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64 참새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요
70대 여성고객의 코칭 3회차. 삶의 변화가 확연히 나타났다. 자신도 놀라고 가족들도 놀라고. 마음의 빗장을 닫고 있던 아들이 코치님께 인사드리고 싶다며 어머니인 고객을 모시고 나왔다. 고객님은 얼마나 기쁜지 화색이 환해져있다. 엄마의 코치님께 커피와 크로플을 대접하며 잠시 앉았다. 혹시 내게 궁금한 게 있거나 알고 싶은 것,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말씀 주시라하니.
"전 그저 엄마가 더 기쁘고 더 즐겁게 하루하루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자식인 우리가 잘해야 하는데 못난 모습을 보여드려 엄마 걱정만 커지게 해서 미안하지요."
고객인 엄마는 자식들 걱정하느라 자식들은 엄마를 걱정하느라 지금 이 순간의 기쁨을 놓치고 있는 듯해서 안타까웠다. 겪었던 고통에서 오는 두려움과 아직 오지 않은 불안함 때문에 지금 여기에를 놓치고 사는 우리들은 그래서 불행을 자초한다. 지난 주, 지금 여기에를 느끼는 방법 중 하나가 자신의 몸을 구석구석 만져주며 말걸기를 하시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수시로 그렇게 하셨단다.
"아차, 코치님.잊은 게 있어요. 꼭 말씀드리고 싶었는데......어느날 창문을 열었는데 참새 소리가 얼마나 이쁘게 나는 거에요. 제가 고향땅에서 새울음 소리를 얼마나 많이 듣고 자랐는데, 그러고보니 제가 새소리를 잊고 오십여년을 살았더라구요. 그런데 코칭 받으면서 나만 신경쓰고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찾다보니 여유가 생기나봐요. 세상에 참새소리가 들리더라니까요? 하늘은 또 얼마나 이쁘던지......"
축하드린다고. 그 순간 오로지 새소리만 들리고 감동하는 때, 그것이 바로 지금 여기에 머무는 순간이라고, 그런 순간을 얼마나 많이 가지느냐에 따라 지금의 행복, 지금의 평화가 일어나는 거라고. 오십여년 동동거리며 남편이랑 함께 시동생들 다 시집 장가 보내고 살 방이라도 구할 돈을 쥐어주고, 아들 딸 공부시키고 시집 장가보내느라 하늘 한 번 제대로 쳐다본 적이 없다고. 그저 하늘 쳐다보는 게 이리 기쁜 일인지 몰랐다고.
어찌나 해맑게 웃으시는지 눈물이 날 뻔했다. 지난 주 7080 DJ쇼에서 작업하며 라디오에서 듣던 가수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정말 즐거웠다고 연신 고맙다신다. 초대권을 구해서 따님과 손자와 함께 다녀오게 한 일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신다. 어머니가 달라지니 온 자녀들이 서로 전화해서 기뻐하고 축하하며 대화가 많아졌단다. 그래서 아드님이 내가 궁금했던 모양이다. 어머니께서 코칭을 받고 난 후, 배에 힘이 들어가고 중심을 잡아가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단다.
지난주에는 특히 기쁘고 감동할 일이 있었단다. 여동생의 아들이 큰 맛집을 하는데 고기가 어찌나 맛난지 전국에서 유명한단다. 지난 주에 조카를 보고 왔는데 조카가 이모와 이모부께서 자기들이 경제적으로 한참 어려웠던 시기에 언제나 빈손으로 보내지 않으셨다고. 때로는 학비를 때로는 생활비를 만들어주셨다고. 내내 잊지 않았다고. 두 분 덕분에 대학은 물론 학사 장교로, 직장인으로 또 이제는 잘나가는 식당까지 하게 되었다고. 이제 차츰차츰 그 은혜를 갚고 싶다며 용돈 쓰시라고 돈 백만원을 내놓았다.
그걸 어떻게 받느냐고, 받고서도 내내 마음이 안 편하다고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신다. 함께 코칭 대화를 나누면서 알아차렸다. 돈 백만원은 그저 돈인게 아니라, 돈에 담긴 가치와 사랑이 인간 00를 더욱 돋보이는 존재, 사랑의 존재로 느끼게 한다고. 그래서도 더 기쁘게 오로지 00 자신을 위해서 쓰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조카가 이모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아주 쓸모있고 은혜를 아는 꽤 괜찮은 사람으로 여겨진다고. 다시 더없는 가치의 기쁨을 주는 것임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실행계획이 돈 백만원을 자신을 위해서 멋지게 써보기였다. 그리고 유독 한 딸에게만 부끄럽고 미안해서 말하지 못했던 일을 솔직하게 얘기하고 양해를 구하겠다는 실행 계획도 세우셨다. 자식을 향한 걱정이전에 스스로를 돌보며 행복해하고 잘 웃는 모습을 선물하기. 그리고 장성한 자식들이어도 사소한 일에도 인정하고 격려하는 말을 표현해서 어릴 때 먹고 사느라 해주지 못한 사랑 표현을 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처음에는 쑥스럽더니 하니까 나도 모르게 웃음나고 뿌듯했다고
보약을 숱하게 먹어보지 않았겠느냐고 보약이 날 일으키는 게 아니라 코치님이 날 일으킨 거라고. 황송하기도 하고 사실이 아니겠기로 정정해드렸다. 00님께서 마음을 활짝 여셨고, 진짜 00을 찾아가는 여정을 즐기고 계셔서 실천력이 마음근육을 키우고 있는 거라고. 코칭이 힘이 센 이유는 단 한 가지. 그가 한, 혹은 할 행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고 있는 혹은 하고 있지 못하는 사람 존재 자체에 집중하고 지지하기. 그로써 사람은 안전한 마음으로 자꾸 표현하게 된다. 아이도 어른도. 사람은 누구나 사랑받기를 원한다.
단전에 힘을 불어넣는 일은 자신을 수용하고 잘 돌보며 지지하는 일부터. 힘이 나면 무엇이든 하려는 의욕과 호기심이 일어난다. 엄청난 몰입으로 바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제대로 느끼게 된다. 지금 여기에의 생생함. 자신이 어떤 상태이며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느끼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