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읽지 않아도 괜찮은 독서

일과 육아 사이에서 책을 읽는다는 것

by 책틈사이


요즘은 책을 고를 때
끝까지 읽을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

대신,
중간에 내려놓아도 괜찮을지를

떠올린다.


일과 육아 사이에서
하루는 늘 잘게 쪼개진다.
앉았다 일어나는 일이 반복되고,
마음도 생각도 자주 끊긴다.

이런 하루에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야 하는 독서는
오히려 부담이 될 때가 있다.


그래서 요즘의 나는
긴 호흡의 책보다
짧게 읽고 잠시 덮어둘 수 있는 글을

더 자주 찾는다.

오늘 몇 쪽,
내일 또 몇 쪽.
읽다 멈춰도 흐름이 완전히 끊기지 않는 책.


최근 읽고 있는 책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계절에 비유해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의 나는 어떤 계절에 머물러 있는지,

왜 유독 어떤 감정에 오래 머무는지,
조심스럽게 돌아보게 만드는 방식이었다.


이런 글이 좋았던 이유는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괜찮았기 때문이다.
지금의 계절에 맞는 부분을 골라 읽어도 되고,

마음이 닿는 부분에 잠시 머물러도 괜찮았다.

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며
내 마음을 돌보는 일은 늘 뒤로 밀린다.
당장 해야 할 일들이 먼저이고,
나중에, 나중에, 하다 보면
마음을 들여다볼 여유는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이런 독서가
요즘의 나에게는
공부나 성장이 아니라 숨 고르기에 가깝다.


책을 덮고 나서
조금 덜 조급해졌고
조금 덜 몰아붙이게 되었다.


끝까지 읽지 않아도 괜찮은 독서.
지금의 나에게는
이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다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