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미아 Nov 05. 2024

갈매기의 기도
(2024 아르코 창작기금 선정작)

갈매기의 기도   


            

하늘에 계신 신이시여

새우깡만 들고 오는 사람들에게 

방부제가 든 과자보다

물고기, 조개, 새우, 미역을  

좋아한다고 전해주시고 

그게 구하기 어렵다면 

마른 멸치도 좋아한다고 일러주시옵소서   

  

어부의 그물에 

고기가 많이 잡히게 해 주시고  

작은 고기는 저희에게 던져주는 

착한 마음씨를 주옵소서 


바다를 배경 삼아 저희를

카메라에 담는 사람들에게

모델료는 안 받을 테니  

깨끗한 바다를 위해 애쓰게 해 주시옵소서  

   

저희가 가끔 먹을 게 없으면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먹기도 하는데

몽땅 집으로 가져가게 

도와주시옵소서     


부디 바다에서 오래오래 살 수 있게 하옵소서

이 모든 것 들어주실 줄 믿으며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

이전 06화 책등 (2024 아르코 창작기금 선정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