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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현웅 Dec 13. 2021

주4일제 도입, 미국도 시동 건다

지난 7일(현지 시각) 정부 차원에서는 세계 최초로 주4.5일 근무제 도입을 선언했던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미국도 최근 들어 주5일 근무제 시대에 종말을 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CBS방송은 지난 8일 민주당 소속인 마크 타카노 하원의원이 같은 당 의원 13명과 공동 발의한 ‘주 32시간 근무법’의 통과 가능성이 커졌다 보도했습니다. 지난 7일 미 의회 진보코커스(민주당 내 진보주의 정파로, 미 하원 정원 435석 중 95석을 확보)가 지지 의사를 표명한 것을 계기로, 지난 7월 발의됐던 이 법안에 상당한 추진력이 확보됐다고 CBS방송은 설명했습니다.


마크 타카노 미 하원의원 공식 프로필 사진./마크 타카노 미 하원의원 홈페이지


‘주 32시간 근무법’은 1938년 시행된 미국 공정근로기준법을 개정해 표준근로시간을 현행 주 40시간에서 32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입니다. 타카노 의원은 성명을 통해 “사람들이 직장에서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느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며 “건강과 복지가 악화되고 급여는 정체된 상태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근무시간 단축을 실험한 기업을 분석한 결과, 근로자 업무 생산성이 25~40%가량 향상됐으며 일과 삶의 균형이 높아진 데다 병가를 쓸 필요성은 줄고 업무 스케줄의 유동성이 증가했다”며 “고용주는 직원의 건강보험료나 사업장 운영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실제로 지난해 여름부터 월요일에 쉬는 주4일제를 도입한 미국의 기술업체 ‘원더러스트’는, 임금 삭감이나 일일 근무시간 증대 없이 근로 시간을 순감(純減)했음에도 올해 2분기 거래액은 1년 전보다 136%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5월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한 미국 아동복 스타트업 ‘프라이머리’는 “동일 임금과 근무시간을 유지하며 주4일제를 도입했는데 회사 운영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금융기업 제프리스가 최근 직장을 그만둔 22~35세 미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자 중 80%는 주 4일제에 찬성했으며, 이전 직장에서 어떤 제안을 했으면 퇴사하지 않았을 것이냐는 질문엔 32%가 주4일제라 답했습니다. 이는 임금 인상(43%)에 이어 두 번째로 선택을 많이 받은 답변이었습니다.


다만 법이 바뀌더라도 주간 근로 허용 시간을 최대 32시간으로 제한하진 않습니다. 타카노 의원은 “32시간을 초과하는 근무에 대해서는 반드시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 법안의 핵심”이라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현지 일각에선 주4일제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이슬란드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노동 인구 중 1%를 대상으로 기존과 동일한 임금을 받으면서 주 4일만 근무하도록 실험했던 사례를 들어 “엄청난 성공으로 결론 났다. 참여한 근로자는 기존의 성과와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일과 삶의 균형을 찾았고, 직장에서는 더 나은 협업을 이뤘다”면서도, “그러나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소속감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아이슬란드의 주4일제 실험 보고서에 따르면 제도 시행 이후 관리자가 직원 교육 등 단체 활동을 진행하는 것이 전보다 힘들어졌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직원 간 소통이 줄며 정보 공유가 어려워지고 심리적 단절감이 증폭되기 쉽다는 지적도 더불어 나왔습니다. 여론조사업체 갤럽 소속 연구원인 짐 하터와 라이언 펜델은 “근무 시간이 줄어들수록 회사·팀·관리자와 단절됐다는 느낌을 받는 직원이 많아진다”며 “인력 유출에 민감한 기업이라면 조직에 부적응하는 구성원 증가는 분명 걱정할 만한 사안이다”고 했습니다.



*이 글은 THE PL:LAB INSIGHT 업로드한 아티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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