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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hni Dec 16. 2023

하나님을 오해한 자의 독선

<노아>

 ‘인류가 영속하기 위해서 제거해야 할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인간이다.’ 

 이런 아이러니를 주장하는 학자가 있었으니 바로 댄 브라운 소설 「인페르노」에 등장하는 ‘조브리스트’라는 인물이다. 중세시대 흑사병이 없었다면 찬란한 르네상스도 없었을 거라고 주장하는 그는, 인류를 위협하는 모든 문제의 원인이 과도한 인구증가에 있다고 생각하여, 신종 흑사병을 만들어내 수많은 인류를 죽이려고 한다.


 이런 광기에 사로잡힌 인물이 또 하나 있으니 바로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영화「노아」에 등장하는 ‘노아’이다. 신에게 선택받은 인물인 노아는 세상이 물의 심판을 받는 환상을 경험한다. 인간의 타락상을 목도한 그는 방주를 만들어 인간을 제외하고 무고한 동물들만 배에 싣는다. 

 이후「노아」에서 흥미로운 점은 원전인 성경과 다른 독창적인 설정에서 발생하는데, 그것은 노아가 동물만 남기고 자신을 비롯한 인간은 모두 멸종되는 것이 신의 뜻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이것 때문에 방주라는 한정된 공간은 긴장이 넘치는 공간으로 탈바꿈 한다. 이외에도 암수 한 쌍씩 짝을 지어 탑승하는 방주에, 아내가 없는 함이라든가 불임 상태인 일라라는 캐릭터가 갈등요소로 등장한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사실 「레퀴엠」, 「블랙 스완」등의 정신분열적 문제작을 만든 감독의 이력을 보아도, 그가 정상적인 홍수 이야기를 만들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감독은 홍수 이야기의 설정만을 가져오되 영화를 일종의 판타지로 만들어 버렸다. 영화를 보는 기독교인은 성경적 교훈보다는 한 창작자의 독창적 시각으로 재해석된 스토리 하나를 접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마음 편할 것이다. 


 영화가 기독교적 관점이 아니라는 점은 바로 노아의 행동 자체에 있다. 그는 인류가 멸망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며느리의 갓 태어난 두 딸까지 죽이려 혈안이 되는데, 이는 하나님의 원래 뜻인, 인류가 생육하고 번성하며 하나님이 지으신 세상에서 행복하게 사는 삶과 정면으로 대치된다. 노아가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사실은 하나님의 뜻과 완전히 반대라는 점에서, 영화는 자기모순에 빠져버린다.


 그래도 여기서도 건질 교훈은 하나 있으니, 바로 종교적 맹신에 대한 경고이다. 영화 속에서 노아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잘못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그러한 독선을 버리고 인간에 대한 애정을 회복하고 가족이 연합될 때, 하나님은 무지개로 그들을 축복하신다. 

 하나님은 그대로 계신데 그를 해석하는 인간이 변질될 경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영화는 우리가 그 분의 뜻을 제대로 알고 행하는 것인지, 세상을 대하는 자세도 율법적인 독선인지 아니면 인간에 대한 사랑인지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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