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엄마가 된다.
이유식은 모유나 분유와 이별하려고 먹는 음식이래요.
전 아이가 침을 많이 흘리고 어른들 먹는 음식에 예민하게 반응하길래 이유식을 시작했죠.
이유식을 어떻게 준비하였냐고요?
여느 엄마가 그러하듯이 저도 역시 엄청 힘들었어요.
마치 바다에서 진주알을 찾듯 인터넷에 바다에서 아마존 강을 샅샅이 뒤져 아주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이유식 준비물을 검색하고 또 검색해서 이유식 준비물을 장만했죠.
아이들 용품을 사려고 인터넷을 뒤지는 엄마들의 마음이란 숟가락 하나라도 더 깨끗하고 인체에 무해한 제품을 사려는 아주 정성스러운 마음은 당연한 거 아닌가요?
그냥 사는 법이 없죠.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고 또 해보고 이 사람 말을 믿었다가 저 사람 말을 믿었다가.
칼에 어울리는 도마를 찾고 뚜껑까지 열탕이 되는 이유식 용기를 사고 똑같은 스푼이더라도 색이 더 예쁜 제품을 사려고 밤낮으로 눈에 불을 켜고 찾는 거.
다들 해보셨잖아요.
이유식을 처음 하는 재료에도 쌀을 갈아 만들어줄지 아님 쌀가루를 살지...
쌀가루는 한살림에서 살지 초록마을에서 살지...
믹서기는 집에 있는 걸 써야 할지 새로 사야 할지...
쌀 한톨이라도 더 좋은걸 먹이고 싶은 엄마의 마음은 누구나 같죠.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 탄생한 첫 미음.
그런 제 마음들을 미음 한 숟갈에 담아 아이에게 먹였어요.
아이들은 알까요.
그런 엄마 마음.
오늘은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첫술을 뜨는 날이었어요.
“자~아~~.”
“아이고 잘 먹네 우리 아들~~ 너무 잘했어!!!.”
이유식을 먹이는 동안 남편이 찍은 동영상에는 세상 다 가진 여자의 목소리가 녹음되었더라고요. 너무 호들갑을 떨었나 봐요. 언뜻 비치는 동영상의 제 모습은 차마 봐줄 수가 없더라고요. 호호
아이는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엄마의 사랑을 한 숟갈 한 숟갈 잘 먹어줬어요.
전 가끔 아이를 키우면서 새삼 제가,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가끔 예고 없이 낮아지는 자존감으로...
사실 어제도 그제도 헛헛한 마음을 추스르지 못해 아이가 자면 혼자 거실에 엎드려서 눈물을 쏟았지만요. 생리할 때가 되어서 그렇다고 혼자 생각하면서 마음을 달랬네요.
다시 틀어 본 첫 이유식 동영상에 찍힌 미음을 먹는 아이에게 환호했던 제 목소리를 다시 들어보니
저도 한 때는 미음 한 숟갈 먹는 걸로 누군가를 이렇게 행복하게 했던 사람이었을 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는 우울한 마음이 일부가 아이의 이유식기를 씻으며 같이 씻겨 내려갔어요.
가끔 아이를 키우면서 너무 힘들 때 혹은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싶을 때 이 동영상을 자주 보려고요.
잘 먹고 잘 자는 것만으로
아니 숨 쉬고 있는 것만으로 사랑받았고 지금도 사랑받고 있는 사람이라는 걸 잊지 않으려고요.
미음 한 숟갈에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뻐해 주는 엄마가 있었고
아이 자신을 소중한 존재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엄마가 있었고
그리고 지금은 그게 바로 저라는 것도 잊지 않으려고요.
우리 엄마들이란 사랑을 받기만 하는 존재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어 누군가의 존재에 소중함과 사랑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기억해야겠어요.
네 그래요~
별거 아닌 묽은 미음이었지만
열심히 준비했고 아이는 잘 먹어주었어요.
마치 열렬한 사랑을 준비해서 먹인 것 같았죠.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그렇게 우리 모두를 소중하게 만드는
이유 있는 이유식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