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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isley lune Jun 25. 2024

예쁜게 좋아서 시작했어요

브랜딩이랑 예쁜거랑 대체 무슨 상관이냐고요?

나는 디자이너 출신의 기획자이다.

누가 나한테 디자인을 전공해서 지금까지 업계에 있는 이유가 뭐냐고 물으면, 당연하게 이야기했다.


예쁜게 좋아서요


그러면 혹자는 말한다. 단순히 예쁜것은 안 되며, 이유가 있는 디자인이 있어야 한다고.


맞다. 공감하는 바이다.

단순하게 ‘예쁘기만’한 것은 감정에 남는 강한 매력을 끌어당기지 못하기 때문에 기억에 오래 남지 못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의아한 부분이 있었다.

나는 ‘예쁜게 좋다’ 라고 했지, ‘이유가 없이 예쁘기만한게 좋다’라고는 하지 않았다.


‘예쁘다’는 말의 의미는 굉장히 광범위하다.


사전적 의미를 보면 다음과 같다.

       1. 생긴 모양이 아름다워 눈으로 보기에 좋다.

       2. 행동이나 동작이 보기에 사랑스럽거나 귀엽다.

       3. 아이가 말을 잘 듣거나 행동이 발라서 흐뭇하다.


나는 1번에 대한 의미로 예쁜게 좋아서 시작했다.

이 1번의 의미를 디자인 업계에서 사용될 때를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A. 지극히 주관적인 이유로 인해 결정되기도 하고

     B. 어떤 경우에는 규칙을 통해 결정되기도 하고

     C. 환상과 감성을 자극함으로써 결정되기도 한다.


나는 이 세 가지 이유에서의 '예쁨'이 모두 좋다.


주관적인 이유로 인해 결정된 예쁨은 취향을 만들어주고

규칙을 통해 결정된 예쁨은 편안함을 만들어주며

환상과 감성을 자극한 예쁨은 소장욕구를 끓어오르게 만든다.


사람들로부터 오랜 기간동안 유행을 타지 않고 사랑을 받아오는 브랜드들은

다 하나같이 저만의 아이덴티티를 ‘예쁘게' 담아왔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브랜드일수록 더 치열하게 담아왔다.

비주얼에서도, 텍스트에서도, 영상에서도, 공간에서도. 어느 디테일 하나 놓치는 것이 없었다.


요즘 브랜딩을 한다는 곳들을 보면 생각보다 예쁜건 쉽게 내려놓으면서

브랜딩을 하겠다고 하는 곳들을 종종 만난다. 나는 거꾸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속담들도 있지 않은가?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기왕이면 다홍치마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브랜딩을 하는 분들이 있다면 '예쁨'만은 꼭 가져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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