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와와. 오타루운하. 북해도.
그림을 입에 넣었다.
아이스그림.
항상 그 자리에. 그림 같은 아이스크림.
일본 훗카이도 오타루 운하, 그곳은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을 품고 있다. 한겨울의 추위 속에서도, 매력 터지는 가을바람 속에서도 운하는 조용히 흐르고, 물 위를 비추는 불빛은 마치 오래된 유화처럼 부드럽고 따뜻하다.
부모님과의 여행.
그리고 짝꿍과의 여행.
두 번의 여행 속 그 묘한 초록 풍경 속에서 나를 사로잡았던 것은 길가의 디저트 가게였다. 하지만 그 가게는 내게 단순한 디저트를 넘어선 그림을 선물로 주었다.
마음에 쏙 드는 그린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며 나는 그 색감에 매료되었다. 부드럽고 깊은 초록색은 단순한 아이스크림이 아닌 하나의 예술품처럼 느껴졌다.
어스름 저녁 불빛은 또 어떠했던가!
아트 축제 그 자체. 아이스크림을 입에 넣으면 차가움이 먼저 스친다. 하지만 곧이어 녹아내리며 퍼지는 부드러움은 온화했다. 마치 추운 겨울날, 장작불 옆에 앉아있는 기분처럼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그리고 백만 개의 불빛이 터지는 것처럼 황홀했다.
“차가운데 녹아버리는 온화함.”
이 표현이야말로 그 아이스크림이 주는 특별함을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이었다.
그 순간 나는
그림을 입 속에 천천히 녹여 먹고 있는 것 같았다.
초록빛이 입안에서 퍼지며 달콤한 향기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함께 지나가게 했다.
사실, 오타루에서의 점심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삿포로와 같은 지점이어서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게 기대했던 돈부리는 무언가 부족했고, 짝꿍과 나는 꽤나 실망했다. 그러나 이 아이스크림이 모든 것을 달래주었다. 실패를 부드럽게 덮어주는 위로의 디저트. 그 아름다움이 점심의 빈자리를 채워주었다.
오타루 운하의 가을바람 속에서, 나는 그린 아이스크림과 함께 걸었다. 그 가게가 언제부터 그 자리에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확신한다. 먼 과거에도, 그러했고, 그리고 먼 미래에도, 그 작은 상자 같은 스토어는 늘 그 자리에서 그 매력을 뿜어내고 있을 것이다.
그 아이스크림은 단순한 디저트가 아니었다. 그것은 나를 과거와 연결시키고, 현재를 즐기게 하며, 미래를 상상하게 하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마치 하나의 그림처럼, 그 순간이 내 기억 속에 고스란히 남았다.
늘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은 그린 아이스크림.
나는 그 풍경을, 그 감정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이제 또다시 그림을 입속에 녹이러,
초록빛을 내 사랑하는 아들에게도 터뜨려주러 갈 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