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픽 시리즈 소설: 북적대지만 은밀하게&개구리가 되고 싶어
봄이 시작되면
우리의
일상은 조금 더 바빠진다.
겨울 동안 잠시
느슨해졌던 하루가
다시 속도를 찾아 움직이기
시작하는 시기이니까.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지만
막상 긴 소설을 펼칠 여유는
쉽게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이런 계절에는
조금 다른 방식의
독서가 필요하다.
길고 묵직한 장편 대신
짧지만 밀도 있는 이야기.
잠깐의 시간에도
충분히 한 편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소설.
오늘 소개하고 싶은 책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읽기 좋은
위픽 시리즈다.
위픽 시리즈는
위즈덤하우스 출판사에서 만든 것으로
비교적 짧은 분량의 한국 소설을
한 권씩 묶어낸 시리즈다.
카페에서 30분, 혹은
한 시간 정도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분량이지만
이야기의 밀도는
결코 가볍지 않다.
짧은 이야기 안에
인물의 삶과 감정,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모습이
압축적으로 담겨 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직장인들이 특히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두 편의 소설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어떤 이야기인가요?
32살,
7년 차 컨벤션 기획자이자
프로젝트 매니저인 도윤.
그녀는
J기관의 창업 박람회를
기획하게 된다.
하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힌다.
이상한 행사명을 고집하는
클라이언트를 만난 것이다.
무례하고 이기적인
J기관 박 대표.
도윤은
그와 부딪히며
행사를 준비해 나간다.
과연 그녀는
이 복잡한 상황 속에서
행사를 무사히 개최할 수 있을까?
이 소설은
직장인의 업무와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현실적인 순간들을
짧고 밀도 있게 그려낸 이야기다.
이 소설을 추천하는 이유
직장인들의 고군분투 이야기를
나도 퇴사 후에 읽으니
마음이 더 울컥했던 소설이다.
동료와의 관계도,
선후배와의 거리도,
상사와의 눈치도 쉽지 않지만
업체와의 관계 역시
만만치 않다.
그 세계를 지나온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
짧지만 묵직하게,
그리고 조금은 통쾌하게
직장인의 고뇌를 짚어내는 소설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이 문장이 특히 마음에 남는다.
“서툰 자신을 좀 더
다정한 눈으로 바라보게 되시길.”
우리는 늘
능숙해야 할 것 같고,
실수하면 안 될 것 같고,
단단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모두 조금씩 서툰 채로
오늘을 버텨내고 있는 건 아닐까.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애쓰고 있을 직장인들을
조용히 응원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어떤 이야기인가요?
주인공 가은은
10년 차 직장인이다.
직장에서
업무 일기를 함께 쓸 정도로
가까웠던 후배이자 동료 ‘완’.
하지만 어느 순간
그와의 관계는
조금씩 멀어지게 된다.
가은은
그 관계가
어긋나게 된 순간들을
천천히 되짚어 보면서
자신이 놓치고 있었던 감정들을
마주하게 된다.
또한
완을 통해 알게 된
‘수경’과의 만남은
가은에게 또 다른 거울이 된다.
자신과 전혀 다른 태도로
삶을 살아가는 수경을 바라보며
가은은 권태에 잠식된
자신의 일상을 자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 권태를 깨기 위해
아주 작은 시도들을 시작한다.
이 소설을 추천하는 이유
이 소설은
직장인의 권태를
아주 섬세하게 보여준다.
오랫동안 같은 일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유를 알 수 없는 권태가
찾아오기도 한다.
소설 속에서도
이런 문장이 등장한다.
"대부분의 시간에
나는 무척이나 권태로웠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권태.
뭔가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무관심의 나날들."
권태는
현재 상태에 대한 불만족이기도 하고
어딘가 멈춰 있는
삶의 감각이기도 하다.
하지만
권태로움 속에서도
일상은 그렇게 흘러간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
움츠려 있던 마음에도
언젠가는 틈이 생긴다.
개구리가 깨어나는
경칩처럼.
우리의 일상도
아주 작게,
그러나 분명하게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일도,
사람도,
사랑도,
삶도.
조금은 가볍게
건너가 보는 것.
『개구리가 되고 싶어』는
권태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작지만 분명한 이 움직임을
조용히 건네는 소설이다.
『북적대지만 은밀하게』와
『개구리가 되고 싶어』는
각기 다른 방향에서
직장인의 일상을 바라보는 이야기다.
일 속에서 부딪히는 관계와
그 속에서 쌓여가는 권태.
우리가 매일 지나고 있는
하루의 모습이
이 소설들 속에 담겨 있다.
짧은 이야기지만
읽고 나면
자신의 일상을
조금 다르게 바라볼 것이다.
한국 소설은 생각보다 가깝고,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도 부담 없이 읽히는
한국소설을
함께 나누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