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날

2024년 1월 1일을 맞으며

사방은 아직 깜깜한 정적.

모든 가능성을 품은 새벽의 어둠을 사랑하게 되었다.

올빼미 족장에 가까웠던 내가 새벽을 깨우는 얼리버드의 삶을 살고 있다니.....

2023년 잘 살았다. '유머'와 '흐름'을 한 해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삼았다. 

키워드를 정하는 일은 나를 위한 중심을 세우는 데 제법 유용했다

늘 의식 안에 키워드를 품고 있으니 삶의 전반을 아우르는 기준이 되어갔다.

그 기준은 나를 움직이는 신념이 되게 헀고 행동 지표가 되었다. 

2023년에 이룬 것들을 바탕으로 올해는 어떤 키워드로 나를 움직일까 내내 생각 중이었다.

'풍요'라는 단어는 진작에 뽑아냈다. 풍요라는 키워드는 이미 나를 흡족하게 해서 웃음을 띠게 된다.

나는 마음의 풍요는 늘 누려왔다고 생각했지만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도 얼마든지 풍요로울 수 있다는 사실은 종종 잊곤 했다. 2024년에는 물질적으로도 풍요로워져서 적어도 하고 싶은 일들을 못하고 참으며 절제해야 하는 순간을 줄이고 싶다.

막 스쳐지나가는 단어가 '질서'였다. 풍요로움을 누리는 데 취해서 균형을 잃으면 안되니까. 혹은 어느 한쪽으로 치유쳐서도 안되니까 생각의 질서, 감정의 질서, 욕구의 질서를 잘 지켜나가며 정돈된 삶을 만들어가야겠다. 풍요의 여신 아르테미스는 나를 어디로 데려갈까 기대에 찬 새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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