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나라에라도 다녀오는 듯 아득하다. 마지막 머묾이 '산토리니'여서였는지. 진북하브루타의 현심, 바디풀니스의 예림, 강의+노마드코칭+환갑+생일잔치가 결합된 1박 2일 춘천행. 앗, 출발 전 분당에서의 이미지 컨설팅도 있었구나.
동생들이 마련해준 이미지 컨설팅과 옷 선물. '소울 뷰티 디자인'의 김주미 대표의 꼼꼼하나 뼈때리는 컨설팅과 코칭에 이어 월남식 점심. 백화점 쇼핑으로 당장 전략 적용했다. 도대체 환갑을 몇번째 우려 먹는지ᆢ
비는 추적추적 내려도 누가 함께 하느냐에 따라 공간과 시간이 마법을 부린다. 춘천 KT&G 상상마당에 여정을 풀었다. 와인, 연어 스테이크, 비프 스테이크 세트, 샐러드, 올리올리오 파스타, 크림 리조또. 요리만큼 대화도 풍성해서 나눠도 나눠도 끝이 없더라.
숙소에 올라가 2라운드 토크마당이 이어졌다. '친밀해진다는 것', 건전한 피드백, 공감, 소통력에 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상대는 분명 애정을 바탕해, 직관에 의한 피드백을 준다. 그런데 듣는 이들은 일차적으로 올라오는 감정에 당혹감을 느낀다.
특히 아킬레스건이라 여기는 부분일 때, 여지없이 감정 통제가 무너진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가 스타일이 다르고, 민감하게 느껴지는 부분 역시 각자 다른 포인트임을 배웠다. 서로 아프게 했을지도 모르는 말습관이나 미처 헤아리지 못한 부분들에 대해 빠른 사과로 수용했다.
우리는 '어떻게' 서로에게 맞출 것인지에 주목하기보다 서로가 '그러하다'를 수용하려 했다. 각자가 무엇을 알아차렸는지를 나눴다. 다르다는 사실 자체를 이해하고 존중하기. 판단없이 서로의 거울로서 되비춰주기. 결론은 서로 불편할 수 있는 얘기들조차 투명하게 드러내고 수용할 수 있는 도반들이 있음에 감사했다.
현심은 강의하러 나가고, 예림과 이번주 노마드코칭을 했다. '홀로 있음의 진정한 자유'를 주제로, 탐색을 깊이 해나갔다. 자신의 공간을 성전 꾸미듯 하고 싶어졌다는 예림은 이미 공간의 주인으로서 어떤 분위기를 연출하고 어떻게 존재하고 싶은지가 분명해졌다. 깊은 연결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코칭 마무리.
다시 맛난 점심을 먹으러 검색 신공을 벌여 칠구 닭갈비를 찾아냈다. 의암호에 연접해있는 곳이라 뷰가 확실했다. 닭갈비를 소금구이로 먹는데 딱 좋았다. 와, 오리배를 공짜로 태워주는 이벤트가 있었다. 둘이 사양할 리가 없지. 의암호를 오리배로 동동 떠다니는 즐거움이 의외로 컸다. 어찌나 깔깔대며 웃었는지.
세렌디피티. 예림이 나와 함께 있는 자리면 어김없이 강의 의뢰가 들어온다. 내가 아무래도 그녀의 '돈요정'인가보다. 이쯤 되면 우연성이랄 수 없다. 내 일처럼 기쁠 일. 삐거덕, 철컥 녹슨 오리배의 숨가뿐 소리가 무슨 대수일까? 낭보가 연이어 날아든다.
확실히 기운이 달라져간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낀다. 도처에 상스러운 사인들이 있다. 코칭 고객들이 감사하다고 자진해서 코칭비를 더 보내주는가 하면, 응모하는 일들도 원하는 방식대로 합격한다. 선한 의지로 의도를 세우면 확실히 돕는 손길이 있다.
마지막 장소 '산토리니'. 인터넷 상 한참 사진 올라오던 곳인데 무심코 봐넘겼었다. 예림이 찾아냈는데 바로 그곳이었다. 춘천 전경이 한 눈에 보여 사랑받는 이유를 알 만했다. 시그니처 하얀 종탑 아래에서 기억을 붙잡는 이들의 뒷모습이 정겹다.
준비해간 책을 읽으며 1박 2일을 정리. 서두를 것도 이룰 것도 없는, 우리가 즐긴 시간들. 뭘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한 공간 안에서 영적 교류의 침묵만으로 이미 충만한. 텅 빈 충만을 맘껏 받아든 시간. 블루 슈퍼 블루문이 떠오른 날로 기억하는 어느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