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다 사라질 테죠.
한 줌의 재가 되어 연기처럼 사라지겠죠.
물에 녹듯 혹은 수증기가 되어 날아가겠죠.
검이 뽑히면 무로 돌아가는 도깨비나 사랑을 얻지 못하면 물거품이 되는 인어 공주는
결국 아슬아슬하게 존재하는 우리들과 다르지 않을 거예요.
우리 역시 ‘무’에서 왔고 ‘무’로 돌아가는 존재.
어차피 사라질 거라면 살아있는 동안은 마음껏 사랑하고 돌아가세요.
숨이 붙어 존재를 사유할 수 있는 동안은 존재할 사랑과 기억을 만드세요.
사랑하는 왕자를 위해 목소리를 잃은 인어 공주처럼.
사랑을 위해 소멸도 마다하지 않는 도깨비처럼 말이에요.
저는 지금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그 사랑을 이야기해요.
수 십 년이 지나면 이 또한 사라질 것을 알기에
오늘 더 치열하게 사랑하고
하루하루의 모습과 감정을 기억하기 위해 적고 그리고 말하죠.
마음껏 안아주고 마음껏 이야기하고 마음껏 사랑하세요.
나의 삶을요.
아이를 사랑하고 남편을 사랑하고 부모를 사랑하고 친구를 사랑하고 동료를 사랑하는 나의 삶을요.
때론 벅차고 괴롭고 지겹고 힘들지만
우울해하지 말아요.
우린 지금 치열하게 사랑하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잊지 못할 아름다운 마음과 모습을 남기고 있는 중이에요.
사랑하는 이들에게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있는 거라고요.
그러니 뒤돌아보지 말고 사랑해요 우리.
이것도 언젠가는 끝나버리고 사라질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