경쟁자들에 의해서 물고 뜯으며 폭로전이 벌어지면 대중들은 또 신난다. 울고 싶은 차에 뺨 맞은 격으로 성난 해일을 일으킨다. 다시 무료해진 대중들은 새로운 스타 만들기에 몰입한다. 대리 만족을 느끼며 비슷해지려 하지만 닿지 않는 신기루에 다시 화가 나고 공동의 분노 대상이 필요해진다.
오로지 팔로우의 숫자로 자신의 값어치가 정해지는 사막에서 제 정신으로 멘탈을 지켜갈 수 없다. 명품 쇼핑 중독, 마약 중독, 섹스 중독 등, 남들은 ‘감히’ 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에너지를 충전한다. 그게 특권이란다. 집요한 오민혜는 끝간 데 없는 열등감과 편집증적인 집착이 넘실댄다. 이 즈음에서 실제 인플루언서 혹은 유명 유튜버의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은 이 드라마를 어떻게 봤을까 궁금하다. 내 주변에도 인플루언서였다가 사업자가 된 이가 있다. 그녀는 블로그 1세대로 관련 법이 없는 상태에서 무고한 시기와 질투로 아주 힘들어진 적도 있으나 고유의 진정성으로 지금도 건재한다. 자신이 유통하는 물건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철저한 검수와 꼼꼼한 관리로 이제는 십년 이상의 단골 고객들만 상대해도 몇 개의 회사가 굴러간다.
함께 납품 업체를 방문해서 1박까지 하고 온 적이 있었다. 그때 지인과 납품 업체의 사장 가족들과 진짜 가족처럼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심이 보여주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 관심과 사랑을 받는 존재로서 이름값을 하고자 하는 대표는 고객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일종의 사명감을 갖고 있음을 보였다. 나의 추천으로 ‘진성리더십 아카데미’를 수료하면서 진정성을 유지하는 뿌리 리더십을 디자인하고 언제나 자신의 존재 이유를 잊지 않으며 확실히 정립한 가치관으로 자신의 비전을 만들어 가고 있다. 끊임없이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무엇을 추구하는지, 자신의 지금이 누군가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내면의 자신과 끊임없이 대화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이런 건실한 인플루언서와 그들은 뭐가 달랐을까? 사람이 자신에 대해서 질문을 멈추면 드라마 속 주인공들처럼 자신이 누구인지 정말 모르게 된다. 남들의 평가에 맞추는 삶, 남들이 추앙한다고 착각하면서, 타인의 욕구를 대신 충족시키고 연기하면서 산다. 주인공 서아리나 윤시현처럼 최소한 자신의 양심에 귀를 기울이면 ‘내가 이렇게 살아도 되나?’를 생각하게 된다. 사람들은 누구든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 특히 인정을 과시함으로써 권력을 만들려는 자들은 내면이 공허해서 최우선적으로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 드라마 속 트러블 메이커 진채연은 남양유업의 손녀 황양을 떠올리기 했다. 이미 우리의 삶에서 흔하게 찾을 수 있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존재했다.
SNS의 속성을 가장 잘 꿰고 있던 bbbfamous는 마사지사로서 온갖 추문의 은밀한 정보를 취득해서 역으로 셀럽들을 조종한다. 그녀는 일시적이나마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빅브라더가 되었다. 정보력을 쥔 자의 큰 그림으로 아수라장이 되었으니. 금수저를 물고 나온 아이들은 아예 가 닿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자신과 비슷한 처지일 듯한 서아리와 동일시해서 잠시 ‘힘’을 가진 이의 흉내를 내보았다. 가판을 만들어 대중들의 분노를 조장하고 군림했지만 누구보다 자신이 더 잘 안다. 영화 <기생충>의 냄새를 지울 수 없듯이 자신의 명품백을 기어다니던 바퀴벌레를 막을 수 없다는 것. 가장 아프고 쓰린 장면이었다.
인터넷을 통해서 온라인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의 신기함이 지금도 선명하다. 나도 그런 연결이 너무 좋아서 젊어 한때는 인터넷 카페의 죽순이가 되기도 했다, 다행스럽게 클래식 음악 동호 성격이었기에 예상치 못할 험한 꼴을 보지는 않았지만 사람의 속성에 대해 배울 기회가 많았다. 돈도 안 나오는 그곳에서 오로지 ‘인기’를 위해 목숨을 걸던 사람들의 모습도 봤다. 그 와중에 나도 이유도 모를 공격을 당해서 힘든 적도 있었다. 자신의 인기를 담보하기 위해 타인을 이유 없이 깎아내리고 음해하다가 결국 분방을 하고 아사리판을 만드는 사람도 봤다. 지금도 페이스북 안에서도 서로의 정체성을 따지며 음해 공격하며 여론 몰이를 하는 사람들도 봤다. 그 모든 우스꽝스러운 장면들은 결국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고 자신에게 질문하지 않아서 벌어지는 일들임을 이제는 너무도 잘 안다.
외부로 향하는 관심의 화살을 자기 자신의 내면에 돌릴 때 단단해진다. 자유로워진다. 나 자신의 셀럽이 되는 일. 제일 남는 장사다. 셀프 코칭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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