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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arecord Sep 21. 2023

수달홍의 감성 나들이

자 그럼 시작해 볼까요.



요즘 시간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시간이 많아졌다고 그 시간을 더 알차게 보내는 것은 아니죠. 허송세월처럼 시간을 보내는 것 또한 의미가 있을 텐데 아직 그런 것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은 아닌가 봅니다.



최근 조금 큰 스트레스로 인한 다소 위험한 사건이 있었던 만큼 올해 남은 시간만큼은 온전히 저를 위해 할애해 보기로 합니다. 그것을 응원해 주는 소중한 사람이 바로 곁에 있음을 감사하며, 죽지 않는 노예 정신을 바탕으로 허투루 시간을 소비하지 않기 위해 창의정신과 성실성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신을 돌보는 일을 한다는 것은 중요하고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가 일터에 나가고 자유를 원하지만 끊임없이 소속감을 원하는 것은, 자신을 온전히 돌보고 일구어 나가는 일이 보통일이 아니기 때문이겠죠. 저도 그토록(언젠가 있을) 자유를 원했지만 막상 불어닥친 이 어설프게 풍족한 시간들에 조금은 버거워하고 있습니다. 분명하고자 했던 것은 많은데 몸은 물 먹은 솜처럼 좀체 움직이지도 않고, 목표로 했던 일들도 꽤 있었고, 아등바등 무엇인가를 만들어낸 것도 같은데 딱히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는 않네요.



뭐 그럼에도 이 익숙한 평범한 일상을 또 감사하며 저는 하고자 했던 일 또는 해야 할 일들을 해보려고 트라이는 해보는 것이죠.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그것은 정말 사실입니다. 그리고 더 잘하려고 노력도 해봐요. 말은 수도승처럼 하고 있지만 저의 일과를 cctv처럼 감시한다면 웬 백수 혹은 철없는 고3 수험생의 하루를 보는 듯한 기분일 것이에요. 오 마이 갓..



요번 주에는 오랜만에 운동에 러닝을 추가해 보았습니다. 10월에 있을 기부 마라톤에 의미 있게 참가하기 위해 신청은 해뒀는데 문득 잘할 수 있을지 걱정되어 시작한 간이연습이 안 했으면 큰일 났을 뻔했다는 올바른 결론을 안겨주었습니다. 네. 불안과 걱정은 분명 부정적인 감정이지만 미래를 보완한다는 점에서 인간을 더 나은 방식으로 나아가게 해 주죠.



사실 기부 마라톤이 본 목적이고 부차적인 목적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하루에 10킬로를 뛴다는 사실이 저에게 준 동기부여 때문입니다. 하지만 1킬로도 제대로 뛰지 못하는 저의 모습을 보고 과연 그는 보통 인물이 아니구나 하고, 그저 저 자신을 합리화를 해버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당장 포기한 것은 아니구요. 나름 욕망이 한편에 있는 지라 또 꾸역꾸역 해내보려 합니다.


더 멋진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것이 목표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작게 작게 꿈을 꾸고 있습니다.



그 외에 또 글도 쓰고 그림 그리는 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제 블로그를 보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저는 디자인학부생 출신으로 문화생활, 미술관 등과 같은 장소를 참 좋아하죠. 그러다가 최근 별세하신 장자끄 쌍빼의 책까지 구입하면서 그런 한국 혹은 서울의 감성나들이를 글로 적어보기도 하고, 그림으로도 그려보기로 해봅니다. 음 늘 그럴듯한 계획은 잘 세우는 편인 것 같아요.



그래도 최근에 여러 영감들이 많이 떠오르기는 합니다. 늘 행동이 중요하겠죠. 말보다 행동이 중요함을 누구보다 절실히 이해하면서 저는 그럴듯하게 말하는 것을 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행동은 사실 좀 버겁고 힘들거든요. 하지만 반대로 글이 제일 무섭기도 해요. 글을 쓰는 일이 두려운 일은 시시각각 변하는 저의 마음을 담을 수 없이 그대로 하나의 문장으로, 단어로, 단락으로 굳어버린다는 점이지요. 저 또한 모순적인 인간일 뿐인데 글은 사람의 그런 모습을 싸늘하게 감추고 쓰인 길들로만 그 사람을 판단하게 하죠. 저는 그래서 작품과 작가를 나누는 연습을 합니다. 글은 글이고 사람은 사람일 뿐. 그가 그런 글을 쓴다고 해서 온전하게 그 방향으로 사는 사람만은 아닐 거라고 여지를 주는 것이지요. 그건 저에게 주는 숨구멍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왜냐면 사람이란 월요일에 했던 결심이 수요일에 무너지고 다시 목요일에 새로운 주문을 넣었다가 주말이면 다 잊어버리는 그런 생명체잖아요. 



그러니까 제가 다시 이런 글과 그림으로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독자(?)분들은 부디 저를 이해해 주시길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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