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쟁이냐구요?

100-62 코액티브 코칭 2일차 직관 활용

주말 아침의 양수역은 자전거 라이더들의 행렬로 왁자하다. 아침에 준비를 서두르다보니 열차보다 이르게 도착했다. 집 가까운 국수역이 있으나 여유를 부리는 날에는 양수역 공영주차장에 차를 두고 서울을 다녀온다. 집에서 양수역까지 가는 길 보이는 남한강과 마주뵈는 검단산이나 예봉산 등의 산빛을 느기러 운전을 한다. 여지없이 나는 나그네의 마음이 되어 한가로워진다.



오늘은 여유를 더 부릴 수 있었다. 형형색색의 라이더들의 우쓰광스런 걸음을 보자니 풋 웃음이 난다. 특수한 신발의 기능상 어기적 어기적 걷는 꼴이라니ᆢ자전거 위에서는 날렵한 백조처럼 날쌔지만 그들도 지상위에서는 전혀 엉뚱한 모습을 연출한다. 장난끼가 동해서 그들의 성지 커피점에 불쑥 난입했다. 그들 따라 아침 허기를 달래는 샌드위치와 따듯한 커피 세트를 주문하고 뻔뻔하게 그들 틈에 끼어 있었다.



맞다. 대체로 여자들만 있는 곳을 남자 혼자서는 지나치기 어렵지만 여자들은 그 어려운 걸 한다. ㅋㅋᆢ착각도 풍년이다. 그들은 그들대로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다. 오로지 오늘 라이딩할 컨디션을 체크하고, 함께 할 동행자들을 챙기고, 그러저러 알게 된 라이딩 동지들과 안부를 묻고, 목적지 관련한 정보를 구할 뿐이다.



20여 분 시간 안에서 감각기관을 통해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많은 정보, 외부 자극을 감지하며 나도 모르게 떠오르는 기억과 느낌, 그에 따라 자동적으로 형성되어 구성하는 이야기와 생각들. 그 속에서 나는 오롯한 혼자로 있지 않는다. 내 삶의 숱한 귀퉁이에서 만났던 장면, 나눴던 작용, 느꼈던 감정들이 생략되고 왜곡되고 일반화되면서 스토리를 형성하고 생각 혹은 신념으로 굳어졌다.



어제 코액티브 기초 과정의 2일차에 또 인상적인 체험이 있었다. 오전에 각자가 배양하고픈 코칭 기술을 골랐다. 고르는 과정에서도 각 개인은 개별적 사유와 서사를 담고 있었다. 그저 원하는 기술을 고르라 했을 뿐인데 직장에서 가족,숱한 관계에서 빚어지는 어려움을 호소하며 자신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 잘 소통하고 싶은지를 말했다. 적어도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제대로 소통하고 싶은 사람들이구나.



하루종일 자신이 배양하고픈 기술이 무엇인지 '주의'를 기울이는 아주 신박한 장치가 있었다. 스티커를 얻는 경쟁을 통해 자신의 기술을 적재적소에 잘 구사해보게 하니 재밌는 놀이이자 학습이 되었다. 설계자의 교육 의도가 아주 촘촘하게 사랑을 담고 있음을 잘 느끼겠다. '재미'와 '의미'에 '탁월성'을 포함하는 프로그램 구성이 결코 쉽지 않은데ᆢ



'영혼 또한 자신을 알고 싶다면 다른 영혼을 마주해야한다' -<알키비아데스>의 소크라테스 말 중에서



소크라테스의 저 명언을 제대로 느낀 순간이 있었다. 설명으로 한계가 있는 직관을 독특한 실습으로 경험했다. 둘씩 파트너가 되어 한 번은 현상으로 드러난 것을 관찰한 내용을, 또 한 번은 말해지지 않았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으나 느낄 수 있는 것을 발설해보기를 했다. 코치역의 사람은 전적인 경청 중에 느끼게 된 직관을 말하고 고객역할의 사람은 자신의 내면과 코치가 얘기하는 직관이 일치하는지를 알아보는 실습이었다.



내가 코치로서의 직관을 리더의 질문에 따라 고객에게 들려주었다. 고객이 자신이 2분간 말하면서 느꼈을 느낌, 궁극적으로 원하는 욕구, 스스로 형성한 자아상,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은지의 의지와 결심, 견고하게 갖고 있는 자동신념 등을 차근히 들려주는 일이었다. 서로의 표정이나 태도를 볼 수 없도로 서로의 어깨를 등지고 있는 배치에서 고객은 그저 듣기만 한다. 마음속으로 자신이 느끼고 생각한 것이랑 어떻게 같고 다른지를 점검하면서.



"혹시 점쟁이세요. 어떻게 이렇게 제 마음을 잘 아시죠. 아ᆢ저 눈물이 ᆢ"



끝내 눈물을 보였다. 자신은 누구보다 논리적이고 분명해서 이런 상상하거나 내면의 것들에 대해서 별로 믿지 않는다. 그런데 자신이 이런 반응을 보이다니 너무 놀랐다. 마치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 말하지 않았는데 이 사람이 어쩌면 내 마음을 이렇게나 잘 알지? 말을 하곤 다시 주르륵 눈물을 보이기에 가만히 안고 토닥였다. 어떻게 알았냐고? 저는 그저 그 2분의 시간동안은 오로지 ○○님을 믿기로 작정했을 뿐이라고.



진짜 내가 점이라도 친 걸까? 나는 그저 코치로서의 민감성을 조금 더 열어뒀을 뿐. 오전에 '인정'의 기술에 관해 ○○가 던진 질문에서 많은 힌트가 있었을지 모른다. 지금 그녀가 직장내에서 처해있는 환경 안에서 어떻게 분투하고 있는지 그 고충이 느껴졌다. 민감하게 포착한 것에 대한 공감이 일차적으로 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정보들이 내 내면 안에서 내 삶에서의 경험,기억들과 만나 화학작용이 일어났을 것이다.



그녀에 대한 깊은 연결감에서 온 느낌도 있을 테고, 인간 보편의 정서와 만나진 것도 있으며, 내가 그녀가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응원의 마음까지 더해져서 다 함께 작용한 걸게다. 혼자서도 생각할 수는 있지만 편린으로 떠돌다 말 수도 있고 확신이 들기 어렵다.



그러나 이를 함께 지켜보며 때로는 지지를, 때로는 직면을, 때로는 격려로 춤을 추고 있다면? 코치와의 연결은 고통이 아픔만으로 끝나지 않고 배움의 터가 된다는 것을 자연스레 느끼게 해준다. 그러니 겁먹지 않아도 된다고, 안심해도 된다고. 그저 나로서, 너로서 나아가면 된다고ᆢ



○○는 훗날 코치로서의 삶을 살아가면서 이 날을 떠올리게 될까? 인간은 KPI의 평가 기준으로 논할 수 없는, 존재 자체로 '인정'받을 충분한 이유와 삶의 목적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도 코치다움을 생각하게 하는 오늘의 단상. 코치의 삶, 여전히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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