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로

food essay

by 미암미암

이곳을 설명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효창공원역과 삼각지 사이 도로변에 위치한 원효로.

원효로라는 도로에 위치해서인지, 상호명도 원효로이다. 연어를 먹고 싶어서 찾아보다가 알게 된 곳이었는데, 주말은 영업을 하지 않아 방문 기회도 다소 적고 아는 사람들 위주로 찾아올 만한 집인 것 같았다.


간판에는 빨간 원안에 상호명이 적혀 있고 바깥에는 해물오뎅을 적어놓았다. 밖에서 보면 영업 여부를 가늠하기 다소 어렵게 보이는 느낌이다. 안은 다찌 형태의 긴 테이블 하나와 조그만 테이블이 3~4개 정도 있는 구조로 넓은 공간은 아니다. 심야식당 같은 형태의 가게로, 일본 식당처럼 모든 주문이 가능한 곳은 아니지만, 꽤 괜찮은 안주를 판매하는 곳이다. 한 명의 사장님이 운영하는 곳인데, 상당한 시크함과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는 분이다. 자리는 이미 만석에 가까워, 겨우 남은 한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벽의 메뉴판을 살펴보니, 만원 초반대와 후반대까지의 안주류로 구성이 되어 있다.

와사비와 양파가 곁들여진 생연어회



연어가 먹고 싶었기 때문에, 연어회와 소주를 한 병 주문해본다. 다찌 뒤로, 오픈 키친의 주방이라 무심한 듯 뚝딱뚝딱 요리하는 모습이 보인다. 양파를 빠른 속도로 써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진다. 기본 안주인 고추 절임 같은 음식은 셀프이고, 술도 바쁠 때는 셀프로 가져다 먹어야 한다. 연어와 함께 술을 마시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더니, 왜 술을 안 가져가냐고 타박을 하신다. 소위 말하는 상남자 스타일로, 호쾌한 사장님이다. 연어의 맛은 상당히 부드럽게 입에서 녹는데, 싱싱함이 느껴진다. 비교적 양이 적어, 빠른 속도로 연어가 줄어드는게 야속할 뿐이다. 두툼하게 썰린 연어와 양파, 고추냉이를 한 입에 털어 넣으니 술맛 난다는 표현이 참 맞겠다.


소등심구이



연어회와 함께 잘 팔린다는, 소등심구이를 주문해본다. 두툼한 고기는 잘 구워져있고 통후추가 아낌없이 뿌려져 있다. 역시 많은 양은 아니지만, 안주 삼아 적당한 포만감을 느끼기엔 더할 나위 없는 양인 것 같다. 좋은 재료로 만들어 진지라, 스테이크 남부럽지 않은 맛이다. 사장님이 테이블을 돌면서 한 잔씩 건배하면서 술을 드시기 시작하신다. 청하를 마시고 있는 모습을 보고서는, 청하를 마시는 것을 보아하니 술 전문가는 아닌 거 같다는 농을 건넨다. 즐거운 분위기로, 술은 어느덧 두병째를 다 비워간다.


편안한 분위기와 합리적이면서 맛있는 안주, 그리고 상남자 사장님이 계시는 원효로. 재밌는 곳으로, 술 한잔 하고 싶을 때 또 가고 싶은 곳이다. 혼술 목적으로 방문해도 부담이 없고, 가볍게 한잔만 하려고 했다가 술이 술술 들어가 결국 얼큰하게 마시게 될 만한 느낌의 술집이다. 내 집 앞이면 단골 삼고 싶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방문해서 다른 안주들을 탐했음은 두말할 것도 없다.


written by 애플주스




#용산에서밥한끼

용산구 백범로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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