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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크로드 Aug 11. 2024

미국 팟럭 파티 현장 스케치

세상에서 가장 간편한 김밥을 미국 식탁에!


The Potluck begins

팟럭







조금은 특별했던 날로 기억한다. 홈스테이 집에 손님들을 초대하여 

1. 식사

2. 게임

3. 불꽃놀이 

4. 음악  

순서대로 파티를 즐겼다. 





► Potluck: Pot+Luck (냄비+행운)'



팟럭 파티는 초청받은 손님들이 직접 요리를 가지고 와서 함께 하는 친목 행사이다. 각자 메인 디시, 샐러드, 음료, 디저트 등을 준비해 와서 자유롭게 누리면 된다. 


우리나라에서 집에 사람들을 초청한다면 장을 보고, 음식을 준비하고 설거지하고 청소했던 기억이 더 많지만 팟럭파티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 의사소통을 촉진하고,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필수로 참석하는 게 좋다. 또한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게스트들이 각자 음식을 가져오기 때문에 부담을 덜 수 있다. 이로써 시간도 절약되었고, 서로에 대한 공감, 이해를 높일 수 있다. 



미국의 팟럭 (포트럭) 을 준비한 우리 홈스테이 아주머니 덕분에 나도 파티 호스트가 되었다. 오는 손님마다 큰 소리로 인사를 하다 보면 나름 자연스러워진다.


인사를 하자마자 시선은 그들의 손에 들려진 식사메뉴로 향하고, 마치 강아지마냥 킁킁 냄새를 맡고 있다. 눈, 손동작, 코, 발, 입이 동시에 바빠진다. 











이번 파티 메뉴는 빵, 치즈, 과일, 쿠키, 채소, 감자 샐러드, 마카로니, 그리고 양배추 잎으로 말아 만든 중동 요리와 같은 다양한 음식으로 가득 차 있었다. 


Yummy Yummy!





"팟럭인데  저, 요리를 못해요. 아주머니도 못해요. 우리 어떻해요?"






이 파티를 준비하면서 홈마마와 나누었던 첫 대화였다. 최소 한가지 메뉴는 해야하는거 아닐까? 우린 주최자였으므로 파티의 컨셉을 정하고, 간단한 게임 도구, 실내 소품, 일회용 접시, 각종 소스, 아이스티 등을 준비해두었다. 


나는 파티를 준비하면서 쌀밥에 김을 싸먹는 특별한 요리(?)를 선보였다

김+밥이었다. 


대단한 레시피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간단하고 자연스럽게 맛있는 김과 밥을 주자. 어때?

김밥은 꼭 돌돌 말아 싸야하는 것은 아니었다. 난 그저 밥을 하고 김을 자르는 김밥을 소개한 것이다. 



각자 자신이 준비한 메뉴에 가장 관심이 가는 법이다. 카메라가 자꾸 밥솥과 김통으로 가네? 



그나마 한번 담가본 깍두기라면 모를까, 다른 요리에는 감각이 부족했었다. 미국인들의 홈 파티에 깍두기를 준비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어서, 간편 김밥으로 선택했는데, 나름 김의 크기와 모양을 잘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했다. 미국에 가서 20달러를 주고 구입한 나의 밥솥이 완성시켜준 <쌀밥>이 모두에게 꽤 호평을 받았다. 


이들에게 진짜 맛있고 다양한 김밥 (치즈김밥, 참치김밥, 새우김밥, 불고기 김밥, 돈가스 김밥)을 맛 보여 주지는 못했지만, 콜로라도 주에서는 이미 이때부터 김+밥이 사랑을 받기 시작했던 것 같다. 






Gate Ball








파티가 끝난 후에 남은 음식은 각자 다시 가져가거나 나눠주거나 남겨두고 가기도 한다. 정말 배부르게 먹었다. 적절한 영양 섭취와 자연 속에서의 활동 또한 각자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었다. 





게임시간이다. 영어를 배울 때에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또는 현지에서 아이들이랑 놀면 도움이 된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단어나 문장은 간결하고 일상적인 표현이 많다. 놀이와 상호작용에 중점을 두다 보면 더욱 쉽고 친숙한 표현을 한다. 따라서 팀을 결성하여 경쟁과 협동을 하는 게임을 하다 보면 어느새 아무 말 대잔치가 시작되는 것이다. 


실내 게임, 야외 게임 모두 도움이 된다. 


우리가 했던 게임은 게이트 볼 Gate Ball이다. 


▶ Gate Ball: T 막대기로 작은 공을 치면서 잔디밭 안의 게이트 3포인트를 통과시킨 후, 골폴에 맞히는 게임이다. 





Chew the fat





이제는 조금씩 눈에 익어가는 집 안의 소품 하나하나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삐거덕 거리는 계단, 별을 볼 수 있게 자그마하게 뚫려있는 유리천장, 잔디 위에 흔들거리는 의자, 레드와 그린의 플라스틱 컵, 세월의 흔적을 감춰버린 테이블, 빈 접시가 보이는 이 아름다운 공간이 새로운 이야기로도 채워져나갔다.  



10대부터 80대까지 모여 담소 시간 (Chew the fat), 또는 각자의 고백 또는 간증 (Testimony) 시간을 가졌다.



► Chew the fat: 지방을 씹다. 누군가와 담소를 나누다. 수다를 떨다. 

► Testimony: 증거, 증언, 고백, 선언, 간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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