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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hni Apr 10. 2024

지원사업 런칭하기

 당연한 이야기지만, 매년 연초에는 정부와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지원사업들이 속속 등장한다. 가급적 연초에 지원사업이 나와야 지원 받는 입장에서는 개발이든 뭐든 빨리 진행하고 연말에 결과를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원사업을 내는 입장에서는, 고민이 있다. 어떻게 하면 이전에 해 온 것과는 다르게 더 효율적인 지원사업을 런칭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정말 지원이 필요한 기업을 잘 선정할 수 있을지... 물론 지원이 필요없는 기업은 극히 드물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매년 진행되는 지원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각 사업별로 뚜렷한 구분이 없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공고일, 지원액을 제외하면 콘텐츠 제작지원사업의 경우 대부분 비슷비슷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어느 지원사업이 공고일이 빠른지, 지원금은 어디가 더 많은지가 선택의 조건이다. 물론 장르별로 제한을 두는 사업도 있지만, 공모전이든 제안서든 써 본 사람이라면 장르나 내용을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은 아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중복수혜의 문제이다. 여기저기서 지원사업이 나오다보니 한 곳에 지원한 제안내용을 조금 내용을 바꿔서, 또는 이전에 만들었던 콘텐츠를 다른 기관에 응모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 또한 각 기관에서는 중복수혜 여부를 묻는 공문을 여기저기 타 기관에 보내는 작업을 하지만 이걸로 필터링하기엔 역부족이다. 이미 만들어진 콘텐츠를 신규 콘텐츠로 바꿔서 제안하는 경우, 사업의 담당자가 계속 그 파트에서 일을 하면 모르겠지만 담당자가 바뀌면 그 사업의 이력이 리셋되어 이게 이전에 지원한 사업인지 아닌지 여부를 가리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한다.


 개인적으로는 중앙정부 차원으로 이나라도움 같은 포털이 있어서 지원사업에 대한 정보를 입력하면 유사한 사업이 어디서 지원 받은 적이 있었는지 여부를 알려주는 포털이 있으면 좋겠다. 아울러, 쉬운 일은 아니지만 중구난방 여기저기서 나오는 지원사업의 수를 정리하고 정말 필요한 적정예산을 지원해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보조금의 효율적 관리가 이루어질 것 같다.


 지원사업을 내는 기관도 바뀔 것들이 많다. 그 중 하나가 제안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전부터 사용해 온 제안서를 계속 변화없이 써오고 있다. 기업을 생각한다면 제안서도 가벼워져야 한다. 이를테면 정말 필요한 것만 묻는 것이다. 질문도 아예 이렇게 이해하기 쉽게 만들면 어떨까?

 - 무얼 만들고 싶나요?

 - 왜 만들고 싶나요?

 - 어떻게 만들려고 하나요? 혼자 만드나요 같이 만드나요?

 - 누가 참여하고 누가 무슨 일을 하나요?

 - 돈은 얼마나 들 것 같나요? 기업은 어느정도 본 사업에 투자하시려나요?

 - 완성품은 어떻게 팔아서 돈을 버실 건가요?


 결국 기관이 묻는 제안서의 중요 골자는 위와 같은 내용이다. 그걸 구구절절하게 어려운 용어로 시장분석이나 환경분석을 하라고 하는 것이지 결국에는 위의 질문이다. 위의 질문도 사실 많다. 무엇을, 왜, 어떻게를 묻고 그 기대효과를 적게 만들어 5~10페이지 정도만 제출하게 하면 되지 않을까. 기관 입장에서 다시 생각하면 기업의 안정성 등 이모저모를 분석해야 하니, 또 이런저런 내용들이 붙는 것이긴 하지만.

 한 장 보고서가 효율적인 업무를 만드는 것처럼, 제안서의 세계에도 한 장 제안서 도입이 필요하다(물론 한 장은 어렵겠지만... 하지만 만약 어디선가 소액을 지원하는 사업을 한 장 제안서로 진행하면 센세이셔널하지 않을까!).

이미지 출처 : YES24


 기관의 사업부서에서는 지원사업이 중요한 사업 중에 하나다. 올해 지원사업을 통해 파급력이 있는 우수한 콘텐츠를 만들고자 하는 좋은 기업들이 선정되었으면 좋겠다. 기관도 지원내용을 서로 공유하고, 서로 차별점이 있는 사업을 만들어 내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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