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연재를 잠시 중단합니다

시험기간에 따라 연재를 잠시 중단합니다.

by 민해경

안녕하세요. 브런치스토리에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민해경입니다. 먼저, 이번 주 토요일과 다음 주 화요일에 예정되어있던 연재를 잠시 미루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저의 지적 게으름으로부터 비롯된 잘못이지만, 궁색한 변명을 해보자면 대학교 기말고사 기간이기도 하고, 아도르노의 [부정변증법]의 독해를 다시 시작하여 질 좋은 글로 독자 분들을 찾아뵐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 주 토요일에 더 좋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여기에 더해 잠시 개인적으로 글로 남기고 싶었던 사유의 파편들을 잠깐이나마 공유할까 합니다.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는 정통적인 맑스주의자에서 비판 이론의 길로 넘어왔습니다. 그러므로 많은 좌파들에게 비판을 받고, 논쟁을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개별과학으로 전락해 버린 철학을 본 의미를 회복시키지 않고 그저 목적론적으로 세계개념으로 되돌리려는 시도, 그 과정에서 동일성이 비동일자에게 행하는 폭력에 대해 크나큰 반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철학과 사유는 결핍에서 비롯된다고 흔히들 이야기합니다. 이를 전문 용어로 표현한다면 주체의 의식이 객체를 넘어서지 못하는 것이겠죠. 그러기에 인류의 역사는 앞에 놓여있는 모순을 극복함과 동시에 새로운 모순을 탄생시키는 과정이었고, 이러한 모순은 또 다른 사유를 촉발시는 것이었습니다. 이 점에서 중요한 점은, 인류는 단 한 번도 해방된 적 없으며, 해방을 위해선 그동안의 역사와는 다른 형태의 사건이 벌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을 제시한 것은 벤야민이었습니다. 현재의 피억압자들이 자신들의 결핍만이 아닌 과거의 결핍을 전승받을 때, 비로소 연대에 기초한 해방은 완성된다는 그의 주장 말입니다. 이러한 주장은 아도르노에게서 구체화됩니다. 아도르노는 모더니즘과 근대성이란 개념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동안의 모더니즘은 동일자가 비동일자를 폭력으로 동일화 시키고, 결론적으로는 그 동일화가 비동일자의 존재를 없애지 못하는 사유였다면, 이제는 비동일자 스스로 객체와 화해하는 이성으로 나아가자는 부정변증법의 모티프가 바로 그것입니다.


여담이지만, 우리의 인생도 무엇보다 변증법적입니다. 모두는 자신만의 결핍이 존재하고, 자신만의 고통이 존재하고 고통이 존재하지 않는 시기란 없습니다. 결핍이 해결되면 다른 결핍이 찾아오고, 이 결핍이 없어지면 또 다른 결핍이 찾아오는 과정의 반복이 인생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러므로, 미래를 희망하며 현재를 희생하지 말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지금은 여러분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일테니까요. 현재를 즐기고(Carpe diem) 현재의 행복을 누리는 것이 어쩌면 벤야민이 말한 역사의 브레이크를 당기는 그 순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회과학과 인문학을 하며 미시적인 요소에 묶여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한 명이 아닌 사회를 보고, 그 사회 속에서 인간을 위한 사유를 하는 것이 목적일테니까요.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 사유의 목적은 개개인의 미시적 행복을 구원하는 데 있습니다. 어떤 미래도, 어떤 번영도 여러분의 행복과 바꿀 수 없습니다. 부정은 영원한 부정으로 남겨야 하겠지만 과거의 추억을 기억하고, 지금의 행복을 만끽하며, 베일 속에 미래를 기대하는 삶이 이성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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